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세기의 라이벌인 구리(중국) 9단과의 역사적인 10번기에서 첫국 승리를 잡았다.
이세돌은 26일 중국 베이징 캉위엔루이팅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10번기 제1국에서 구리를 상대로 25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흑을 잡은 이세돌은 초반 다소 뒤진 듯 했으나 중반으로 접어들어 중앙 백 대마에 맹공을 퍼부으며 주도권을 장악, 계속 앞서 나갔다.
이세돌은 현재 한국 3위, 구리는 중국 4위에 머물러 있지만 둘은 2000년대 초반부터 최고의 라이벌로 꼽혀왔다.
이날 승리로 이세돌은 구리와의 통산전적서 17승 1무 17패로 동률을 이뤘다. 비공식전 2판을 포함할 경우엔 이세돌이 19승 1무 17패로 앞서게 됐다.
이번 10번기는 오는 11월 30일까지 6월을 제외한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에 중국의 9개 도시와 한국을 돌며 진행된다.
제한시간은 최근 세계대회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진 4시간(60초 초읽기 5회)짜리 장고 바둑이다.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을 후원하는 헝캉가구회사가 이 대회를 후원하며 승자는 상금 500만 위안(약 8억7000만원)을 받는다. 패자에게는 20만 위안(약 3500만원)이 주어진다.
2국은 상하이에서 이9단의 백번으로 벌어진다. 이후 3국은 청두, 4국은 한국, 5국은 윈난, 6국은 다안, 7국은 라싸, 8국은 충칭, 9국은 우시, 10국은 핑후에서 펼쳐진다.
한편 이세돌은 이 대국에 앞서 대국장을 방문한 부인과 딸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