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거미, "아이유와 듀엣곡 해보고 싶어"②

입력 2014-06-19 11:31  

2003년 데뷔한 가수 거미는 이제 12년차 가수가 됐다.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스스로도 가수가 될 줄은 몰랐다. 고등학교 축제에서 노래 부른 것을 시작으로 많은 오디션을 거쳤고, 연습생이 됐고 그렇게 무대 위에 올랐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난 후 믿고 듣는 음악을 선사하는 가수가 됐다.



“죽기 전까지 노래하고 싶어요. 할 수 있을 때까지 가수를 하고 싶어요. 목소리가 나오는 한 계속하고 싶죠. 할머니가 돼서도 노동가를 하는 것처럼 흥얼흥얼 그렇게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계속 음악을 발표하고 싶고요. 안 되더라도 노래에 질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이선희 선배처럼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 주고 싶다"

이제 어느새 거미도 가요계의 중간자 입장이 됐다. 하지만 거미는 데뷔 때부터 그런 입장이었다고. 특히 2세대 아이돌이 나오는 시기였기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단다. 가요계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거미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슬럼프도 겪었다. 하지만 무너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열심히 하면 가요계에 좋은 상황들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또 열심히 활동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했다. 선배가수 이선희의 쇼케이스 무대에 게스트로 참여한 것이 영광스럽고 감동적이었단다. 늘 발전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거미도 어느새 후배 가수들의 롤모델이 됐다.

“롤모델로 언급해주면 고맙죠. 재밌기도 하고.(웃음) 며칠 전에도 다비치 친구들을 만날 일 있었는데 그 친구들도 연습생 때 제 노래가 교과서였다고 하더라고요. 1집 노래를 읊으면서 이것 좀 불러달라고 하는 거예요. ‘스케치북’ 나간다고 했더니 꼭 불러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웃음) 그런 걸 보면서 내가 열심히 한 보람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직접 들은 적은 없지만 잘 되고 있는 친구들이 가수의 꿈을 키우고 제 노래를 연습을 했다는 걸 들으면 새롭고 사명감이 들어요. 나도 선배님들을 보면서 느꼈듯이 이 친구들에게 좋은 영향을 줘야겠다고 생각하죠. 멈추면 안 되는구나. 발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거미는 좋은 곡을 반복해서 듣는 편이다. 리메이크 곡은 많이 들었던 곡을 새로운 느낌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좋아한다. 그런 곡들이 가수의 역량이 잘 보이는 것 같다는 것. 그렇기에 리메이크 앨범을 내는 게 꿈이다. 특히 선배 가수 한영애의 노래에 도전해보고 싶단다. 또한 1960~1970년대 노래들 중 소울 풀한 노래들이 많은데, 그런 곡들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동료 가수 휘성과 그룹 JYJ 멤버 김재중과도 무대 위에 오른 적이 있는 거미는 가수 아이유와 듀엣곡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가수들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예뻐하는 후배들이 있어요. 특히 아이유는 데뷔 전부터 알았는데 교복 입고 집에도 놀러왔어요. 아이유 소속사와 친했죠. 아이유가 제 노래로 오디션을 봤대요. 그래서 눈여겨봤어요. 톤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른데 제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데뷔해서도 다른 스타일 가수도 있는데 자기 것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영리하다고 생각했고, 가진 게 많은 친구예요. 저랑은 톤이 달라서 다른 색깔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흑인 음악 하는 친구들, 요즘엔 범키, 프라이머리. 그런 친구들이랑 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 "다이어트는 헬스, 등산, 걷기로.."

거미는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여행도 가본 적이 없다. 쉴 때도 운동을 하거나 외국어 공부를 하는 편이다. 평소에는 바빠서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난다. 시간의 여유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기에 늘 무언가를 하는 것 같다고. 이제는 운동이 습관이 됐다는 거미는 운동을 안 하면 더 아픈 것 같단다. 그래서 콘서트를 할 때나 방송을 하기 전에도 스트레칭을 한다. 몸이 깨어있어야 목도 풀리기 때문이다. 운동을 시작한지는 8년이나 됐다.

“2006년에 운동을 시작했고, 정말 제대로 한 건 2008년부터였어요. 중독처럼 돼서 새벽에 일 끝나고 들어가서도 운동을 했어요. 살찌는 음식을 3년 동안 안 먹기도 했어요. 지금은 조금씩 먹어요. 그런데 머릿속에서 계산을 하게 되더라고요. 주로 헬스를 해요. 몸매는 노력하는 거에 비해서는 안 좋은 것 같아요.(웃음) 등산도 좋아하고 어지간하면 걸어 다니려고 해요. 강남 거리를 걸어 다니는데 학생들이 쫓아오는 편은 아니니까 괜찮아요.(웃음)”

축가를 자주 부른다는 거미는 다른 사람들의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거미의 노래는 슬프거나 애절한 노래가 많았기 때문.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노래도 불러보고 싶다고 밝혔다. “제 노래 중에 ‘죽어도 사랑해’를 불렀는데 다들 울더라. 너무 사랑한단 내용인데 가사가 슬프다. 제 노래가 슬픈 노래가 많다.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것도 한계가 있다. 하객들이 다르니까 상관없다고 하는데 이제는 특별하게 제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애절한 감성을 탁월하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예민한 감성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살면서 힘들었던 경험이 많긴 해요. 누구나 힘든 일 많잖아요.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차이 같아요. 그런데 저는 감성이 예민한 편이라 이별도 더 아프게 다가오고 사람을 잊는 것도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저한테는 힘든데 가수로서는 좋다고 생각해요. 의외로 큰일에는 쿨하고 결정도 빠른데, 작은 일에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죠. 피곤한 스타일인 것 같아요. 그런 게 부질없는 걸 알게 돼서 조금은 포기하게 됐어요. 이겨내는 방법을 알게 됐죠. 물론 지금도 잘 안되지만, 나이 들었다는 게 신기한 것 같아요. 어른들이 ‘나이 들어봐’라고 말하잖아요. 나이 들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점점 더. 신기해요.(웃음)”

다음달 19일에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단독콘서트를 진행한다. 구상은 끝났다. 어쿠스틱 공연이 처음인 거미는 악기 구성도 단출하게 할 것이란다. 거미는 “어쿠스틱 공연인데 발라드만 하면 재미없을까봐 어떤 재미를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춤추는 구성은 없지만 일어나서라도 추게 될 것 같다며 미소 짓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게스트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예상에서 벗어나는 뜬금없는 게스트가 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살짝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거미는 언젠가 소극장에서 장기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밝히기도.

“소극장 공연도 많이 하고 싶어요. 하지만 회사에 도움이 되고 싶지, 무리해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아무래도 여자 솔로 가수의 공연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잖아요. 처음에는 손해를 보더라도 자꾸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야 더 알려지고 관객들이 오게 될 거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소극장에서의 장기 공연은 꼭 해보고 싶어요.”(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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