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윤이는 태어날 때부터 이목구비, 얼굴형이 99.9% 아빠 유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딸임에도 외모는 아빠 즉 개그맨 정진욱을 쏙 빼닮았다. 그런데...유일하게 날 닮은 곳을 뽑자면! 4살까지 머리 숱이 없기로 소문난 나의 머리카락을 닮아, 다른 여느 딸아이들처럼 머리를 묶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가윤이가 사과머리를 하는 날은 가윤이의 머리카락 전부를 모아서 겨우겨우 묶는 날이다.
머리에 헤어밴드나 사과머리! 둘 중 하나라도 하지않으면 누가 봐도, 내가봐도 아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니...
원래 여자아기들은 남자아기냐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곤 하지만, 그것도 너무 자주 들으니 엄마 입장에선 속상한 맘이 든다. 그 때문에 아기인데도 외출할 땐 더 신경쓰게 되는 버릇이 생겼다
어느 날은 하도 주변인들이 `아들 아니냐`는 말들을 많이 해서 가윤이와 한껏 멋을부리고 지하철을 탔다. 유모차에 여자아기답게 조신한 모습으로 잘~앉아있는 우리딸을 향해 어느 어르신이 다가오신다. 그러더니 역시나! 뚜둥!!! "아들이지? 아구~씩씩하게도 생겼네"라고 하셨다.
아니...오늘만큼은 `딸랑구` 소리 들으려구 가윤이는 핑크 원피스에, 핑크 머리띠까지 했건만...이렇게 노력을 해도 안 되는 건가?
"아니에요...딸이에요~핑크색 머리띠 했잖아요~"라고 말씀드리자 어르신께서 당황하셨다. 겉으로는 "이런 일이 자주 있다 보니 괜찮아요"라고 하고 있지만, 속으론 "엉엉~어딜 봐서 아들이야"라는 외침 뿐이었다.
또, 집 엘리베이터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이웃께서 "어머 아들이 참 멋지게 생겼어요~" 라며 칭찬을 해 주시는데 대답하는 내가 더 민망해졌다. 조심스럽게 "딸이에요..."라고 하니 이웃께서 급 당황하셨다. 그분은 어찌할 바를 모르시며 미안하단 말을 연발하시곤...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마자 헐레벌떡 내리셨다.
그날은 머리띠를 하지 않고 있어서 그렇게 보셨을 수도있다고..위로 아닌 위로를 스스로 해본다.
이런 사연은 하루, 3일을 꼬박 새고도 얘기할 수 있을만큼 많지만 얘기하면 가윤이에게 더 미안해지니 여기서 그만하련다.
우리 가윤이는 지나치게 아빠 닮은 잘생긴 외모 덕에, 또 엄마의 단점이었던 머리카락 늦게 나기...를 닮은 덕에 돌이 되어가기까지 1년 내내 아들 소리를 더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누가 뭐래도 딸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말하고 싶다. `무슨 표정을 짓든 개그맨 정진욱`이라고 할 정도로 닮았지만, 저희의 사랑스러운 딸입니다. 다음엔 혹시 가윤이를 보신다면 참~이쁘게 생긴 공주라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가윤이에게도 말해 주고 싶다. 가윤아! 엄마가 더 노력해서 널 외모도 완벽한 딸로 만들어 줄게. 이제 원피스만 입자! 하필이면, 닮을 게 그렇게 많은데 왜 전부 아빠닮고..엄마 어릴 때 머리 늦게 자란 것만을 닮았을까...가윤아, 엄마가 미안해! (정리=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예은 기자)
★tvN `푸른 거탑`과 `코미디 빅리그`의 개그맨 정진욱과 그의 아내 송지연이 펼치는 ‘가윤맘의 육아 타임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