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말고결혼’ 첫방, 판타지 빼고 현실감 입힌 공감로맨스

입력 2014-07-05 10:00  


현실로맨스가 찾아왔다.

tvN의 금·토를 책임졌던 장르물 ‘갑동이’가 떠난 자리를 ‘연애 말고 결혼’이 채웠다. ‘연애 말고 결혼’은 로맨틱코미디 특유의 톡톡 튀는 매력을 기반으로 결혼을 원하는 2030대 젊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쉬이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요소들로 버무려 차별화를 내세웠다. 1회, 예의 있는 이별하는 법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이별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섰다는 평가다.

지난 4일 방송된 tvN ‘연애 말고 결혼’에서는 결혼만을 원하는 여자 주장미(한그루 분)가 호텔방에서 남자친구 이훈동(허정민 분)을 위한 프러포즈 이벤트를 준비하는 장면으로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자유분방한 연애를 즐기는 이훈동은 프러포즈의 흔적을 보자마자 친구 공기태(연우진 분)의 방해 공작 속에서 줄행랑을 쳤다. 이후 이별을 선택한 이훈동은 예의바른 이별법이라는 합리화 아래, 잠수 이별법을 선택하는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갑자기 연락이 끊긴 남자친구의 이상증후를 보면서도 애써 현실을 도피하며 전화와 문자로 안부를 묻던 주장미는 우연히 다시 만난 공기태에게 이훈동의 소식을 물었다. 그러나 공기태는 주장미를 이훈동의 돈을 보고 만나는 파렴치한 여자라고 몰아붙였고 진심을 매도당한 주장미는 울면서 공기태에게 물을 끼얹었다. 이후 술을 먹고 찾아와 이훈동을 붙잡고 울며 매달렸던 주장미는 스토커 혐의로 경찰서로 끌려가 조사를 받는 등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주장미와 공기태의 인연은 끈끈해졌다. 앞서 독신주의 삶을 원하는 아들 공기태의 동향을 살피던 엄마 신봉향(김해숙 분)은 공기태에게 물세례를 퍼붓는 주장미를 눈여겨봤다. 신봉향은 공기태에게 주장미를 데려오면 사는 집을 내놓지 않겠다고 조건을 내걸고, 그 시각 스토커로 몰려 법정에 선 주장미는 공기태의 증언으로 무사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

‘연애 말고 결혼’은 여느 로맨틱코미디처럼 과장되고 극적인 설정 등을 곳곳에 배치했지만 그 속에서 느끼는 사랑에 대한 인간적인 감정을 현실감 있게 다루며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결혼이라는 큰 화두와 결혼을 바라보는 각기 다른 성향의 캐릭터들의 유기적인 관계들이 흥미를 더했다.

연우진은 전에 볼 수 없었던 까칠한 매력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고 한그루 또한 코믹한 모습부터 처연한 모습까지 천의 얼굴을 보이며 우려됐던 원톱 여주인공으로서의 자질을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파격적인 첫 장면으로 눈길을 끌었던 연기돌 한선화와, 풋풋한 매력을 앞세운 정진운, 코믹하면서도 입체적인 캐릭터로 감초 역할을 한 허정민까지 배우들의 호연이 ‘연애 말고 결혼’의 타당성과 공감대를 뒷받침했다.

공감과 현실을 입힌 새로운 로맨스로 호평을 받은 ‘연애 말고 결혼’이 이 행보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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