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사퇴를 발표했다.
23일 오전 10시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정부 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리 후보자 사퇴 의사를 밝혔다.
문창극 총리후보자는 "저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와 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그동안 많은 관심을 쏟아주신 것에 대해 마음속 깊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외람되지만 이 자리를 비러 감히 몇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나라의 근본을 개혁하시겠다는 말씀에 공감했습니다. 또 분열된 이 나라를 통합과 화합으로 끌고 가시겠다는 말씀에 저도 조그마한 힘이지만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께서 앞으로 국정 운영을 하시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문 후보자는 "저는 민주주의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입니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는 주권자인 국민의사와 법치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떠받혀 지탱되는 것입니다. 국민의 뜻만 강조하면 여론 정치가 됩니다. 이 여론이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여론은 변하기 쉽고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해 지배받기 쉽습니다. 법을 만들고 법치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곳은 국회입니다. 이번 저의 일만해도 대통령께서 총리 후보를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잇습니다. 그 청문회 법은 국회의원들이 직접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의원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을 깨면 이 나라는 누가 법을 지키겠습니까. 국민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오도된 여론이 국가를 흔들 때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이합니다."라며 국회를 꼬집었다.
또 "언론의 생명은 진실보도입니다. 다른 몇 구절을 따내서 그것만 보도 하면 그것은 문자적인 사실 보도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체적인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진실 보도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널리즘의 기본은 사실보도가 아니라 진실보도입니다. 우리 언론이 진실을 외면한다면 이 나라 민주주의는 희망이 없습니다."라며 언론 보도와 관련해 입장을 전했다.
이어 신앙 문제와 관련해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립니다.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 그의 옥중서신 이라는 책에서 신앙을 고백하며 고난의 의미를 밝혔습니다. 저는 그 책을 읽고 젊은 시절 감명 받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신앙 고백을 하면 안 되고 김대중 대통령님은 괜찮은 것입니까"라고 물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문창극 후보자는 "제가 총리지명을 받은 후 벌어진 사태로 인해 우리 가족은 역설적으로 뜻하지 않은 큰 기쁨을 갖게 됐습니다. 저를 친일과 반민족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해 저와 가족은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문남규 할아버지가 삼일운동 때 만세를 부르다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아버님으로부터 듣고 자랐습니다."라며 "저에 대한 공격이 너무 사리에 맞지 않기 때문에 검증 과정에서 제 가족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문창극 후보자는 "저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분도 그분이시고 저를 거두어 드릴 분도 그분이십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도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오늘 총리 후보를 자진 사퇴합니다"라고 말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문창극 기자회견에 누리꾼들은 "문창극 기자회견, 사퇴했네.. 조부 문남규 삭주 기억남네", "문창극 기자회견, 결국 사퇴할걸...조부 문남규 삭주 ?", "문창극 기자회견, 사퇴 빨리 했으면 나았을걸", "문남규 삭주 검색하겠네 사람들", "문남규 삭주 뭐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