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해 초부터 증권사간 `공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합니다.
특히 스마트폰 고객을 잡기 위해 증권사들은 각종 MTS 수수료 이벤트를 내놓고 있는데요.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동호 기자 리포트]
<앵커>
제살 깎아먹기 식의 수수료 경쟁으로 일부에선 역마진이 발생할 정도라고 합니다.
취재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증권업계의 수수료 치킨게임 하루 이틀 일이 아니죠?
<기자>
네. `새해 맞이` 이벤트라고 하지만, 사실 하나의 구실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연간으로 신규고객 대상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우후죽순으로 내놓으면서 서로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수수료 경쟁, 무려 10년째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율은 평균 0.092%, 0.01%도 안되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탓에 증권사 수탁 수수료는 1999년 8조여원에서 지난해 3조원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GDP)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코스피 지수도 두 배 이상 오르는 동안, 증권사 수익은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인데요.
이처럼 출혈이 빤히 보이는데, 왜 `공짜 전쟁`을 멈추지 못할까란 의문이 드실겁니다.
먼저, 시작은 과거 경험에서 나온 측면이 강합니다.
과거에는 1년 정도 증시 호황기 때 브로커리지로 벌어둔 수입이 침체기 근근이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줬습니다.
그렇다 보니 고객을 잃지 않는 것이 사업의 우선순위였는데요.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 공식이 먹히지 않습니다.
수년째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또 지난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던 증권사들은 그야말로 매년 보릿고개를 거듭 넘는 모습입니다.
한편, 경쟁이 오랜 기간 지속되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는 주식거래 시 수수료를 내지 않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제 증권사들은 "수수료 경쟁을 안하고 손을 놓으면 고객을 빼앗긴다"며 `울며 겨자먹기` 식의 불가피한 선택이란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짜 수수료 서비스를 진행하는 증권사가 없어지지 않는 한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인데,
진작에 새 먹거리를 찾지 않고 달콤한 브로커리지 수익에 안주한 업계의 나태함이 끝내 수수료 경쟁이란 악순환이 계속 반복하게 되는 구조에 갇히게 만들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위탁매매 중심의 `천수답` 구조, 사실 오랫동안 증권업계 성장을 발목 잡는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정부도 한국형 대표 IB를 육성하겠다며 정책 내놓았는데, 왜 발전이 없는 건가요?
<기자>
지난 몇 년간 금융투자업계, 그리고 정부 역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 IB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한국판 골드만삭스 현실화, 아직까지는 멀어 보입니다.
먼저 지난해 개정된 자본시장법을 살펴보면, 핵심은 대형사는 IB와 프라임 브로커리지에서 힘을 키우고, 중소형사들은 틈새시장을 개척해 브로커리지에 집중된 과다경쟁 구도를 해소한다는 시나리오였습니다.
특히 대형사들은 그동안 IPO,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의 업무만 진행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기업 신용공여, 자기자본을 활용한 기업 대출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트랙레코드는 물론이고, 자기자본이 아직까지는 글로벌 IB들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인데요.
IB 자격을 갖춘 국내 대형 5대 증권사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3조5천억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에 반해 골드만삭스의 경우 자기자본이 81조원, 모건스탠리 66조원, 노무라증권도 35조원에 달합니다.
아무래도 자본력 면에서는 아직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여기다 NCR 규제가 증권사들의 신규사업 투자를 제한하고 있어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지고 있습니다.
또 기존의 IB사업들은 최근 주식시장 위축으로 제대로 된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고, 또 야심차게 진출한 해외 시장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국내 IB 시장에서라도 외국계 증권사들에게 밀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DCM이나 M&A 등 특화된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란 조언입니다.
또 미래를 위해선 글로벌 네트워크 전문인력 확충도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증권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현재 증권사들은 자체적으로 변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기자>
올해 증권업계 CEO들은 돈이 되는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특히 특화된 상품개발과 신규 사업 진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 수수료 현실화에 나서는 일부 증권사들도 눈에 띄는데요.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정경준 기자 리포트]
<기자>
증권사들은 이제 일시적으로 인기를 끄는 고위험 상품 판매보다 투자자 성향별로 다변화된 상품, 또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국내 타 금융업과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되는 새로운 사업들도 있는데요.
지난해 금융투자업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증권사들도 자체 체크카드를 발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오늘(3일) 현대증권을 시작으로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체크카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정부가 인수합병을 통해 자기자본이 증가하는 증권사들에게 개인연금신탁 업무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퇴직연금과 함께 개인적으로 목돈을 마련하는 개인연금상품 시장에서 증권사가 은행·보험사와는 다른 상품, 경쟁력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앵커>
조 기자, 수고했습니다.
새해 초부터 증권사간 `공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합니다.
특히 스마트폰 고객을 잡기 위해 증권사들은 각종 MTS 수수료 이벤트를 내놓고 있는데요.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동호 기자 리포트]
<앵커>
제살 깎아먹기 식의 수수료 경쟁으로 일부에선 역마진이 발생할 정도라고 합니다.
취재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증권업계의 수수료 치킨게임 하루 이틀 일이 아니죠?
<기자>
네. `새해 맞이` 이벤트라고 하지만, 사실 하나의 구실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연간으로 신규고객 대상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우후죽순으로 내놓으면서 서로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수수료 경쟁, 무려 10년째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율은 평균 0.092%, 0.01%도 안되는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 탓에 증권사 수탁 수수료는 1999년 8조여원에서 지난해 3조원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GDP)이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코스피 지수도 두 배 이상 오르는 동안, 증권사 수익은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인데요.
이처럼 출혈이 빤히 보이는데, 왜 `공짜 전쟁`을 멈추지 못할까란 의문이 드실겁니다.
먼저, 시작은 과거 경험에서 나온 측면이 강합니다.
과거에는 1년 정도 증시 호황기 때 브로커리지로 벌어둔 수입이 침체기 근근이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줬습니다.
그렇다 보니 고객을 잃지 않는 것이 사업의 우선순위였는데요.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 공식이 먹히지 않습니다.
수년째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또 지난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던 증권사들은 그야말로 매년 보릿고개를 거듭 넘는 모습입니다.
한편, 경쟁이 오랜 기간 지속되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는 주식거래 시 수수료를 내지 않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제 증권사들은 "수수료 경쟁을 안하고 손을 놓으면 고객을 빼앗긴다"며 `울며 겨자먹기` 식의 불가피한 선택이란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짜 수수료 서비스를 진행하는 증권사가 없어지지 않는 한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인데,
진작에 새 먹거리를 찾지 않고 달콤한 브로커리지 수익에 안주한 업계의 나태함이 끝내 수수료 경쟁이란 악순환이 계속 반복하게 되는 구조에 갇히게 만들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위탁매매 중심의 `천수답` 구조, 사실 오랫동안 증권업계 성장을 발목 잡는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정부도 한국형 대표 IB를 육성하겠다며 정책 내놓았는데, 왜 발전이 없는 건가요?
<기자>
지난 몇 년간 금융투자업계, 그리고 정부 역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형 IB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한국판 골드만삭스 현실화, 아직까지는 멀어 보입니다.
먼저 지난해 개정된 자본시장법을 살펴보면, 핵심은 대형사는 IB와 프라임 브로커리지에서 힘을 키우고, 중소형사들은 틈새시장을 개척해 브로커리지에 집중된 과다경쟁 구도를 해소한다는 시나리오였습니다.
특히 대형사들은 그동안 IPO,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의 업무만 진행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기업 신용공여, 자기자본을 활용한 기업 대출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트랙레코드는 물론이고, 자기자본이 아직까지는 글로벌 IB들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인데요.
IB 자격을 갖춘 국내 대형 5대 증권사 평균 자기자본 규모는 3조5천억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에 반해 골드만삭스의 경우 자기자본이 81조원, 모건스탠리 66조원, 노무라증권도 35조원에 달합니다.
아무래도 자본력 면에서는 아직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여기다 NCR 규제가 증권사들의 신규사업 투자를 제한하고 있어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지고 있습니다.
또 기존의 IB사업들은 최근 주식시장 위축으로 제대로 된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고, 또 야심차게 진출한 해외 시장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전문가들은 일단 국내 IB 시장에서라도 외국계 증권사들에게 밀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DCM이나 M&A 등 특화된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란 조언입니다.
또 미래를 위해선 글로벌 네트워크 전문인력 확충도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증권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현재 증권사들은 자체적으로 변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기자>
올해 증권업계 CEO들은 돈이 되는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특히 특화된 상품개발과 신규 사업 진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 수수료 현실화에 나서는 일부 증권사들도 눈에 띄는데요.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정경준 기자 리포트]
<기자>
증권사들은 이제 일시적으로 인기를 끄는 고위험 상품 판매보다 투자자 성향별로 다변화된 상품, 또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국내 타 금융업과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되는 새로운 사업들도 있는데요.
지난해 금융투자업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증권사들도 자체 체크카드를 발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오늘(3일) 현대증권을 시작으로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체크카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정부가 인수합병을 통해 자기자본이 증가하는 증권사들에게 개인연금신탁 업무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퇴직연금과 함께 개인적으로 목돈을 마련하는 개인연금상품 시장에서 증권사가 은행·보험사와는 다른 상품, 경쟁력으로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앵커>
조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