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1~3월 실적이 시장 전망을 소폭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애플은 6월부터 7대1 주식 분할을 실시하고, 바이백(자사주 매입)을 지난해 600억달러에서 900억달러로 확대키로 했다. 애플은 23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이같은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8% 급등했다.
애플은 이날 자체 회계연도 2분기(1~3월) 순이익이 102억2000만달러, 주당 11.62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동기의 순익 95억5000만달러, 주당 10.09달러보다 증가한 것이고, 시장 예상치인 주당 10.18달러를 상회한 것이다.
애플의 분기 실적 호조는 아이폰 매출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 기간 아이폰 판매는 4370만대로 지난해의 3740만대를 웃돌아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에 공급한 아이폰이 실적에 큰 보탬이 됐다.
그러나 순이익 증가는 지난 수년 간의 엄청난 성장세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며 전망치를 소폭 웃도는데 그쳤다.
그나마 아이패드 판매량은 감소했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1635만대 팔아 전년 동기의 1950만대보다 적게 팔았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보다 훨씬 둔화된 판매고다. 전문가들은 아마존 킨들파이어 등 아이패드의 반값 수준인 태블릿이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좋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애플은 자사주 매입(바이백) 규모를 지난해 600억달러에서 900억달러로 확대하고, 6월 9일자로 7대1 주식분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분기 배당금을 약 8% 늘린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와의 컨퍼런스 콜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주 매입 규모 확대가 "이사회와 경영진의 애플 미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신호"라고 말했다.
쿡 CEO는 "분기 실적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아이폰 판매가 견고하게 나타났고, 서비스 부문 매출도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번 실적이 쿡 CEO에게 스마트워치나 애플TV 등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내놓아 성장세를 올리도록 압력을 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애플이 예전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고사하고 완만한 성장세마저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토니 사코나기 샌포드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지난 2년 동안 50% 이상 고성장하던 회사"라며 "최소한 이번 분기를 봤을 때 애플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세계, 특히 중국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애플의 향후 전망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인 IDC에 따르면 스마트폰 판매는 올해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의 60%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스마트폰을 살 만한 소비자들은 이미 다 샀다고 보고 있다. 테로 퀴티넨 프랭크 앤 매지드 어소시에츠 이사는 "전반적인 중국 스마트폰 성장세는 사람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꺾였다"고 말했다.
이번 분기는 애플에게 더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올 가을에 화면 크기를 키운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많은 소비자는 새 모델이 나올 때까지 기존 아이폰을 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애플 실적에 대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애플 실적, 호조세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우울해보인다" "애플실적,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애플실적, 삼성과의 상대적 비교는 어찌될 것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