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 포인트로 납부‥통신사 '뻥튀기' 꼼수

입력 2014-02-07 17:52   수정 2015-05-17 13:26

<앵커>
적립한 포인트로 휴대폰 요금을 대신 낼 수 있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통신사들은 혜택의 하나인 것처럼 광고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고객은 거의 없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통신사들의 숨겨둔 꼼수를 박상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담이 되는 휴대폰 요금을 포인트로 대신 낼 수 있다는 광고들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통신3사 모두 기본 요금은 포인트로 납부할 수 없게 돼 있고 음성통화의 추가부분만 포인트로 납부가 가능합니다.
기본요금 외에 추가요금이 발생해야만 요금차감이 가능하게 해놨습니다.
KT는 포인트를 이용하려면 요금을 납부하기 한 달 전에 먼저 결제 해야한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KT 상담원
"이번달에 신청하시면 다음달에 차감이 된다"
일반적으로 휴대폰 요금은 청구된 후에 납부하는데 유독 포인트로 결제하는 금액에 대해선 청구가 되기 전부터 미리 신청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포인트 결제를 신청한 후에 더 사용한 요금은 차감이 불가능합니다.
고객들은 이런 내용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다 서비스 자체의 불편함때문에 사용이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SK텔레콤 상담원
"적립 할인제도 같은 경우에는 추가로 할인이 되지 않는다"
최근 휴대폰 신규가입자 대부분이 약정할인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의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고객은 사실상 거의 없는 셈입니다.
LG유플러스 역시 포인트로 요금 결제가 가능하지만 고객들은 관련 내용이나 방법을 찾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통신사들은 고객에게 불리한 이런 내용들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거나 찾아보기 힘들게 만들어놨습니다.
<인터뷰> 안진걸 통신연대 팀장
"마일리지 적립금액도 적은데다 사용도 어렵게 되어 있다 / 사용한 마일리지를 활용할 수도 없어 불만들이 많은 상황이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서비스가 되고 있는데도 통신사들은 "규정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통신사 관계자
"업무가 정해진 기준이 이렇게 있기 때문에..."
<스탠딩> 박상률 srpark@wowtv.co.kr
"대부분의 통신사들은 포인트 적립율을 0.5%로 정해놨습니다.
통신요금으로 100만원을 써도 적립금은 5천원에 불과하지만 이런 내용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혜택을 준다고는 하는데 받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한국경제TV 박상률입니다"

--------------




<앵커 1>
이 문제에 대해서 산업팀 박상률 기자와 함께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기자, 포인트로 휴대폰 요금을 결제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모르고 있을 텐데요. 이 제도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먼저 포인트와 마일리지의 개념부터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포인트는 흔히 통신 소비자들이 식당이나 극장에서 할인을 받을 때 사용하는 겁니다. 매년 통신사에서 새롭게 몇 만 포인트씩 제공해 주는거죠.
마일리지는 고객이 사용한 요금 만큼 통신사가 적립금 형태로 다시 돌려주는 겁니다.
통신사들은 이 마일리지를 `별포인트, 이지포인트` 같은 용어를 사용해 구분이 안가도록 혼동을 주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바로 이 마일리지 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포인트라는 것이 정확히 말하면 마일리지입니다. 대부분은 마일리지와 포인트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해 쓰고 있습니다.
포인트와 마일리지는 대부분 연동이 안되기 때문에 포인트가 몇 만점씩 쌓여도 마일리지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앵커 2>
그러니깐 결국 포인트로는 통신 요금 대납 자체가 불가능하고, 마일리지는 소비자들이 제대로 알기도, 사용하기도 어렵다는 얘기군요.
통신 3사 모두가 이렇게 마일리지 대납 제도를 활용하기 어렵게 만들어 놨나요?
<기자>
네, KT뿐 아니라 통신3사 모두 선결제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등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선결제에 대해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지금은 2월이기 때문에 1월분 휴대폰 요금이 곧 부과될텐데요.
요금청구서에 추가요금을 확인하고도 포인트로는 결제를 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포인트로 결제하려면 1월31일 이전에 미리 자신의 통화량을 알아본 다음, 2월이 되기 전에 결제를 신청해야 합니다.

여기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약정할인을 받은 고객에게는 중복할인을 이유로 적립금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요금적립이 가능하다고 해도 10만원을 요금으로 썼을 경우 적립되는 포인트는 500원에 불과합니다.
<앵커 3>
제도는 거창한 것 같은데 적립률이 0.5%..1백만원을 써야 겨우 5천원의 혜택을 받는 것인데요.
이이 대해 문제제기는 없었습니까?
<기자>
이미 지난 2011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서 권고조치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마일리지를 이용한 서비스가 사실상 `유명무실`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당시 음성통화만 마일리지로 할인이 가능해 그 범위를 확장했고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거나 홈페이지에 공개해 쉽게 확인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통신사들은 이런 권고조치의 구색만 맞췄을 뿐, 고객이 쓰기 힘든 건 여전합니다.
<앵커 4>
개선하려는 의지는 있었긴 했는데.. 실제 결과는 어떻습니까? 개선이 됐나요?
<기자>
방통위는 지난해 통신사들이 권고사항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를 조사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방통위 담당자들은 선결제 서비스나 약정할인 시 적립금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내용 등 자세한 내용을 전혀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방통위 관계자는 "마일리지를 쓰는 문제는 회사가 결정할 일이다"면서 "아직 마련된 개선안도 없고 준비중인것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정부 담당자도 잘 모르는 통신사들의 꼼수에 대한 관리가 시급해 보입니다.
<앵커>
산업팀 박상률 기자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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