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소TV] '별그대' 김수현, 눈빛으로 말해요

입력 2014-01-23 08:02  

전지현 아닌 천송이를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김수현 아닌 도민준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는 400년을 살아온 외계인 도민준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단언컨대 가장 로맨틱한 외계인일 겁니다. 그렇기에 가장 로맨틱하고 애틋한 키스신이 나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22일 방송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박지은 극본, 장태유 연출) 11회에서 도민준(김수현)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싸이코패스 이재경(신성록)에게 “넌 날 죽일 수 없다고 했잖아. 내 말 잘 들어. 여기서 멈춰. 아무 짓도 하지마”라며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그 시각 도민준의 집 서재에 들어온 천송이는 유리창에 비춘 이재경의 비서를 보고 동생 천윤재(안재현)에게 전화를 거는 척 하면서 빠져나옵니다. 놀란 천송이는 집으로 돌아와 도민준에게 전화를 겁니다. 이재경에게 마취총을 맞은 도민준은 천송이의 전화를 받고 공간 이동 능력을 사용해 천송이 집 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쓰러집니다.

놀란 천송이는 동생의 도움을 받아 도민준을 자신의 침대에 눕힙니다. 동생에게 체온계를 부탁한 천송이는 도민준을 걱정합니다. “자기가 의사보다 낫다더니 종합병원이네”라며 걱정하던 천송이는 “무슨 남자가 속눈썹이 이렇게 길어”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도민준을 바라봅니다. 천송이는 다음날 아침 도민준을 위해 계란말이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도민준은 “안 갚아도 돼. 넌 네 앞가림이나 잘해”라며 차갑게 돌아섭니다.

때마침 유세미(유인나)가 도민준을 찾아오고 두 사람은 도민준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질투를 느낀 천송이는 조금이라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자신의 집 벽에 찰싹 붙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도 들리지 않죠. 천송이는 자신의 노래와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온 도민준을 기억해 혹시나 했던 겁니다. 하지만 그는 외계인으로 인간보다 몇 배나 뛰어난 청각과 시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했었죠.

도민준은 천송이의 말을 모두 듣고는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하지만 집 앞에서 천송이를 만나자 이내 쌀쌀맞게 돌변합니다. 마트에 함께 가자는 천송이의 제안에도 먼저 자리를 뜨고, 마트에서 마주쳐도 냉랭한 모습을 보입니다. 천송이가 도민준의 식성을 물으며 “우리 은근 식성 반대네. 먹을 거 가지고 싸울 일은 없겠네”라고 말하자 도민준은 “평생 너랑 뭐 먹을 일 없어”라고 말합니다. 또한 같이 가자는 천송이의 제안에 혼자 택시를 타고 가버립니다.

도민준의 마음이 궁금한 천송이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대답을 듣고자 합니다. 앞서 천송이는 도민준에게 고백을 한 바 있습니다. 낚시를 하기 위해 나선 도민준을 따라간 천송이는 “사람도 없고 너무 좋다”며 소리 지르며 즐거워합니다. 잠시 뒤 도민준은 천송이에게 “정말 내 답이 듣고 싶어서 여기까지 온 거야?”라고 묻습니다. 천송이는 “아니. 같이 있고 싶어서. 근데 대답이 듣고 싶기도 해”라고 털어놓습니다. 도민준은 “그래? 그럼 해줘야 겠네. 난 이미 했다고 생각했는데. 못 알아듣는 거 같으니까. 답을 할게. 난 네가 싫어. 네가 이러니까 더 싫어”라고 차갑게 말합니다.

천송이가 “그런데 왜 날 도와줬어? 왜 힘들 때 옆에 있어줬어”라고 말하자 도민준은 “좀 불쌍해서. 그리고 연예인이라고 하니까 신기하기도 했고. 호기심에 그랬던 건데, 너 좋아서 그런 건 줄 알았구나. 미안하게. 그래도 자존감 강한 여자니까 이렇게 나올 줄 몰랐는데. 알았으면 그런 짓 안 했을 텐데...”라고 말합니다. 이내 천송이가 “그래서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묻자 “내 눈 앞에서 안 보였으면 좋겠어”라고 말합니다. 도민준의 차가운 말에 눈물을 흘리던 천송이는 “그런데 나는 왜 네가 거짓말하는 거 같지?”라며 돌아섭니다. 천송이를 보는 도민준의 눈빛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는 떠나야하고, 천송이를 이재경에게서 지켜야만 하고,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픈 외계인일 뿐입니다.

길을 걸어가는 천송이에겐 이휘경이 나타납니다. 도민준이 전화를 걸어 알려준 거죠. 낚시하는 곳에 장영목(김창완) 변호사가 등장합니다. 도민준은 자신에게 와준 장영목에게 “와주셔서 좋긴 합니다”라며 “장 변호사님, 같이 늙어간다는 건 어떤 느낌 입니까? 같이 늙어가고 싶습니다”라며 촉촉해진 눈으로 자신의 진심을 고백합니다. 천송이에게 말할 수 없었던 진심을.



몸이 좋아 보이지 않는 도민준의 모습에 장영목은 걱정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도민준은 조선시대에 만났던 구암 허준(박영규)의 말을 떠올립니다.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게 되어 있습니다”라며 “언젠가 기가 모두 쇄하는 날이 올 겁니다”라는 말이죠. 도민준은 “아마 그분이 말씀하신 한계치가 이제 오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순리를 거스르고 머무른다면 오래지 않아 죽게 되겠죠”라고 말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도민준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휘경이를 만나고 “네가 좋아하는 여자면 남의 말 신경 쓰지 말고 네 방식으로 그 여자를 지켜. 그리고 네가 이재경. 천송이를 네 형으로부터 지켜”라며 이재경에 대해 언급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재경이 천송이 어머니를 만나는 사진을 보내자 도민준은 이재경을 만나러 갑니다. 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자동차를 보고 시간을 멈추지만 시간은 다시 움직이고 차에 치입니다. 그는 일부러 다가오는 자동차에게 치인 걸까요? 아니면 몸이 아파 피할 수 없었던 걸까요? 그 순간 유세미는 12년 전 천송이를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구해준 사람이 도민준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천송이를 만났습니다. 천송이는 도민준의 정체를 알게 될까요? 이들의 관계는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에필로그, 숨겨진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낚시터에서 천송이에게 차가운 말을 한 도민준은 돌아서는 천송이를 보며 시간을 멈춥니다. 장갑을 떨어뜨린 그는 천송이에게 다가갑니다. 손을 잡은 그는 천송이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맞춥니다. 눈 내리는 얼음판 위. 아주 잠깐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 함께 있을 땐 말할 수 없었던 진심을 드러냅니다. 가장 애틋하고 로맨틱한 키스신이었습니다.

400년을 살아온 외계인은 천송이의 전생이었던 이화를 구하지 못한 과거가 있고, 현대에서 만난 천송이를 다시 사랑하게 됐습니다. 그는 천송이와 엮이면서 위험해 처한 그녀를 위해 나타나고 도와주고, 툴툴대면서도 그녀의 부탁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지구를 떠날 날이 다가오는 도민준은 자신에게 마음을 고백해 온 천송이의 마음을 거절합니다. 그녀와 오래 함께 있어 줄 수 없어서죠. 이런 도민준의 가슴 아픈 진심을 김수현은 눈빛으로, 목소리로 표현해냅니다. 김수현의 “같이 늙어가고 싶습니다”라는 그 목소리가 오랫동안 귓가에 맴돕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아니 우주에서 가장 로맨틱한 우주인을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은 종족유지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하던 그는 천송이를 만나 변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눈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를 지켜주고 싶노라고, 사랑하고 싶노라고. 그녀의 고백에 아무 대답도 못했던 순간에도 그는 눈으로 말하고 있었죠. 과연, 천송이와 도민준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부디 새드엔딩은 아니길 바랍니다.(사진=SBS `별에서 온 그대` 화면 캡처)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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