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신 투자 풍속도‥대체투자 뜨나

김종학 기자

입력 2014-02-11 16:54   수정 2014-02-12 06:52

<앵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국내 주식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특별자산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주식이나 채권 등 기존의 전통적인 자산과는 달리 선박과 유전, 지하철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투자자들에게 특별자산펀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되자 새로운 투자의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국내주식형펀드가 2조원 가까이 감소한 반면 특별자산펀드는 5조원 가까이 늘며 2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증시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합리적 위험수준에서 특별자산펀드는 금리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수요가 증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전화인터뷰>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
"이게 큰 트렌드임이 분명합니다. 국내 뿐만아니라 해외도 확연하게 눈에 뜨고 있습니다. 기존 전통 포트폴리오로가 한계를 경험했고 그래서 그 이후에 특별자산펀드 등으로 옮겨 이것이 자산배분의 트렌드인 것입니다."

특별자산펀드 중에서는 선박펀드가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었습니다.

국내에 출시된 선박펀드는 모두 18개로 13~20%대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외에도 유전과 셰일가스 등을 다양한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한 특별자산펀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별자산펀드가 올해도 대체투자대상을 찾는 투자자에게 인기를 얻을 것이며 트렌드는 기존 사모형에서 공모형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전화인터뷰>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
"사모형이 인기를 얻어 과거 기관 투자자들 중심으로 하다가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공모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트렌드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최초로 한화자산운용이 미국 셰일가스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공모형 펀드를 선보였고 신한BNP도 서울시 지하철을
기반으로 펀드를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별자산펀드가 인기를 얻는만큼 주의할 점도 언급했습니다.

투자자들이 특별자산펀드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고 폐쇄형 펀드의 경우 일정기간 환매가 불가능해 투자대상을 고르는데 신중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올해 펀드 시장의 화두는 부동산과 인프라·에너지 등에 대한 대체투자라고 합니다.

김종학 기자 나와있습니다.

대체투자가 왜 이렇게 주목을 받고 있는건가요?

<기자>
네, 대체투자란 부동산, 원자재, 벤처캐피탈 등 주식이나 채권을 제외한 모든 투자상품을 일컫는 말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특별자산펀드가 여기에 속하는데 선박, 유전, 항공기를 비롯해 지하철 등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해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구조의 상품입니다.

이른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히는데다 사모형이라는 편의성 때문에 자산가들의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낮아지면서 일반 공모형보다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입니다.

지금은 사모형이 전체 특별자산펀드의 90%에 달할 만큼 자산가들의 요구에 맞춰 운용되는 점이 특징인데요.

최근에는 공모시장도 활성화되면서 100만원 가량의 소액으로도 일반투자자들이 참여할 기회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특별자산펀드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우선 주식시장이 크게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대형주 위주, 그리고 기관과 외국인 중심의 시장으로 고착화되면서 개인들이 수익을 얻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국내주식형이나 해외주식형 펀드들도 시장 급락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 때문에 인기가 예전만 못한 상태입니다.

이에 반해 특별자산펀드는 이색 자산에 투자하지만 주식시장에 비해 위험도는 낮고, 채권보다는 수익률이 높다보니 전통적인 금융자산 못지않게 자산가들의 자금이 몰리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실제 특별자산펀드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특별자산펀드에 대한 관심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주식형펀드는 국내주식형에서 2천억원, 해외주식형에서 4천3백억원 등 국내형과 해외형 모두 순유출을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6천억원 넘게 빠져나갔습니다.

증가율로 보면 마이너스 7.2%로 전체 펀드시장에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채권형은 8천8백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는데 이에 못지 않게 자금이 많이 유입된 펀드가 바로 특별자산 펀드입니다.

작년 한해 동안 특별자산펀드 유입된 자금은 채권형의 절반 수준인 4조6천억원입니다.

순자산은 2012년 2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26조3천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작년말 기준 순자산 증가율은 21.15%로, 같은 기간 전체 펀드의 자금 증가율 6.8%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앵커>
올해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나요?

<기자>
연초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지난달 특별자산펀드의 자금유입은 다소 주춤한 모습입니다.

자산을 지키려는 자산가들의 보수적인 투자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주식형펀드에서 3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동안 머니마켓펀드(MMF)나 채권형 등 안전자산에 투자자들이 몰렸습니다.

부동산이나 재간접펀드, 특별자산펀드는 자금이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새로 설정된 특별자산펀드 개수도 지난 연말 14개에서 지난달에는 7개로 절반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자산가들 뿐아니라 전체적인 투자 트렌드가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적 자산에서 대체투자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자산펀드의 인기는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특별자산펀드 가운데 대표적 상품들은 뭐가 있나요?

<기자>
선박, 유전, 항공기 등이 그래도 많이 알려진 상품에 속합니다.

특별자산펀드가 매입해 운영하는 자산으로는 사회기반시설(SOC)이 6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선박이 6%로 그 다음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11월 출시된 `서울시지하철9호선특별자산신탁`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하철 9호선 운용에 일반인들이 참여하고 운용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일반 은행금리보다 1~1.5% 가량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출시 이틀만에 1천억원의 물량이 조기 완판됐고, 이어서 나온 4호까지 완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초 한국투신운용이 내놓은 유전펀드도 사흘만에 1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려 화제를 모았습니다. (한국투자 패러렐 유전 해외자원개발펀드 / 총 9416억원)

같은 회사에서 2년전 내놓은 유전펀드(한국투자 앵커(ANKOR) 유전 해외자원개발 특별자산 투자회사 1호)의 공모금액 3천686억원과 비교해 두 배가 넘는 금액입니다.

아무래도 펀드 배당수익에 대해 분리과세되는 점이 크게 부각되면서 자금이 몰렸는데요.

최근 사모로만 운영되던 특별자산펀드가 이제는 공모형으로 잇따라 출시되고 있고, 분리과세 혜택을 갖춘 상품이 많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다른 상품들 수익률은 어느정도 인가요?

<기자>
우선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특별자산펀드는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40%가 넘는 수익 올렸습니다.

이들 펀드보다 특별자산펀드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상품은 선박펀드인데요.

선박펀드는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해 선박을 새로 건조하거나 중고선을 매입하는 형태로 용선료 수입에서 발생하는 배당 수익과 추후 선박 처분에 따른 매각 차익을 노리는 상품입니다.

국내 선박펀드의 경우 일부 선박펀드가 중국 용선사에서 배당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청산되기도 했지만 우량 선박펀드들은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출시한 하이자산운용의 선박펀드가 최근 1년간 8%, 현대운용이 내놓은 선박펀드도 8.3%의 안정된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또 항공기를 구매해 빌려주고 임대료로 수익을 배분하는 실물 펀드도(`현대AVIATION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1`) 7.5%의 수익률을 보였고,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수자원 개발 등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물펀드(삼성글로벌Water증권자투자신탁1A)는 최근 1년간 13.4%의 높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밖에대체 투자상품으로 홍삼이나 와인, 한우, 미술품 등을 기반으로 했던 이색펀드들이 한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현재 대부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앵커>
최근 출시되는 유형은 어떤 것들인가요?

이제는 해외에 직접투자하는 상품들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아무래도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장이 불안정하다보니 증권사나 운용사들이 새로운 수익원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색 펀드가 봇물처럼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근에는 내수 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상품을 출시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는데요.

올해는 미국 셰일가스 인프라기업에 투자하는 MLP 펀드가 대체투자 열풍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MLP는 미국 내 셰일가스를 생산한 뒤 최종 판매될 때까지의 중간 과정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자회사입니다.

이들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내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고 있지만 가스를 수송·처리하는 인프라 수요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MLP는 특히 원유 등 가격변동이 심한 에너지 자원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닌 인프라에 투자해 장기간 안정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미국 정부가 법인세를 면제해 매년 5~6%의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힙니다.

실제 대표적인 MLP 상품인 알레리안(Alerian) MLP의 지난 2006년 이후 연평균 수익률은 17.1%로 같은기간 S&P500 수익률(4.9%)의 3배가 넘습니다.

MLP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한화자산운용이 올해초 국내 최초로 미국 셰일가스 인프라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출시했는데 사모펀드로 이미 8% 가까운 수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 대형운용사 중 하나인 한국투신운용 역시 간접투자 형식의 MLP 펀드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앵커>
앞서 얘기한 것 처럼 청산되거나 시장에서 사라진 펀드들도 있었는데 이들 특별자산펀드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지하철9호선특별자산펀드는 시중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을 주지만 만기까지 환매할 수 없는 폐쇄형 펀드입니다.

환금성을 매우 낮기 때문에 설정 후 90일 내에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지만 장기 배당수익을 지급하는 상품 특성상 거래량이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폐쇄형 펀드의 경우에는 환매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 대상을 신중히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상품이 배당수익을 지급하는데 운용 실적에 따라 배당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펀드가 청산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가급적 우량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팀 김종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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