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영종도 카지노 해외자본 들어온다

입력 2014-03-18 16:53  

<앵커> 외국 자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카지노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부는 오늘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 심사에서 외국계 기업에 최종 적합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주비 기자입니다.

<리포트> 외국계 기업인 리포&시저스(LOCZ)가 인천 영종도에서 카지노사업을 시작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계 인도네시아 리포그룹과 미국 시저스 그룹의 국내 합작사인 리포&시저스(LOCZ)코리아가 청구한 영종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에 대해 ‘최종 적합’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국계 기업이 국내 카지노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체부는 투자규모와 자금 특성, 신용상태, 외국인 투자금액 납입여부 등을 평가한 결과 리포&시저스(LOCZ)가 1000점 만점 중 822.9점을 획득해 적합 통보 기준인 800점을 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리포&시저스(LOCZ)는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 9년간 2조 3천억 원을 투입하고 3단계에 걸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짓게 됩니다.
먼저 2018년까지 외국인직접투자로 7천400억 원가량을 충당해 카지노를 비롯한 주요 숙박시설과 컨벤션센터 등을 건설합니다.
이후 2022년까지 호텔과 복합쇼핑몰,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됩니다.
정부는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관광 인프라 확충과 신규 외래 관광객 창출, 조세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1단계 공사기간 중 총 8천여 명의 고용 효과가 발생하고 신규 관광객 증가로 2020년에는 약 8천900억 원의 관광수입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장기적으로 관광진흥개발기금 납부액이 500억 원에 달하고 직접세수효과도 1천270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리포&시저스(LOCZ) 이외에도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등 외국 기업이 영종도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영종도가 한국판 라스베이거스로 변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외국의 투기성 자본이 무차별적으로 들어올 수 있고 카지노 업체들의 공급 과잉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

<앵커> 국내 카지노 시장이 드디어 외국 기업에 문을 열었습니다. 채주연 기자.
영종도를 관광특화 도시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카지노시장 개방으로 연결된 겁니까?

<기자> 이달 초 발표된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실행과제`에 포함됐던 내용이죠.
정부는 지역별로 특화된 관광도시를 여럿 육성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영종도의 경우 관광.레저와 엔터테인먼트를 특화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관광 산업 육성에 주력하는 배경은 서비스업의 고용 창출 효과가 크기 때문인데요.
이번에 카지노 설립을 추진하게 되는 LOCZ는 1단계 공사기간 중 총 8천여 명의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이번에 적합 판정을 받은 곳 외에도 영종도에 사업을 추진중인 기업이 많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 최대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그룹이 2017년까지 2조원을 투입해 카지노 리조트를 지을 예정이고, GKL 역시 영종도 진출을 검토해 왔습니다.
카지노 외에도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등 해외 기업들 역시 영종도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영종도가 카지노 유치는 물론 각종 개발과 맞물려 `한국판 라스베이거스`로 탄생하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지 10년이 넘도록 제대로 진척된 사업이 없었던 만큼 영종하늘도시 등 주변 부동산 시장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엄수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이번 리포&시저스 컨소시엄(LOCZ)코리아의 복합리조트 사전심사 승인이 확정되자, 영종하늘도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입주가 시작돼 올 1월까지 입주율이 60%에 불과한 가운데 이번 카지노 승인으로 인근 부동산은 한껏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시설공사부터 2조 3천억원이 투입되고 고용 효과만 4만여명이 예측되는 만큼 가장 가까운 주거단지인 영종하늘도시가 움직이는 것입니다.
<인터뷰> 영종하늘도시 인근 공인중개사
"카지노 쪽에 일하시는 분들이 이쪽(영종하늘도시)이 가까우니까 주거용은 이쪽으로 오게 되겠죠. (아파트 가격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아파트나 토지가격도 많이 오르고 있는 편이고요."
국제종합 관광·레저타운인 ‘드림아일랜드’ 사업, 2조원 규모의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리조트 등 개발 사업들이 시동을 걸면서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로 돌아섰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3억 1천만원에 거래됐던 영종하늘도시 우미린 2단지가 지난달 3억 3천만원에 팔렸습니다.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인프라 개선으로 인접해있는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됩니다.
<인터뷰>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
"대규모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건설될 경우 주변의 편의시설 등이 함께 갖춰지기 때문에
인근에 위치한 영종하늘도시 뿐만 아니라 송도, 청라지구의 주거 부분에서도 간접적인 부동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라지구는 오는 9월 개최되는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이 인접해 있어 최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송도국제도시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 이어 송도~청량리 구간 GTX 사업 추진 등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인프라 부족과 미분양으로 부동산 기피 투자대상이었던 영종하늘도시와 청라, 송도 등 인근 부동산 시장이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등에 업고 살아날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엄수영입니다.

<앵커> 국내 카지노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외국 기업의 국내시장 잠식 보다는 국내 카지노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더 높게 본 겁니다.
이어서 조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 카지노 기업의 국내 진입 허가를 반겼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시아권의 카지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영종도의 외국기업 개방은 마카오와 같은 카지노 클러스터의 탄생을 앞당길 것으로 분석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천 카지노 사업권을 이미 획득하고 있는 파라다이스는 18일 장중 한때 최대 10% 육박하는 강세를 나타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국내 최대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그룹은 2017년을 목표로 2조원 규모의 영종도 카지노 사업을 현재 진행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토지 매입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경쟁업체와 달리, 파라다이스는 공항에서 가까운 인천 사업 용지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50년 임대계약으로 사업이 진행돼 비용도 상대적으로 훨씬 적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승호 동양증권 연구원
"영종도에 마카오와 같은 복합 리조트가 조성되면 파라다이스 밸류에이션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카오에 처음 복합리조트가 들어왔을 때 카지노업체들의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30~40배를 받았다는 점을 주목할만 하다."
무서운 주가 상승세를 나타낸 것은 파라다이스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연초 이후 국내 증시가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는 동안 파라다이스는 13.10%, GKL이 9.32% 급등했고, 강원랜드도 0.32% 소폭 상승했습니다.
GKL 역시 인천 영종도 카지노 개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선상 카지노와 제주도 카지노 리조트 등 신사업들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주가는 점진적인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아시아권내 카지노 공급이 미국과 유럽에 대비해 여전히 부족하다며, 영종도가 수요를 선점할 시 국내 카지노 기업들의 동반 상승이 예고된다고 설명합니다.
영종도는 지리적 위치상 마닐라나 도쿄, 마카오보다 중국 VIP 접근성이 유리하다며, 마카오의 카지노 상장기업들은 지난 3년간 3배 이상의 높은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던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앵커> 외국계 카지노 진출 소식에도 불구하고 국내 카지노 업체들의 주가가 상승한 것은 카지노 산업 활성화에 따라 업체들의 성장성이 좋아질 것이란 평가로 보이는데요.
업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와는 달리 파라다이스, GKL, 강원랜드 등 국내 카지노 업체들은 닫혀있던 안방시장을 정부가 한 순간에 열어버린 것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증권시장에서는 세계적인 카지노 관광 도시들의 성장성에 빗대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카지노협회는 외국인 카지노 유치에 대해 수차례 반대 의사를 밝혀왔는데요.
업체들은 외국계 카지노 유치가 관광산업 육성과 경기 활성화를 이끌 것이란 데는 공감하지만, 공생이 아닌 공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영종도에 외국인전용 카지노가 들어서면 수도권에만 5곳의 카지노가 자리잡게 되는데요.
일각에선 국내 카지노 시장이 이미 포화 단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시점에,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중 카지노 입장객 비중이 21.4%로, 2009년 이후 21~22% 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무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한들, 이미 국제적인 관광지로 자리잡은 해외 도시에 비하면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업체들은 외국계 자본이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면 개발 조건 등을 내세워 내국인 출입 허용을 요구하는 꼼수를 부릴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내국인 출입 카지노 허용은 사회적 동의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인만큼 이번 LOCZ 적합 통보는 이를 전제로 한 게 절대 아니다. 이번 판정은 예비 허가 성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체부는 매년 회계 감사를 실시하고 투자 이행 실적을 보고받는 등 철저한 감시를 통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적합 결정 취소는 물론 본허가 불허 등의 조치도 취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자칫 경제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투기성 해외자본에 대해 논란이 불가피한 만큼 안전장치가 더욱 보강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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