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what-정경호의 벼랑 끝 소통이야기] 질문으로 고객의 마음을 벗겨라

입력 2014-02-04 09:30   수정 2014-02-10 11:29

우리가 살면서 내리는 결정들, 그리고 그 결정에 기인하는 결과들은 우리가 던지는 질문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그러한 질문의 수준은 우리가 내리는 결정과 그 궁극적인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 수준 높은 질문을 많이 던질수록 더 나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세일즈에 있어서도 질문은 중요하다. 세일즈맨과 가망고객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만난 것이다. 따라서 고객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조건으로 상황을 이끌어나가기 위해서 자신의 약점을 숨긴다. 실제 좋은 조건으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마음의 문을 열고 세일즈맨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과거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자신의 정보를 세일즈맨에게 제공하지 못한다. 따라서 세일즈맨은 고객의 장점은 물론 약점까지 고객에 대한 모든 상황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질문’에 있다. 오직 ‘질문’에 의해서만 고객의 상황을 알아내야 하는 것이 세일즈맨의 숙명이다.


세일즈맨에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있지 않은 가망고객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듣고 싶은 이야기들을 끄집어낸다는 것은 아무리 소통에 뛰어난 세일즈맨이라고 해도 언제나 긴장되는 일이다. 따라서 세일즈맨에게 완전한 호의를 갖지 않은 가망고객에게 원하는 대답을 이끌어내는 질문의 기술을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국 구매관리자협회는 매년 회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설문조사 질문은 단 두 가지뿐이다. “당신을 찾아오는 세일즈맨 가운데 어떤 부류가 가장 좋습니까?”와 “어떤 부류가 가장 싫습니까?”이다.


이 질문의 답은 언제나 똑같다. 구매자들은 자신들에게 적절한 질문을 하고, 자신들의 대답을 경청하는 세일즈맨을 가장 좋아한다고 답한다. 아울러 질문과 경청으로 자신들이 바람직한 구매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려고 애쓰는 세일즈맨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싫어하는 부류는 고객에게 질문은 하지 않고 세일즈맨이 더욱 많은 말을 하는 세일즈맨이었다. 즉 고객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들어보지도 않고, 상품에 대해서만 줄곧 설명하는 사람이다. 고객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면 이런 세일즈맨의 대부분은 불가능한 요청이라고 답한다. 즉 고객을 먼저 생각하기 전에 자신의 입장만 밝히는 것이다.



이처럼 질문은 중요하다. 질문을 함으로써 가망고객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하는 것이다. 이야기 속에는 가망고객에 대한 정보는 물론 니즈가 담겨 있다.



이해하기 쉽게 건축가를 예로 들어보자. 건축가는 실물의 상품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세일즈를 시작해야 한다. 여러 가지 상품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망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찾아야 하듯이, 건축가도 여러 장의 설계서만을 가지고 가망고객을 설득해야 한다.



따라서 건축가에게 질문능력이 부족하다면 건축 수주를 받기 힘들 것이다. “한 번 믿고 투자해 주세요. 완공되면 제 실력을 아실 것입니다.”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그런 말에 소중한 돈을 투자할 사람은 없다. 건축가는 질문을 통해 투자자가 어떤 건물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에 따른 조건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신뢰를 얻어 투자를 받고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
세일즈맨의 경우 건축가처럼 실물을 먼저 보여줄 수 없다.


따라서 질문을 통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며, 질문을 통해 소통하고 신뢰도 얻어야 한다. 따라서 세일즈맨이 먼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질문으로 고객의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면 고객도 마음의 문을 힘껏 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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