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43편. 펀드는 주식과 다르다

입력 2014-01-29 09:30  

[조충현의 ‘펀드노트’] 43편. 펀드는 주식과 다르다.

일전 어느 모임에 갔더니 참석자 중 한사람이 세상 얘기를 하는 중에 “아직도 주식하는 미친놈이 있나?”라고 말하자, 옆에 앉아 듣고 있던 또 한사람이 “아직도 멍청하게 펀드 하는 놈도 많아요.” 라고 답했다. 이들의 얘기를 듣고 있던 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주식이나 펀드는 미치거나 멍청한 놈들이 해서는 안 되고 스마트한 놈들이 해야 하는 것입니다.”


주식이나 펀드에 대한 불신의 연유가 각기 달라서 불신을 해소하는 방법 또한 단순하지 않다. 다만 무차별적으로 투자를 혐오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 특히 자신의 무지를 감추기 위한 불신이거나 거부라면 미래의 부(富)를 제한하는 자세다. 투자 상품이 가진 예리한 칼날을 제대로 활용하는 노력은 투자자의 ‘부의 지도’를 바꿀 것이다.


주식과 펀드는 늘 시장정보에 촉(觸)을 세우고 관리해야 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주식과 펀드는 닮은 듯 다른 차이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접근방식도 달라야한다. 주식은 발행회사의 가치와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면 된다. 하지만 펀드는 펀드 내에 편입되어 있는 기초 자산뿐만 아니라 운용자의 능력, 운용 철학, 수익구조 등에 대한 검토를 병행해야 한다.


펀드 유형에는 주식형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식형펀드가 펀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영향력이 월등히 커서 ‘펀드=주식’이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만, 펀드 유형에는 주식형 외에도 채권형, 혼합형, 그리고 실물형 등 기초 자산의 종류나 비중, 운용방법에 따라 수많은 형태의 펀드가 있다.


펀드매니저가 구사하는 투자전략도 주식처럼 일방으로 사고파는 것만이 아니라 복합적이다. 예컨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인버스(Inverse)전략, 상승할 때 평균이상의 추가 성과를 노리는 레버리지(leverage)전략, 가격 변화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한 헤지(hedge) 전략 등을 구사하면서 시장변동성을 극복해나간다.


자기 몸에 맞지 않은 옷은 서둘러 고쳐 입고, 이왕이면 처음부터 편한 옷을 입을 수 있으면 몸의 수고로움을 줄일 수 있다. 투자도 처음부터 투자자에게 맞는 전략과 상품을 선택하면 투자과정이 수월하다.


‘잭 슈웨거(Jack Schwager)’가 쓴 ‘헤지펀드 시장의 마법사들’에 보면 수학박사이자 물리학 박사인 ‘에드워드 소프(Edward Thorp)’가 자신이 운용하는 헤지펀드 운용 전략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이런 얘기를 한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완벽한 시각이 갖추어졌을 때만 트레이딩을 시작해요. 투자 포지션을 구축했는데 찜찜한 구석이 있다면 바로 청산합니다.”


펀드는 서툰 투자가가 쉽게 생각해서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펀드를 선택하고 차별화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전문가의 안내와 좋은 펀드를 골라내는 투자자의 선구안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펀드투자에 나선 투자자는 스스로 공부하고 필요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투자시장의 미래가 신의 영역이라고 해서 투자자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쟁터 같은 투자시장에서 자신의 무기(전략과 경험)를 이득 없이 빌려 줄 사람은 없다. 낡은 관행이나 타성에 자신을 얹어가는 투자 자세는 과감히 벗어던져야한다. 스스로 찾고 노력하는 펀드투자자의 선전(善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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