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프리뷰] '수상한그녀' 심은경의 찰진 매력 포텐이 수상해

입력 2014-01-20 13:35  

영화 ‘수상한 그녀’(황동혁 감독, (주)예인플러스 제작)가 6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스무 살 꽃처녀가 된 칠순 할머니의 빛나는 전성기를 그린 ‘수상한 그녀’는 심은경(오두리)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수한 사투리에 맛깔 나는 욕설까지. 관객들을 스크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그녀의 매력이 수상할 정도다.



욕쟁이 칠순 할머니 오말순(나문희)이 밤길을 방황하던 중 청춘 사진관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식들이 자신을 독립시키려(?) 하는 것을 알게 된 오말순은 오묘한 불빛에 이끌려 영정사진을 찍으러 간다. 사진사(장광)는 오말순에게 50년은 젊어보이게 해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마법처럼 오말순은 20살 꽃처녀가 된다. 그녀의 이름은 오두리. 오두리는 그제야 자신의 인생 중 가장 빛나는 전성기를 보내게 된다.

뻔한 스토리다. 젊은 시절을 남편에게 다 바치고 정작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할머니가 우연히 젊음의 기회를 얻게 되고, 그제서야 진짜 자신의 꿈을 찾아 나아간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뻔한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가족들에게 조차 짐 취급을 당하던 오말순은 오두리가 되고난 후 남자에게 고백도 받고 자신의 끼까지 인정받는다.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가족 이야기, 내 옆의 부모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여기에 심은경의 연기가 더해지며 영화는 더욱 견고해진다. 오두리는 사진관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그 안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심상치 않은 시선을 느끼게 된다. 헤어스타일과 의상은 그대로, 얼굴만 바뀐 오두리는 오말순처럼 속사포로 욕을 쏟아내고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언어와 과격한 행동으로 모두를 초토화시킨다. 심은경의 입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사투리와 찰진 욕이 귓가로 스며들면 자동 반사로 웃음이 튀어나온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전혀 이상하지가 않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관객들은 심은경에게 그냥 빠져들고야 만다. 그것도 아주 쑥쑥 파묻힌다. 고운 얼굴과 날렵한 몸매에서 나오는 70대 할머니의 아우라는 그야말로 압권. 여기에 노래까지 잘하니 금상첨화다. 극 중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 노래실력은 물론, 어디서 배웠는지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댄스까지 압도적이다. 이만하면 ‘수상한 그녀’ 자체가 심은경임은 부정할 수가 없다.

심은경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 김현숙 황정민 김슬기 진영(B1A4)에 장광 유세윤까지. 적재적소의 애드리브와 캐릭터의 연기도 볼거리 중 하나.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김수현의 역할에도 초집중이 된 만큼 ‘수상한 그녀’의 열기가 기대된다. 물론, 김수현의 카메오가 득(得)이 될지 실(失)이 될지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 영화 중간 중간 등장하는 무의미한 신 들은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심은경의 활약이 대단하지만, ‘심은경의 영화’가 전부만은 아니기를. 22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4분.(사진=CJ엔터테인먼트)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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