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맘의 육아타임즈]한 사람만을 위한 너의 낯가림

입력 2014-06-16 16:52   수정 2014-06-23 17:28

어느새 길고 길던 가윤이의 신생아 시절은 지나고, 내가 엄마가 된 지도 6개월에 접어들었을 때다. 그 때부터 우리 가윤이에게는 낯가림이 생겼다.

예전에는 누구에게나 방긋 웃어주고 잘 안기던 가윤이는, 이제 낯선 사람을 보면 마치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할 뿐이다. 이러한 아이들의 낯가림에 섭섭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자기보호과정으로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한다.


가윤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을 많이 접해서 낯가림이 없을줄 알았다. 그러나 가윤이도 역시 예외는 없었다. `내 아이는 남들과는 다르다! 낯가림 없을거야!`라는 생각을 한 번에 접게 해줬다.
여기저기 사람 만나는걸 좋아하는 가윤이 아빠, 개그맨 정진욱 씨와 나의 딸이지만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런데 그리 심한 낯가림을 하지는 않음에도 가윤이의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다른 낯선 사람들을 볼 땐 멀뚱멀뚱 보기만 하는데, 개그맨 한현민 씨...졸탄 팀의 현민 삼촌만 보면 갑자기 "으앙~"하고 서럽게 울어버리는 것이다.
낯가림이 생긴 후 나날이 더욱 심해지는 한현민 한 사람을 향한 낯가림...낯을 가릴 때면 울면서 기어가는 속도가 거의 LTE 급이다.

뒤집기와 배밀이를 마스터한 가윤이는 이제 아기 원숭이처럼 여기저기 기어다니며 어디든지 올라가려고 아둥바둥한다. 일찌감치 기어다니기를 시작한 가윤이는 눈에 보이는 건 뭐든지 만져봐야 한다. 또 올라갈 수 있는 곳은 다 한쪽 다리 걸치고 앉아봐야 직성이 풀리는지...어디든 가리지 않고 올라가버린다.
이제 가윤이를 집에서 찾아다니는 일이 생겼다. 틈만 나면 집에서도 혼자 사라져 버리고, 요리를 하고 있으면 내 발 사이로 기어서 왔다갔다 한다. 그러다가도 거실 장 위에 혼자 올라가서는 내려올 방법을 몰라 엄마를 애타게 부르는 모습까지도 정말 귀여운 딸이다.

스스로 자연스레 잡고 서 있기를 배우며 혼자서 한 단계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참 대견하다.

가윤이와 같은 기어다니는 아기들에게 혹시 선물을 주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의외의 필수품을 하나 알려 드린다. 바로 무릎 보호대다. 보호대 없이 기어다닐 땐...`쿵쿵쿵` 하는 소리가 집안에 진동한다. 마치 4~5살 아이가 일부러 소리내며 걷는 것처럼 들린다. 관절은 괜찮을까?
어떻게 저렇게 작은 아기가 기어다니는데도 저런 소리가 나는지, LTE급의 속도와 함께 엄마인 나도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진짜 가윤이의 기는 속도는, 좀 빨리 긴다 하는 아기들 중 3위 안에는 들 거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보았다.

이렇게 잘 기고 잘 놀면서 자라는 가윤이지만, 돌이 다 되어 가는 지금도 현민 삼촌만 보이면 갑자기 울보가 된다. 이유 모를 한 사람만을 위한 낯가림은 쭈욱~변치 않을까? 앞으로도 계속 볼 삼촌인데. 현민 삼촌~가윤이한테 무릎 보호대 선물이라도 하나 안겨 주고 환심을 사 보는 게 어떨까요? (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과 `코미디 빅리그`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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