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고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의 벗으로 불리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순교자의 땅` 한국에 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천주교 초청으로 오는 8월14일 방한한다고 청와대와 천주교 주교회의가 10일 공식 발표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14일부터 18일까지 방한해 박 대통령 면담 및 대전교구에서 주최하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는 13∼17일 대전·충남 지역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15개국 이상의 아시아 국가 가톨릭 신자들이 참석한다.
지난해 8월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가 로마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DB)교황 프란치스코는 이번 여행에서 다른 나라는 들르지 않는다. 오로지 한국만을 위한 일정이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일어나 비추어라`를 주제로 한 이번 방한에서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해 아시아 젊은이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16일에는 조선왕조 때 박해로 숨진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을 집전한다. 시복식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것이 유력하지만 아직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다.
충북 음성의 장애인·행려인 공동체인 꽃동네도 방문해 장애 어린이들도 만난다.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는 지난 8월 교황을 만나 시복식 참석과 꽃동네 방문 등을 위한 방한을 요청한 바 있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로, 요한 바오로 2세가 1989년 방한한 지 25년 만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천주교 200주년인 1984년 첫 한국인 사제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103위 시성식 등을 위해 교황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1989년 두번째 방한해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집전했다.
한국천주교는 프란치스코의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 때부터 교황 방한을 추진해 왔지만 베네딕토 16세가 고령과 건강을 이유로 사퇴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사진= 연합뉴스/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와 프란치스코 교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