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벤 버냉키→재닛 옐런 시대로"

입력 2014-02-03 09:10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100년 만에 FRB역사 상 처음으로 여성이 의장이 됐기 때문에 2월 1일은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역사적인 날이다. 외신들을 점검해 보니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보통 미국의 FRB의장은 체어맨으로 붙였는데 그대로 관습을 유지하는 외신들은 체어맨으로 썼고, 여성이기 때문에 체어로 사용하는 외신들도 있었다. 사실 연준 의장을 중성적 관점으로 본다면 체어맨으로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는 시각이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체어로 쓰고 있다.

이런 용어 자체가 화두가 될 만큼 여성 의장의 취임은 아주 획기적인 일인 것이다. 재닛 옐런은 Fed와 관련된 문제는 거의 섭렵했다. 실무적인 차원에서는 8년 간 연준 의장을 맡았던 버냉키 보다도 강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Fed 의장으로 역할을 잘해왔고, 그 이전부터도 Fed의 이사로서 오랫동안 잘해왔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재닛 옐런이 거론될 때 마다 같이 다뤄지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은 남편인 조지 에커로프다. 이 사람은 게임 이론, 행동 경제학, 정도 경제학에서 새로운 부류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역선택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오랜 Fed의 경험으로 증시, 경기에 우호적인 정책을 취할 것이다. 그리고 버냉키 밑에서 통화 정책을 총괄해왔기 때문에 증시, 경기 측면에서 우호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된다. 1월 첫 회의에서 테이퍼링의 축소 규모를 100억 달러 축소했다. 이런 것을 계기로 사실 취임하자마자 미국의 경제와 관련된 전문적인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조가 바뀌고 있다. 작년 9월 재닛 옐런이 의장으로 지정된 이후 최근 환영하는 분위기가 일색이었다.

하지만 남자보다도 여자가 통화정책적인 측면에서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돈을 다루는 사람이 규제가 강해지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지 않다. 그런 각도에서는 과거에 테이퍼링으로 초기의 100억 달러 축소하고, 거기에 학습 효과가 나타나면 다음 100억 달러 축소하게 되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이번 같은 경우에는 재닛 옐런의 신중함이 월가에 전해지면서 미국의 시장에서는 더 많이 반영하는 것이다. 이것이 시간이 갈수록 신흥국의 금융 불안 문제의 학습 효과와 관련 없이 충격이 큰 것이 아니냐는 시각들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월가의 시각이 우호적 시각에서 중립적 시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재닛 옐런은 물가 안정 보다는 고용 창출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 각도에서 그린스펀과 달리 부의 효과를 상당히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통화의 정책의 캘린더에서는 통화 준칙과 같은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재닛 옐런은 옵티멀 컨트롤 룰로 할 것이다. 그리고 감독권 문제에서는 재닛 옐런이 여성다운 특이함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실 감독은 위기 재발 방지 차원이 가장 큰 목적이다.

그래서 다른 한편에서는 선제적인 조치와 다른 한편에서는 사후적인 조치를 감안해 선제적 조치와 사후적 조치를 같이 하려면 감독권은 중앙은행으로 일원화 시키는 것이 좋다. 최근 카드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그런 각도에서 해당 사가 가장 큰 책임이 있지만, 감독도 제대로 못한 것이 큰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컨트롤 타워가 확실해야 한다. 서로 잘못을 미루면 소비자들이 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재닛 옐런은 감독권을 중앙은행에 일원화 시켜야 한다.

옐런의 대표적인 것이 통화 준칙에서 옵티멀 컨트롤 룰이다.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흐트러트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옐런 이전 중앙은행 총재들의 확실한 목표였다. 그러나 재닛 옐런은 고용 창출을 달성하기 위해 물가안정이 흐트러져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물가 안정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다. 물가 안정의 기본 추세는 유지하되 고용 창출을 위해 일시적으로 물가 안정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옐런만의 독특한 주장으로 옐런 독트린이 나올 것이다.

재닛 옐런이 주제하는 회의는 3월이 첫 회의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의 신흥국 불안 문제를 야기 시키는 테이퍼링과 같은 통화정책에 대해 보이는 입장이 3월 회의에서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이다. 원래 1월 회의에서는 그 해의 통화 정책 기조를 잡는 해다. 사실 1월 회의에서는 양적완화 정책 규모만 축소시키고, 올해 통화정책 기조는 재닛 옐런에게 넘겨진 상태다. 그래서 3월 회의에서는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확고하게 정립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신흥국 금융 불안 문제다. 이 문제에 대해 정책당국자 입장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있다. 테이퍼링은 분명히 경기를 안정시키는 정책이다. 양적완화 정책의 또 다른 각도의 경기를 안정시키는 정책이다. 그런 각도에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미국의 주가 조정, 신흥국의 고평가 시장은 테이퍼링의 목적에 해당되는 아름다운 조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생각보다 큰 충격이 됐을 때에는 3월 회의에서 한 번 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

대체로 테이퍼링처럼 정책전환이 나타날 때 보통 FRB 내부에서는 미국의 주가가 10%정도 하락 조정 하는 문제는 아름다운 조정으로 본다. 그래서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테이퍼링은 양적완화 정책의 또 다른 경기 안정 대책이기 때문에 지켜본 다음 신중하게 입장을 대응해야 한다. 너무 그때그때 반응해 경제 정책의 수장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간다면 시장에 노이즈 현상을 발생시키고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을 증폭 시킬 수 있다.

6년 간 양적완화 정책이 지속됐었다. 그런 상태에서 6년 만에 통화정책 기조를 바꾼다면 시장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 불안감은 당연히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거품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후유증의 비용 처리라면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조정의 여부가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미국 증시는 정책 기조 변경에 따라 단기적으로 보면 심리적 충격에 의해 증시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10% 정도 주가가 떨어지는 문제는 정책 당국자 입장에서는 큰 충격으로 보지 않는다. 또 테이퍼링의 목적은 거품을 해소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주가는 자연스럽게 조정되는 것이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미국 증시는 충격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거품이 해소되는 측면에서 아름다운 조정이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거품이 없는 상태에서 물가가 안정돼있고, 거품도 조정 되고, 경제도 괜찮은 상태에서 테이퍼링이 된다면 미국 경제는 건실하게 되는 것이다. 비정상적에서 완전히 정상화되는 국면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보면 괜찮다.

그래서 미국증시는 단기적으로 불안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정책 조율만 잘 된다면 미국 증시의 펀더멘털 안정돼있고, 물가도 안정돼있고, 테이퍼링 추진에서 자산 부분의 거품이 잡혀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건전한 방향으로 간다. 다만 신흥국 같은 경우에는 자금이 들어 갔다가 빠지는 문제이기 때문에 외환 보유고가 적고, 경상수지가 적자가 발생하고, 재정수지의 적자가 발생하는 국가들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FRB는 세계 중앙은행이다. 지금은 시장도 동조화되고, 정책도 동조화돼야 한다. 지금은 통화정책측면에서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다. 이런 상태에서 FRB에서 통화정책기조로 간다면 우리도 통화 정책을 같이 가지고 갈 필요가 있다. 이것이 글로벌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책의 동조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물가가 안정돼있다. 너무 물가 안정만 고집했기 때문에 금리 인하의 타이밍을 놓친 상황에서 테이퍼링이 진행됐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금리 인하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 인하의 타이밍을 가지고 있는 금통위 사람들의 결단이 중요하다.

금리 인하에 있어서는 타이밍을 놓쳤지만 통화 정책 기조에 있어서 우리는 물가 하단에 있기 때문에 너무 물가 안정만 고집하면 안 된다. 국민들을 생각하고, 체감 경기를 생각한다면 성장과 부양 정책이 나타나야 한다. 그래서 지금 상태에서는 금리 인하가 어렵다 하더라도 돈에서는 출렁거려야 자금 이탈 문제가 야기되더라도 국민 입장에서는 충격에 대해 완충 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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