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매도리포트 그 후‥반응은

신동호 기자

입력 2014-04-16 15:04   수정 2014-04-16 17:17

<앵커>

올해 첫 매도 리포트가 나온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당시 업계에 적잖은 이슈를 던져, 저희도 이슈 진단에서 다룬 바가 있었는데요.

그 후 한 달, 어떤 반향이 있었는지

정미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18일, 한화투자증권현대미포조선에 대해 올해 첫 매도 의견을 제시하고 향후 중립과 매도 의견이 차지하는 보고서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증권사들 또한 달라진 매매패턴에 맞춰 기존과 차별화된 보고서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이후 한 달간 나온 매도 보고서는 모두 다섯 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도 의견을 제시한 보고서가 4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새 1주일에 한 번꼴로 매도 의견을 제시한 셈입니다.

하지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국내 증권사들의 분위기와는 달리 매도 보고서 이후 시장은 조용합니다.

한화투자증권이 매도 의견을 낸 대우증권의 경우, 보고서가 나온 당일만 주가가 소폭 하락했을 뿐 이후 주가는 오히려 상승해 현재까지 8% 넘게 올랐습니다.

다른 종목들도 이후 상황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매도 의견이 나온 GS건설과 화신도 당시 주가와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3%대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다만 현대미포조선과 LG생명과학은 매도 의견 제시 이후 주가가 보합권에서 움직이다가 현재는 주가가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매도 의견에 따른 큰 주가 변동이 없자 증권사들은 매도 보고서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매도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인터뷰> A증권사 기업분석팀장
"내부 목표는 HOLD(보유) 비중을 높이려고 한다. 과거 매도 의견을 내는 것까지 검토했지만, 당장 시행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시장이 HOLD를 매도로 받아들이고 있기에 HOLD 비중을 높이려고 한다."

하지만 결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매도 보고서 활성화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도 리포트는 현재보다는 더 늘어야 한다. 증권사들도 지금의 매도 리포트를 꺼리는 분위기에서 조금 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점 분명히 인지하고 있어, 긍정적인 대목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간 매수 일변도의 보고서와 모호한 투자의견에 지쳤던 국내 주식시장, 과감한 시도가 새로운 문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정미형입니다.


<앵커>

네 처음에 업계에서 매도와 중립 비중을 늘린 보고서를 과감히 내겠다며 관심을 받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물론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너무 조용하네요. 오히려 대부분이 주가가 오르기도 했고요.

어떤 이유에서 이런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매수리포트가 나온다고 해서 주가가 꼭 오른다는 보장이 없듯이 매도리포트가 나온다고

주가가 하락하진 않겠지만 예상보다는 시장의 반응이 조용합니다.

지난해 외국계 증권사가 SK하이닉스에 대해 매도의견을 내놓고 삼성전자에 대해 목표가 하향을 제시했을때 시장의 반향을 일으킨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때문에 증권업계가 너무 조용하다보니 이슈를 만들기 위해, 또는 기존과는 차별화를 주기 위해 좀 과장해서 억지로 낸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매도보고서가 해당종목의 주가가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판단될 때 작성해야 의미가 있다며 좋지 않은 업황 속에서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종목에 매도의견을 던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대체로 이번에 나온 보고서들이 이미 실적 기대감이 낮거나 부정적 이슈로 주가가 떨어졌다 조정이 일단락된 종목, 또는 주가가 빠질대로 빠져 있는 종목에 집중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신뢰성의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되기전 국내증권사들이 매수리포트를 내놓은 것에 반해 외국계 증권사들은 목표가 하향을 내놓았습니다.

이 후 잠정실적이 발표됐는데 실제로 시장예상치에 미치지 못했고 약세가 지속되자 투자자들은 국내보다는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졌습니다.

이에 반해 국내증권사들은 신뢰도가 떨어진것이고요.

실제로 그간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 90% 이상이 매수보고서를 내는 등 종목에 대한 적절한 분석보다는 그저 보고서를 낸다는 것에 의미를 뒀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정보가 공공재 성격으로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도 리포트 자체가 의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시장에 임팩트가 있고 능력을 입증 받은 사람이 기존의 관점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거나 했어야 하는데 그냥 기준에 맞춰서 하니 파급력이 없다는 것입니
다.

일례로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사들의 보고서에 혼란을 겪은 일이 있었는데요.

지난 18일 한화투자증권이 현대미포조선에 대해 매도의견을 냈을때 이트레이드증권은 동일 종목에 대해 강력매수 의견을 냈습니다.

물론 각 증권사의 분석에 따른 보고서지만 투자자입장에서는 동일 종목에 대해 상반된 의견이 나왔던 만큼 혼란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일들을 비춰봤을때 시장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이 매도리포트를 내도 반응이 있다기 보다는 조용하다는 것입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 화면을 통해 보시겠습니다.

<인터뷰>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일단은 매도리포트가 현재 어떤 상황상 그리고 미래 받는 이익상 당분간 큰 모멘텀이 없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큰 상승 여력이 없다는 측면에서 이해하시면 될 것 같구요. 물론 국내 주식시장이 매수일변도인 리포트였기 때문에 조금 더 균형잡힌 시각, 그리고 투자가들한테 여러가지 방향에서 여러가지 정보를 준다는 데 의미가 있겠지만, 딱 매도리포트가 현재 시점에서 팔아라 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조금 더 리스크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앵커>

시장의 분위기가 이러니 기존의 매매패턴을 변화해 비중을 축소하거나 매도를 늘리겠다는 증권사들이 눈치만 볼 것 같은데요.

매도보고서를 내면 연구원들이 해당 기업에 압박을 받는 경우까지 있으니 이러면 더 위축돼 매도의견을 내지 못하겠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아무래도 시장의 분위기가 조용하다보니 다른 증권사들도 이런 의견을 내야할지 눈치만 보는 상황입니다.

중립이나 매도의견을 내야하는 방향성은 맞지만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HOLD라는 의견이 SELL이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만큼 굳이 매도보고서를 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매도의견을 앞으로 내겠다는 증권사 연구원들에게 물어보면 아직 매도의견을 선뜻 내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나 기업들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같이 가야한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소신있게 의견을 내는 것은 찬성이고 방향성 또한 이쪽으로 가는것이 장기적으로 봤을때 투자자에게도 좋고 시장에도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앵커>

맞습니다. 모든 변화가 처음에는 힘들 듯이 매수일변도인 시장에서 매도리포트를 내는 것이 힘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서 매도리포트가 앞으로 계속 나올 것이라는 것에 의미를 둬야하는 것으로 봐야겠죠?

<기자>

지금은 매도리포트가 나왔다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할 것 같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을 시작으로 다른 증권사들 또한 분위기가 바뀐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성에 대해 화두를 던진 것에 대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SELL이라는 거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 한걸음한걸음 나아가는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내용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전화인터뷰> 한화투자증권 안성호 리서치센터장 대행
"근데 이렇게 하다 보면 적어도 중립 의견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편해지는 거죠. 한 걸음 한 걸음. 이렇게 했으니까 저희가 마켓에 반향을 일으켜서 모두가 다 이렇게 가고 그건 아닐 것 같고요. 저희가 일단은 이렇게 조금 필요성이 있다라고. 저희도 쉽지가 않거든요.
한 걸음 한걸음 하는 거죠. 저희도. 저희도 그렇고 시장 전체도 그렇고. 그래서 그렇게 의미가 없거나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전문가들은 이렇게 가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증권사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신뢰가 쌓아지고 좀 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하며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나 기업들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같이 가야한다고 조언합니다.

또한 단기 주가 등락이나 수익률에 연연하지 말고 소신있는 보고서를 내놓는 애널리스트들이 늘어나야 투자자들 입장에서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도 보고서가 1회성 이벤트가 아닌 상시화되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신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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