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없는 월세대출‥국토부도 외면

입력 2014-02-18 07:28   수정 2014-03-09 07:24

전세에서 월세로의 주택 임대시장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월세대출은 실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우리은행이 처음으로 월세대출 상품을 내놓은 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외환은행이 월세대출을 출시했지만, 현재까지 실적이 13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액수로 따져도 은행권의 월세대출 총합계가 1억 5,200만원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3월 출시한 `우리월세안심대출`은 출시한지 1년 가까이 됐지만 지금까지 6건, 총 7,100만원이 판매된 것이 전부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4월 `신한월세보증대출`을 출시했지만 지금까지 6건, 총 7,100만원이 판매됐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지난 10월 1일 월세대출 상품을 공동 출시했지만 `하나월세론`이 1건, 1천만원 판매된 것이 전부다.

이처럼 실적이 저조한 것은 상품 자체가 신용대출보다 딱히 낫지 않아 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다.

월세대출은 은행에서는 채무불이행 위험을 떠안기 쉽지 않고, 월세 거주자는 높은 이자를 부담하기 쉽지 않다.

월세수요가 늘고 있다는 금융당국의 지도에 따라 은행들이 상품을 만들었지만 탁상행정으로 인한 예고된 실패작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월세보다 전세가 더 많다 보니 전세자금대출이 더 활성화 되어 있다"고 말했다.

상품 구조자체도 제약적인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대출은 순수월세에 대해서도 대출이 가능하지만 보증부대출의 경우에는 일정수준의 임차보증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월세라도 보증금이 있을 경우 전세자금대출로 해준다"며 "순수 월세가 늘어나야 활성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나 실질적으로 월세대출이 필요한 계층은 신용등급 9등급 이하 저소득층으로 담보력이 약하다.

이에 따라 최근 출시된 공유형 모기지처럼 저리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미래소득이 보장될 경우 선별해 신용을 보강하고, 공적기금 지원 수준의 저리의 이자를 제공하는 등 상품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해 손을 아예 놓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통한 월세자금대출 확대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검토가 아직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월세자금대출은 은행 등 민간에서 담당해야 할 영역"이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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