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섀도우보팅 폐지 임박‥'준비는 미흡'

조연 기자

입력 2014-06-19 15:13   수정 2014-06-19 18:24

<앵커>

매년 주총시즌이 돌아오면 주총 문화 선진화가 대두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소액주주의 권리는 주총 밖에서 겉도는 것이 현실인데요.

주주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섀도우보팅제 폐지가 임박했지만, 상장사들의 준비는 미흡합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섀도우보팅제가 올해를 끝으로 전면 폐지됩니다.

섀도우보팅제란 주주들의 투표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행사의 신청을 받아 참석주주의 찬반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입니다.

지난 1991년 도입돼 회사의 요청에 따라 예탁원이 찬반 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투표하면서 의결 정족수를 채워 주총 결의 성립을 도와주는 기능을 해왔습니다.

주총 무산이란 파국을 막기위한 제도지만, 소수 경영진 또는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적잖아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여기다 기업들이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독려하기 보다 섀도우보팅을 이용해 보다 쉽게 정족수를 확보하려 드는 등 부작용이 제기돼 폐지가 최종 결정됐습니다.

<인터뷰>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몇명이 오든 결국 예탁원에서 보조해주니, 기업으로선 굳이 주주들에게 신경 안써도 된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제도. 계속 유지한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지만 국내 상장사들은 우려가 앞섭니다.

특히 중소형 상장사의 경우 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 결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상장법인 92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6% 가량이 섀도우보팅 폐지 후 감사위원 선임이 곤란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12%는 감사선임과 보통결의, 특별결의 사항의 의결도 곤란한 것으로 응답해 사실상 주총 결의 성립자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올해 감사선임 의안이 있었던 53곳이 실제 주총 참석주식수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섀도우보팅을 이용하지 않은 경우 무려 50곳에서 참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주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섀도우보팅 폐지가 임박했지만 이에 대한 업계의 준비는 미비한 상태.

이 속에서 또다시 주주들만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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