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은 브랜드, 21세기 한국에도 어필...비결은?

입력 2014-02-25 12:13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다.


진화론의 `적자생존’ 이론에서 비롯된 말이지만 이 말은 한 시대를 풍미한 글로벌 강자들이 하루 아침에 내리막길을 걷는 치열한 기업 환경에서 더욱 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창의와 혁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갈수록 치열해지는 무한 경쟁의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해 말부터 가시화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센츄리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이 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등의 자동차 브랜드와 JTI 카멜 등의 담배 브랜드, 하그로프스 등의 아웃도어 브랜드 등 브랜드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최근엔 끊임없는 경영 혁신으로 100년간 미국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아 온 미국 업라이트 진공청소기 판매 1위 브랜드 후버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 세기 동안 소비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브랜드인 만큼 그 역사 자체가 브랜드 가치와 뛰어난 경쟁력의 방증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모습이다.

가장 최근 국내 시장에 뛰어든 100년 히스토리 브랜드는 `미국 업라이트(Upright) 청소기 판매 1위’ 및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1위’의 기록을 갖고 있는 후버다.

영어 사전에 `진공청소기를 하다’라는 뜻으로 등재돼 있을 만큼 미국 시장에서는 진공 청소기의 대명사 브랜드로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종류의 청소기를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능으로 끊임없이 선보이면서 명실상부한 `센츄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후버의 역사는 백화점 관리인으로 일하던 미국의 제임스 머레이 스팽글러가 마른 기침을 해결하기 위해 발명가 기질을 발휘해 낡은 선풍기 모터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빈 비누통으로 빨아들인 먼지를 담은 세계 최초의 직립형 진공 청소기를 고안하면서부터 시작 되었다.

이후 스팽글러의 사촌인 수잔 후버가 이 청소기를 마음에 들어 하고 남편인 윌리엄 후버가 스팽글러의 청소기 제조권을 사들여 본격적인 제조 및 판매에 들어가면서 후버 브랜드가 본격 출범해 오늘에 이르렀다.

바퀴 자국을 줄여주는 바퀴 디자인(1910년대), 핸들에 2개 스피드를 표시하는 스위치 부착(1930년대), 속도 표시기를 갖춘 최초의 전기 스피드 콘트롤 제조(1980년대) 등 1세기 동안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모든 먼지와 모래알은 남김없이 후버가 가져 갑니다”라는 노래까지 만드는 등 후버의 천재적인 마케팅 능력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1세기 동안 미국 업라이트 청소기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다.

한국 시장에 새롭게 진출해 `합리적 실용주의’ 돌풍을 불러일으킬 후버의 제품 특징은 유선 청소기의 강력한 흡입력과 무선 청소기의 편리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것. 특허 받은 윈드터널 기술(Windtunnel Technology)은 기압차를 이용한 3중 흡입 기술로, 일반적인 방식보다 흡입력이 3배 이상 강하며 강력한 힘을 필요로 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 손잡이는 그립감을 높이기 위해 옥 소재를 사용했고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손목의 부담감도 덜어준다. 무선청소기 충전을 3시간 만에 끝낼 수 있고 먼지통과 공기필터가 간편하게 분리돼 물세척이 가능하다는 것도 후버 청소기의 특징이다.

브랜드 창립 100주년 기념 행사를 전 세계적으로 진행한 마세라티도 주목된다. 23개의 챔피언십과 33회의 F1 그랑프리 우승 등 수많은 모터스포츠 우승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태리 마세라티는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함께 세계 3대 스포츠카 브랜드로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글로벌 센츄리 브랜드’이다. 올해 브랜드 창립 100주년을 맞아 전 세계적으로 100주년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세라티는 새 로고를 제작하고 ‘한 세기의 역사, 마세라티’라는 제목으로 4명의 유명 작가들이 마세라티의 백 년 역사를 연대기로 집필한 `100주년 기념 책자’를 발간하며 경주용 차량과 승용차 모델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를 모데나에서 개최한다.

스웨덴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하그로프스’ 또한 `창립 100주년 기념 소비자 참여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100년 커뮤니케이션을 가동 중이다.

2012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스웨덴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하그로프스’는 알파인 등반은 물론 트래블, 하이킹, 트레킹, 스노스포츠, 오프로드 등 아웃도어 활동의 전 영역에 걸쳐 기능성 제품을 취급하면서 유럽 3대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브랜드로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최근 니콜라스 와칼로우스키 글로벌 최고 경영자가 방한해 다시 한번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으며, 현재 100주년 기념 `하그로프스의 제품을 찾는 이벤트 : 응답하라 1914’를 진행하고 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창업자 빅토르 하그로프스는 세 끼 식사와 농기구까지 챙기느라 고생하는 아버지를 보고 튼튼한 배낭의 필요성을 느끼고 1914년 처음 배낭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2차 세계 대전 당시 스웨덴 군에 납품한 것을 계기로 북유럽 전역에서 사랑 받는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하게 됐다.

JTI 코리아의 카멜, 롤스로이스 등도 지난해 말부터 100년 역사 커뮤니케이션에 나서고 있다. 제이티아이 인터내셔널 코리아와 롤스로이스 등은 지난해 말 나란히 100년 역사 커뮤니케이션에 가세, 눈길을 끌었다.

제이티아이(JTI) 인터내셔널 코리아는 담배 브랜드 카멜(Camel) 출시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말 100주년 한정판 컬렉션을 출시했다. 1913년 미국에서 출시된 카멜은 낙타(카멜)라는 특유의 상표로 전 세계 110개의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100년 전 자동차 경주 대회 우승을 기념한 ‘알파인 트라이얼 컬렉션’을 지난해 말 선보이면서 `글로벌 센츄리 브랜드’의 위상을 과시했다. 1913년 당시 2900㎞의 산악 코스를 달리며 가장 가혹한 자동차 경주로 꼽히던 오스트리아 알파인 트라이얼에서 우승한 ‘롤스로이스 실버 고스트’를 기념한 헌정 모델. 롤스로이스는 한때 경영난으로 단종됐으나 지난 1998년 BMW그룹에 인수되면서 100년 히스토리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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