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공식 홈페이지가 28일 한 누리꾼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글을 올리면서 누리꾼들의 접속 폭주로 한때 마비됐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자유게시판에 정모씨라는 분이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고 이게 반향을 일으키면서 접속이 폭주했다"고 설명했다.
이 누리꾼은 전날 오전 글을 올렸고, 이날 오전 9시 현재 40만건이 넘는 접속 건수를 기록했다.
이 글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사고 이후 정부 대처의 미흡함과 함께 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무책임함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누리꾼은 이 글에 대한 관심이 폭주하자 이날 오전 "제가 쓴게 아니고 페이스북에서 퍼온 것인데 이렇게 반응이 클지 몰랐다. 파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 운영자 분은 글을 좀 삭제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다시 올렸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국정홍보비서관실 측은 "자유게시판 운영 정책상 본인이 작성한 글은 본인이 삭제할 수 있고, 삭제를 원하면 실명 인증을 거친 후 직접 삭제하면 된다"는 설명글을 게시판에 올리는 한편 해당 누리꾼에게도 전자우편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통보했다.
그래서인듯 이날 오전 11시 이후 이 글은 게시판에서 사라졌다. 민 대변인은 "해당 글을 게시한 누리꾼이 스스로 글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누리꾼이 올린 글이 관심을 끌자 청와대 홈페이지는 평소보다 2∼3배 많은 누리꾼들이 들어오면서 접속이 불안정했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도 `청와대`가 1위를 차지했다.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국정홍보비서관실의 소영호 행정관은 "평소 일일 접속자 수는 7천명 정도 되는데 지금은 2∼3배에 이르고, 동시 접속자 수도 많아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소동이 있은 후 이번에는 게시글의 원작자라고 자신을 밝힌 다큐멘터리 감독 박성미 씨가 오후 6시 30분께 같은 내용의 원본글을 올렸다.
박 씨는 글에서 "페친(페이스북 친구) 중 어느 분이 답답한 마음에 대통령 보라고 이 글을 청와대 게시판으로 가져오신 듯 싶다"면서 "청와대에서 글이 삭제된 데 대해 다른 의도나 오해는 없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박성미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