패기의 ‘미친개’ 조재현과 관록의 ‘늙은 호랑이’ 박영규. 불꽃 튀는 정치인들의 설전 어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에서 각각 정도전과 이인임을 열연중인 두 막강 배우 조재현과 박영규의 ‘대쪽 어록’과 ‘능구렁이 정치9단 어록’이 회자되고 있는 것. 특히 정도전과 이인임의 설전이 큰 화제를 모으며 ‘정도전’을 보는 묘미가 더해지고 있다.
지난주 12일 4회 방송분에서의 설전은 그야말로 절정이었다. 공민왕(김명수) 사후 고려왕실의 실권자로 새롭게 떠오른 수문하시중 이인임, 그리고 명덕태후(이덕희)의 신뢰를 얻어 이인임의 견제자로 왕실 관료에 임명된 정도전. 둘은 인사개편 직후 첫 대면에서 험난한 정치적 싸움을 예고하듯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팽팽한 접전을 말로 치렀다.
“이제 말단의 한을 푸셨으니 소원성취 하셨습니까?”라고 묻는 이인임을 향해 “이 정도로 되겠습니까? 늙은 호랑이 한 마리 정돈 때려잡아야 소원성치라 하겠지요”라고 응수한 정도전. 이인임은 하지만 결코 물러나지 않았다. “늙은 호랑이는 영물이라 했는데 그리 쉽게 잡히겠소이까?” 이에 정도전은 “사냥개가 제법 독이 올랐거든요”라고 답했다. 정치9단 이인임이 여기서 물러날까. 그는 “짖는 개는 물지 못합니다. 모르시오?”라고 훈수를 두며 실소했다. 끝까지 버틴 정도전의 한 방. “미친개라면 얘기가 다르지 않겠습니까?”
둘의 설전은 점입가경이다. 현재로서 승자는 이인임 쪽으로 기우는 형국. 정치에 관한한 ‘천재’라 불리 울 정도로 두뇌회전이 빠르고 패를 읽는 능력이 탁월한 이인임. 그의 말에 그만 같은 보수파이지만 노선을 달리하는 청렴결백 충신 무사 최영 장군까지도 깜빡 넘어갔을 정도였다.
공민왕 시절 고려왕실과는 적대적 관계였던 원나라와의 화친을 주장하고 나온 이인임. 최영은 이인임의 주장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인임은 “역사적으로 중국이 분열됐을 때 우리는 강했다”고 운을 띄운 뒤 명과 북원의 싸움이 굳어져 조선이 강해지는 게 화친을 주장하는 궁극적인 이유라고 설명, 요지부동의 최영 장군을 설득시켰다. 이인임을 간신이라 여기는 태후마저도 동조하도록 만든 남자. 사사건건 비토를 거는 정도전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이인임은 정도전을 원나라에 사신으로 보내는 어명까지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네티즌들도 헷갈릴 정도다. 이인임이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의 수혜자인데다 부패관료로 고려왕조의 쇄락을 초래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이인임의 말을 듣고는 갸우뚱거리게 되는 것이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논리와 이인임” “이인임의 말이 듣고 보면 맞지 않나” “정도전이 이인임을 방해하는 것인가” 등 이인임의 정치 논리에 대한 ‘옹호글’도 눈에 띤다.
그러나 정도전의 ‘내공’이 갈수록 쌓이고 있는 바, 이인임이 최후까지 웃으리란 보장은 없다. 정도전을 위기상황으로 몰아넣는 인물이 이인임이라면, 그런 이인임을 결정적인 순간 추락시키는 인물이 정도전이다. 명나라 사신이 살해된 사건을 유야무야 지나치고 북원과의 화친만을 밀어붙이는 이인임에게 다른 신하들이 있는 가운데 “김의를 사주한 배후를 왜 조사하지 않느냐”고 쏘아 붙인 정도전. 멈칫하는 이인임을 향해 다시 한 번 “대감처럼 영민하신 분께서 설마 우발적인 사건이라 믿으시는 것은 아니겠지요?”라고 펀치를 날리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줄 수 있는 인물은 정도전 뿐이다.
그 둘의 말대로 늙은 호랑이와 미친개의 싸움이라면 누가 이길까. 능구렁이 정치9단 이인임과 신진사대부의 다크호스 정도전의 끊임없는 두뇌싸움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가운데 최후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정도전과 이인임의 대결 설전 2라운드는 18일 오후 9시 40분 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사진=KBS1 `정도전` 화면 캡처)
한국경제TV 김지원 기자
bluenews@wowtv.co.kr
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 이재훈)에서 각각 정도전과 이인임을 열연중인 두 막강 배우 조재현과 박영규의 ‘대쪽 어록’과 ‘능구렁이 정치9단 어록’이 회자되고 있는 것. 특히 정도전과 이인임의 설전이 큰 화제를 모으며 ‘정도전’을 보는 묘미가 더해지고 있다.
지난주 12일 4회 방송분에서의 설전은 그야말로 절정이었다. 공민왕(김명수) 사후 고려왕실의 실권자로 새롭게 떠오른 수문하시중 이인임, 그리고 명덕태후(이덕희)의 신뢰를 얻어 이인임의 견제자로 왕실 관료에 임명된 정도전. 둘은 인사개편 직후 첫 대면에서 험난한 정치적 싸움을 예고하듯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팽팽한 접전을 말로 치렀다.
“이제 말단의 한을 푸셨으니 소원성취 하셨습니까?”라고 묻는 이인임을 향해 “이 정도로 되겠습니까? 늙은 호랑이 한 마리 정돈 때려잡아야 소원성치라 하겠지요”라고 응수한 정도전. 이인임은 하지만 결코 물러나지 않았다. “늙은 호랑이는 영물이라 했는데 그리 쉽게 잡히겠소이까?” 이에 정도전은 “사냥개가 제법 독이 올랐거든요”라고 답했다. 정치9단 이인임이 여기서 물러날까. 그는 “짖는 개는 물지 못합니다. 모르시오?”라고 훈수를 두며 실소했다. 끝까지 버틴 정도전의 한 방. “미친개라면 얘기가 다르지 않겠습니까?”
둘의 설전은 점입가경이다. 현재로서 승자는 이인임 쪽으로 기우는 형국. 정치에 관한한 ‘천재’라 불리 울 정도로 두뇌회전이 빠르고 패를 읽는 능력이 탁월한 이인임. 그의 말에 그만 같은 보수파이지만 노선을 달리하는 청렴결백 충신 무사 최영 장군까지도 깜빡 넘어갔을 정도였다.
공민왕 시절 고려왕실과는 적대적 관계였던 원나라와의 화친을 주장하고 나온 이인임. 최영은 이인임의 주장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인임은 “역사적으로 중국이 분열됐을 때 우리는 강했다”고 운을 띄운 뒤 명과 북원의 싸움이 굳어져 조선이 강해지는 게 화친을 주장하는 궁극적인 이유라고 설명, 요지부동의 최영 장군을 설득시켰다. 이인임을 간신이라 여기는 태후마저도 동조하도록 만든 남자. 사사건건 비토를 거는 정도전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이인임은 정도전을 원나라에 사신으로 보내는 어명까지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네티즌들도 헷갈릴 정도다. 이인임이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의 수혜자인데다 부패관료로 고려왕조의 쇄락을 초래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이인임의 말을 듣고는 갸우뚱거리게 되는 것이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논리와 이인임” “이인임의 말이 듣고 보면 맞지 않나” “정도전이 이인임을 방해하는 것인가” 등 이인임의 정치 논리에 대한 ‘옹호글’도 눈에 띤다.
그러나 정도전의 ‘내공’이 갈수록 쌓이고 있는 바, 이인임이 최후까지 웃으리란 보장은 없다. 정도전을 위기상황으로 몰아넣는 인물이 이인임이라면, 그런 이인임을 결정적인 순간 추락시키는 인물이 정도전이다. 명나라 사신이 살해된 사건을 유야무야 지나치고 북원과의 화친만을 밀어붙이는 이인임에게 다른 신하들이 있는 가운데 “김의를 사주한 배후를 왜 조사하지 않느냐”고 쏘아 붙인 정도전. 멈칫하는 이인임을 향해 다시 한 번 “대감처럼 영민하신 분께서 설마 우발적인 사건이라 믿으시는 것은 아니겠지요?”라고 펀치를 날리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줄 수 있는 인물은 정도전 뿐이다.
그 둘의 말대로 늙은 호랑이와 미친개의 싸움이라면 누가 이길까. 능구렁이 정치9단 이인임과 신진사대부의 다크호스 정도전의 끊임없는 두뇌싸움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가운데 최후 승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정도전과 이인임의 대결 설전 2라운드는 18일 오후 9시 40분 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사진=KBS1 `정도전` 화면 캡처)
한국경제TV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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