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중국이 진원지가 될 ‘2차 테이퍼 탠트럼(taper tantrum?긴축 발작)’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중앙은행(Fed) 총재가 출구전략 추진 가능성이 처음으로 언급한 이후 아르헨티나 등 외화가 부족한 국가를 중심으로 신흥국들은 급격한 자금이탈로 ‘1차 테이퍼 텐트럼’에 시달렸다.
테이퍼 텐트럼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자금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캐리자금의 이론적 근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캐리 트레이드란 투자자가 차입한 자금으로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때 유가증권의 수익률이 차입금리보다 높으면 ‘포지티브 캐리’, 반대의 경우를 ‘네거티브 캐리’라고 한다.
캐리 트레이드의 이론적 근거는 통화가치를 감안한 국제간 ‘자금이동설(m=rd-(re+e), m: 자금유입규모, rd: 투자대상국 수익률, re: 차입국 금리, e: 환율변동분)’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투자대상국의 수익률이 통화가치를 감안한 차입국 금리보다 높을 경우 차입국 통화로 표시된 자금을 일으켜 투자대상국의 유가증권에 투자하게 된다.
중국 내 유입된 외자의 테이퍼 텐프럼을 일으킬 미국측 요인은 약하다. 테이퍼링 추진 이후 미국의 시장금리는 작년말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재닛 앨런 미국 중앙은행(Fed) 총재의 금리인상 발언도 `최적통제준칙`이 재확인되면서 일단락됐다. 이 준칙은 고용목표 달성에 도움되면 물가가 일시적으로 목표치를 벗어나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미국 달러 가치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6얼 이후 달러평가지수는 ‘80’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집권 2기에도 수출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는 경기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간 자금흐름에 영향을 줄만큼 큰 폭의 달러 강세를 용인하기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측 요인으로 금리인하는 사실상 어렵다.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한 부동산 거품과 그림자 금융 등을 잡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면에서 긴축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성장률이 잠재수준인 7.5%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감세와 인프라 확충 등 재정정책을 골자로 한 미니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테이퍼 텐트럼을 일으킬 마지막 중국측 요인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다. 다른 요인과 달리 일단 가능성이 높게 보인다. 올 2월 이후 수출이 급감하고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섬에 따라 6월로 예정돼 있는 위안화 하루 변동폭 확대(±1%→±2%) 조치로 지난달 17일로 앞당겨 추진했다. 그 후 위안화 가치는 2% 가량 떨어졌다.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폭을 어느 선까지 용인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폭의 평가절하는 용인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적으로 시진평?리커창 체제는 위안화 국제화 과제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위안화 가치는 어느 수준까지 평가절상돼야 한다.
현 시점에서 더 이상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위안화 환율 파생상품인 `TRF(Target Redemption Forwards)`에 가입한 중국 수출업체의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기둔화 속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미니 스테그플레이션’ 현상이 위안화 가치가 대폭 절하에 따른 수입물가가 불안해지는 부담도 있다.
TRF란 위안화 가치 절상에 따른 수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 수출기업들이 가입한 환헤지 파상상품이다. 위안화 가치가 절상되면 수익이 발생하지만 반대로 절하돼 일정수준을 넘으면 손실이 급증하는 구조로 짜져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절상될 것이라는 원화 가치가 대폭 절하대 그 여파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키코(KIKO)`와 같은 상품이다.
중국 수출기업들이 가입한 TRF는 위안화 환율(가입 기업 평균)이 6.2위안 이상 오르면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위안화 가치가 6.29위안에 근접한 점을 감안하면 이미 4천억원 이상 손실이 났다. 앞으로 0.1위안 오를 때마다 매달 2천 2백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고, 6.5 위안까지 오르면 손실액이 연간 7조 8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경로를 보면 초기 단계에는 단순히 투입되는 생산요소만을 늘리는 `외연적 성장경로(extensive growth path)`를 거친다. 이 경로가 한계에 부딪치면 이후에는 생산요소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내연적 성장경로(intensive growth path)`로 이행된다. 현재 중국 경제도 성장경로 이행과정에서 부동산 거품 등 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런 후유증을 걷어낼 목적으로 2004년 하반기부터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영해 왔다. 특히 2010년을 전후로 1단계에서는 물가, 2단계에서는 부동산 거품을 잡는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따르지 않아 실패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금리를 대폭 내리자 중국과의 금리차를 노린 핫머니가 대거 유입됐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의 운용기간이 길어지면서 중국 경기마저 경착륙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 봉착했다. 중국 경기가 경착륙에 빠진다면 나선형 악순환 국면에 ‘경기침체’라는 한 고리가 추가된다. 이런 상황이 우려되면 중국 내 유입됐던 핫머니 자금이 급속히 이탈되면서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진다. TRF, 즉 중국판 키코 사태 우려가 확산되는 이유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 8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말에는 4조 5천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환율제도도 하루 변동폭을 2% 내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경제가 나선형 악순환 고리에 빠지거나, 자유변동환율제인 우리의 키코처럼 TRF의 부실 뇌관이 급속히 터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최근 들어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는 것은 올 2월 이후 갑작스럽게 급락세를 보인 수출을 독려하고 중국내 핫머니 유입을 차단하는 성격이 짙다. 테이퍼 탠트럼 현상은 금융위기 전조가 아니다. 이 때문에 위안화 평가절하와 함께 국내 증시에 유입되고 있는 외국자금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절하세가 지속되면 TRF의 손실규모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임금 등 생산비용이 급증하면서 부실이 심했던 상하이 차이나 솔라, 하이신 철강 등 일부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default ·채무 불이행)가 잇달아 발생하는 상황에서 TRF 손실까지 덮칠 경우 부실 기업수가 의외로 빠른 속도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도 문제다. 최소자승법 등으로 위안화와 원화 간 동조화 계수를 구해보면 0.57로, 위안화 가치가 1% 절하되면 원화 가치는 떨어지더라도 그 폭은 0.57%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경합지수(ESI)로 이미 우리의 최대 경쟁국으로 등장한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원화 가치보다 더 떨어지면 우리 수출과 경기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차이나 펀드, 위안화 예금 등에 가입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에게도 손실이 우려된다. 중국관련 금융상품은 ‘위안화 평가절상’을 전제로 가입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8월말 3억 달러에 불과했던 위안화 예금이 올해 2월말에는 76억 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테이퍼 텐트럼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자금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캐리자금의 이론적 근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캐리 트레이드란 투자자가 차입한 자금으로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때 유가증권의 수익률이 차입금리보다 높으면 ‘포지티브 캐리’, 반대의 경우를 ‘네거티브 캐리’라고 한다.
캐리 트레이드의 이론적 근거는 통화가치를 감안한 국제간 ‘자금이동설(m=rd-(re+e), m: 자금유입규모, rd: 투자대상국 수익률, re: 차입국 금리, e: 환율변동분)’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투자대상국의 수익률이 통화가치를 감안한 차입국 금리보다 높을 경우 차입국 통화로 표시된 자금을 일으켜 투자대상국의 유가증권에 투자하게 된다.
중국 내 유입된 외자의 테이퍼 텐프럼을 일으킬 미국측 요인은 약하다. 테이퍼링 추진 이후 미국의 시장금리는 작년말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재닛 앨런 미국 중앙은행(Fed) 총재의 금리인상 발언도 `최적통제준칙`이 재확인되면서 일단락됐다. 이 준칙은 고용목표 달성에 도움되면 물가가 일시적으로 목표치를 벗어나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미국 달러 가치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6얼 이후 달러평가지수는 ‘80’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집권 2기에도 수출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는 경기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간 자금흐름에 영향을 줄만큼 큰 폭의 달러 강세를 용인하기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측 요인으로 금리인하는 사실상 어렵다.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한 부동산 거품과 그림자 금융 등을 잡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면에서 긴축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성장률이 잠재수준인 7.5%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감세와 인프라 확충 등 재정정책을 골자로 한 미니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테이퍼 텐트럼을 일으킬 마지막 중국측 요인으로 위안화 평가절하다. 다른 요인과 달리 일단 가능성이 높게 보인다. 올 2월 이후 수출이 급감하고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섬에 따라 6월로 예정돼 있는 위안화 하루 변동폭 확대(±1%→±2%) 조치로 지난달 17일로 앞당겨 추진했다. 그 후 위안화 가치는 2% 가량 떨어졌다.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폭을 어느 선까지 용인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폭의 평가절하는 용인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적으로 시진평?리커창 체제는 위안화 국제화 과제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위안화 가치는 어느 수준까지 평가절상돼야 한다.
현 시점에서 더 이상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위안화 환율 파생상품인 `TRF(Target Redemption Forwards)`에 가입한 중국 수출업체의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기둔화 속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미니 스테그플레이션’ 현상이 위안화 가치가 대폭 절하에 따른 수입물가가 불안해지는 부담도 있다.
TRF란 위안화 가치 절상에 따른 수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 수출기업들이 가입한 환헤지 파상상품이다. 위안화 가치가 절상되면 수익이 발생하지만 반대로 절하돼 일정수준을 넘으면 손실이 급증하는 구조로 짜져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절상될 것이라는 원화 가치가 대폭 절하대 그 여파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키코(KIKO)`와 같은 상품이다.
중국 수출기업들이 가입한 TRF는 위안화 환율(가입 기업 평균)이 6.2위안 이상 오르면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위안화 가치가 6.29위안에 근접한 점을 감안하면 이미 4천억원 이상 손실이 났다. 앞으로 0.1위안 오를 때마다 매달 2천 2백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고, 6.5 위안까지 오르면 손실액이 연간 7조 8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주의 국가의 성장경로를 보면 초기 단계에는 단순히 투입되는 생산요소만을 늘리는 `외연적 성장경로(extensive growth path)`를 거친다. 이 경로가 한계에 부딪치면 이후에는 생산요소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내연적 성장경로(intensive growth path)`로 이행된다. 현재 중국 경제도 성장경로 이행과정에서 부동산 거품 등 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런 후유증을 걷어낼 목적으로 2004년 하반기부터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영해 왔다. 특히 2010년을 전후로 1단계에서는 물가, 2단계에서는 부동산 거품을 잡는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따르지 않아 실패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금리를 대폭 내리자 중국과의 금리차를 노린 핫머니가 대거 유입됐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의 운용기간이 길어지면서 중국 경기마저 경착륙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 봉착했다. 중국 경기가 경착륙에 빠진다면 나선형 악순환 국면에 ‘경기침체’라는 한 고리가 추가된다. 이런 상황이 우려되면 중국 내 유입됐던 핫머니 자금이 급속히 이탈되면서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진다. TRF, 즉 중국판 키코 사태 우려가 확산되는 이유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 8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말에는 4조 5천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환율제도도 하루 변동폭을 2% 내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경제가 나선형 악순환 고리에 빠지거나, 자유변동환율제인 우리의 키코처럼 TRF의 부실 뇌관이 급속히 터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최근 들어 위안화 가치가 절하되는 것은 올 2월 이후 갑작스럽게 급락세를 보인 수출을 독려하고 중국내 핫머니 유입을 차단하는 성격이 짙다. 테이퍼 탠트럼 현상은 금융위기 전조가 아니다. 이 때문에 위안화 평가절하와 함께 국내 증시에 유입되고 있는 외국자금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절하세가 지속되면 TRF의 손실규모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임금 등 생산비용이 급증하면서 부실이 심했던 상하이 차이나 솔라, 하이신 철강 등 일부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default ·채무 불이행)가 잇달아 발생하는 상황에서 TRF 손실까지 덮칠 경우 부실 기업수가 의외로 빠른 속도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도 문제다. 최소자승법 등으로 위안화와 원화 간 동조화 계수를 구해보면 0.57로, 위안화 가치가 1% 절하되면 원화 가치는 떨어지더라도 그 폭은 0.57%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경합지수(ESI)로 이미 우리의 최대 경쟁국으로 등장한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원화 가치보다 더 떨어지면 우리 수출과 경기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차이나 펀드, 위안화 예금 등에 가입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에게도 손실이 우려된다. 중국관련 금융상품은 ‘위안화 평가절상’을 전제로 가입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8월말 3억 달러에 불과했던 위안화 예금이 올해 2월말에는 76억 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