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부진 일시적 vs 지속적?

신인규 기자

입력 2014-04-07 15:31   수정 2014-04-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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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대로 3월 우리 기업의 조선 수주가 급감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조선업 부진 지속되는지, 혹은 일시적인 현상인지 살펴보죠. 산업팀 신인규 기자 자리했습니다. 신 기자. 3월 조선업 수주가 상당히 많이 줄었는데요?

<기자>
지표상으로는 그렇습니다. 세계 전체로 3월에 발주된 배들이 줄어들었고요. 여기다가 수주잔량이 다소 감소한 것이 투자자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3월 한 달간의 실적을 담고 있는 4월초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은 1억802만CGT로 나타났는데 지난 달 수주잔량인 1억1천10만CGT에 비해 다소 감소했습니다. 지난 2013년 4월 이후로 1년 동안 지속됐던 수주잔량 증가 추세가 꺾인 겁니다. 한국의 수주잔량도 4월초 기준 3천333만CGT로 지난 달보다 57만CGT 줄었습니다. 수주잔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즉 조선사들의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조선업 업황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한 겁니까?

<기자>
업황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한 것인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수주가 감소했다고 해서 바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수주량, 수주 잔량 지표는 악화됐지만 다른 지표들이 나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선 업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선가지수는 지난해 5월부터 오름세를 소폭이나마 유지하고 있고요. 세계적으로 경기가 나빠질 이슈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3월 수주가 줄어든 것은 조선업 경기 하락이 아니라 배를 발주하는 선사와, 주문한 배를 만드는 조선사 간의 가격 줄다리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선사들이 배 값을 더 높여 받으려는 가운데 선사들이 수주 물량을 줄이는, 기싸움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가격 줄다리기로 지연된 수주는 4월 혹은 5월에 플러스가 되어서 나올 수가 있습니다.

<앵커>
3월 조선 수주 금감이나 수주잔고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얘기군. 조선사와 선사 간 가격 줄다리기로 본다면, 앞으로 흐름은 어떻게 되나? 그리고 흐름들이 우리 조선사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자>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보면 시장에서는 지난해까지 발주가 많았던 컨테이너선은 올해 줄어들고, 지난해 적었던 초대형 원유운반선인 VLCC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하나, 러시아 등지에서 쇄빙 LNG 선이 아닌 일반 LNG 선에 대한 수요가 상반기 이후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그렇다고 한다면 이미 야말 프로젝트를 통해서 한꺼번에 LNG선을 수주한 대우조선해양보다는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 수주 희소식이 들릴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유럽의 양적완화 가능성도 앞으로 조선업 경기에는 호재입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4일 양적완화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양적완화를 시행하면, 즉 유럽의 은행이 돈을 풀면 선박금융을 끼고 발주를 해야 하는 유럽 선사가 발주를 더 쉽게 낼 수 있습니다. 양적완화가 선박 발주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합니다. 최근 한국 조선사들만 만들던 대형 드릴십이 싱가포르 조선사에게 넘어가기도 했고요. 중국 조선사들이 잭업리그와 같은 해양플랜트 수주를 늘리는 모습도 관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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