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스포츠맨 A씨(36세,남)는 겨울 내내 스키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주말은 물론 휴가까지 내 스키와 보드를 즐겼다. 헌데 스키시즌이 끝난 얼마 전부터 원인 모를 허리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참을만했던 통증은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만큼 심해졌다. 결국 병원에서 X선 검사를 받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혹시나 해서 몇 군데 병원에서 재검사를 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 통증은 있는데, 원인을 모르니 치료도 받지 못해 A씨는 답답하기만 하다.
A씨처럼 이유를 알 수 없는 허리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이 경우 `잠재성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잠재성디스크는 경미한 허리통증으로 시작돼 초기에 본인조차 몰라 병을 키우거나, 통증이 있어도 X선 검사로 진단이 어려워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생소한 척추질환인 잠재성디스크에 대해 바른세상병원 송준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 디스크 자체 문제는 X선, MRI로 진단 어려워, 서 있을 때와 비슷한 환경인 만드는 `다이나웰`로 정확하게 진단!
잠재성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외부 충격으로 손상돼 면역체계와 신경 등을 자극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원인은 다르다. 추간판이 빠져 나와 주변조직과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디스크와 달리 잠재성디스크는 디스크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경우다.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한데, 주로 교통사고와 같은 급작스런 외상(外傷), 또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자주 삐끗하는 등 일상생활 속 사소한 충격이 축적돼 통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만성통증은 일상생활이나 운동 중 증상이 악화되고, 엉덩이와 목,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허리디스크처럼 앉아 있는 것이 힘들고,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심해진다. 하지만 허리디스크와 달리 감각마비나 근력약화 등 신경증상이 없고, 누워서 다리를 편 채로 들어올려도 정상 소견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잠재성디스크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해, 만성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 하지만 디스크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MRI나 X선 검사로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진단과 치료가 까다롭다.
잠재성디스크를 정확하게 알아내려면 일상생활 할 때처럼 허리에 걸리는 무게를 최대한 반영한 환경에서 진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최근 국내에 도입되고 있는 다이나웰(DynaWell) 진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이나웰은 직립 상태의 중력과 하중, 척추 압력상태를 반영해 진단하는 최신 기술이다. 누운 자세에서 특수 조끼를 착용하고, 조끼를 압력계에 연결해 몸무게에 맞춰 압력을 조절한다. 마치 서서 통증을 느낄 때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 진단법은 서 있을 때와 누울 때 달라지는 척추 압력 차이를 없애 자세 변화에 따른 척추 진단 착오를 줄여 잠재성디스크를 진단할 때 유용하다.
잠재성디스크는 크게 비수술과 수술적 치료가 있다. 일단 진통제 등의 약물치료나 운동요법 등 비수술치료로 염증을 없애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비수술치료로 6주 이상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는 미세현미경수술을 적용한다. 미세현미경수술은 현미경을 통해 육안으로 직접 관찰하며 신경을 누르는 요인을 세밀하게 제거한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며, 최소침습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흉터가 적고, 회복도 빠른 장점이 있다.
척추?관절 바른세상병원 송준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는 "잠재성디스크는 방치하면 허리디스크 발생 전 단계일 가능성이 높아 치료와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며 “미세한 허리통증이라도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필요하며, 평소 편하게 걷는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면 허리 주변 근육을 유연하고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