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K Group] 3편. 여유있게 민첩한 거인 Google

입력 2014-07-10 15:10   수정 2014-07-24 07:13

Google 검색 엔진팀 전지운 박사님과 함께



구글이라는 회사를 처음들은건 얼추 2003년 쯤 이였던 것 같다. 어느 사이인가 회사가 폭풍성장을 하면서 엄청난 영업이익과 특히 직원들에게 금시초문의 복지와 혜택을 주는, Don’t Be Evil이라는 이상한 모토를 가진 회사와 그 직원들이 갑자기 Mountainview 주변에 엄청 많이 늘어나 있었다.


지금은 회사의 무료 고급식당 (Gourmet Food)들이나 고액연봉 이런 것들이 널리 잘 알려져 있고 아마 실리콘밸리에서 IT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은 한번쯤은 다녀들 갔다고 생각이 된다.


너무 많이 소개되고 회자되어서, 구글이 뭐하는 회사인지,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 또 어떤 새로운 연구를 하는지등 대략적으로는 많이 알려져 있다. 이번 구글 I/O (매회 개최하는 구글 관련 개발자 모임)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통한 세계지배가 더이상 우스개소리가 아닌것 처럼 들릴정도로 현란한 많은 일상에 안드로이드를 통한 서비스 제공을 예견했다.


하지만 이렇게 참 잘나가는 회사를 막상 가보면 한가로워 보이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 회의실들도 많이 비워있고 점심시간은 2시간쯤 되는듯 해보이고 언론에서는 연일 긍정적인 뉴스와 구글이 실험하는 새로운 신기한 기술이야기가 화제이다.


과연 검색과 광고로 버는돈으로 앞으로도 계속 승승장구할까? 전체 매출비중이 크게 안되는 안드로이드의 미래는 무엇일까? 지금의 직원들로 구글의 다음 먹거리를 만들수는 있는건가?


이런 의문들을 가지고 구글의 전지운 박사님을 만났다. 현재 구글 뉴스팀에서 랭킹 알고리듬 연구 프로젝트 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국에서 병역특례를 마치고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Google에서 오퍼를 받아서 지금은 7년째 근무중이다.


K Group의 초창기 회원으로써 소프트웨어/IT 서비스 그룹인 A 그룹의 초대 운영진이다. 지금도 K Group결성에 필요성을 이야기 꺼내자 마자 흔쾌히 한번 같이 해보시죠라며 소매를 걷어붙이던 모습이 생생하다.


워낙 구글에 대해 겉으로는 많이 알려져 있어서 오늘은 좀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이야기는 사람 이야기, 즉 구글의 인재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구글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것은 단순히 연봉을 높게 준다던지, 성공한 사람을 데리고 온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말 사람을 진정성있게 대하고 그 사람이 최선을 다하고 최대의 노력을 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해준다. 이걸 진심으로 ‘종업원’이 느낄수 있을까?


어느 스타트업에서 구글의 VP급을 연봉 50만불에 주식도 주고 C Level(최고 경영자 레벨급 - 필자주)로 조인하라고 오퍼를 했나봐요. 그 VP는 거절했답니다. 연봉이 현재 몇백만불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대접받고 있다는걸 알고있는 모양이에요 이를 두고 전박사님은 ‘메이져 리그론’으로 쉽게 설명해 주셨다.


메이져 리그 야구는 인종, 나이, 출신, 학력등과 상관없이 전세계에서 야구 잘한다는 사람은 다 데려온다. 구글은 여기서 야구라는 말을 소프트웨어 코딩으로 대치만 하면 똑같다는것이다. 즉 이런 star player들, 즉 그 분야 최고 선수들이 즐비해 있고 그들이 주인공이다. 게다가 전세계 어디에서든 어떤 특별난것을 제일 잘한다면 어느새인가 구글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 이런 인재들을 데리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것일까?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씨와 세르게이 브린씨, 그리고 최고 경영고문인 에릭 슈미트씨가 무슨 목표가 있는걸까? CEO인 래리 페이지씨가 남긴 지금은 유명한 ‘경영 이념’ 이야기가 있다.


첫째는 Mooonshot프로젝트, 즉 어마어마하게 불가능해보이는 프로젝트를 시도해보라라는 주문과 둘째는 소송 안당할 프로젝트면 하지 말라라는 주문이다. 이쯤되니 필자도 말들은 그를듯 한데, 엄연한 기업세계에서 이를 어떻게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따르게 할까 의문이 불쑥불쑥 쏟는다. 왜냐하면 이건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전 박사님은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회 발전에도 단계가 있듯이 이런 crazy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실행하는것은 이제 cool한 단계가 되었어요. 돈을 쫓는 단계는 더이상 쿨한것이 아니고 세상에 필요한 큰 일을 하는것이 쿨한것이지요.” 구글의 문화는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새로운 석유 매장지역을 발견해서 돈을 버는것이 아닌것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 혹은 제품/서비스를 이야기하는것인가? “구글은 프론티어 사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프론티어 사업? 말그대로 아무도 하지 않는 사업말인가? 구글의 업종을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구글은 돈을주고 판을 키우는 역량이 있으니, 실패해도 좋으니 필요할것인데 아무도 안하거나 못하는것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것 같다는 것이다. 언뜻 이해가 안가나 돌이켜 보면 구글 광고가 그랬다. AdWord는 전혀 새로운 방식 (Reverse Auction 광고주가 원하는 검색키워드의 지불의향 광고비를 직접 넣고 역경매를 통해 선정하는 방식 - 필자주)의 인터넷 검색광고기술로 시장을 선점하여 부동의 서비스를 만들었지 않는가.


그러고 보니 남이 하면 따라하는 Fast Follower 역활을 잘하는 회사들은 인재부터 목표까지 모두 다를수 밖에 없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안드로이드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 그것도 새로운 운영체계로 앞으로 열리는 Home Automation, Automobile, Wearable 등의 운영 시스템을 선점하겠다는 뜻이구나. 즉, IT 플랫폼 비지니스의 무서운 영향력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플랫폼 비지니스 모델은 Microsoft가 이미 이루어 냈고 실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현재 구글보다 이익이 더 많다. 플랫폼이 중요한것은 기초적인 기술 기반이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운도 따르지만) 그위에 다양한 회사들이 여러가지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해서, 더 이상 플랫폼 없이는 전체 생태계가 돌아가지 않게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최근에 IT 생태계에는 더욱 금자탑 같은 수많은 기능과 서비스가 연동이 되버리고 있고, 앞으로는 어떤 IT분야든 더욱 더 중요한 서비스 토양이 될 것이다. 여기서 전 박사님의 한마디에 무릅을 치면서 깨닫는다. “Landlord (빌딩을 가진 사람, 건물주 혹은 땅주인- 필자주)는 매우 risky한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지요.


아무도 안볼때 땅을 사거나 개간하거나 빌딩을 선투자 하지요. 하지만 거기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landlord는 그땐 나름데로 발뻗고 잔답니다” 구글에서 본 여유가 이제서야 설명이 된다. 구글이 무인 자동차에 투자하는 이유도, 의료, 차세대 연료, 미래 통신등 많은 분야의 선구자적인 인재들을 모시는 이유도 설명이 된다.


끝맺음을 하면서 구글이 그렇다고 맺고 끊음이 두리뭉실한 회사는 아니라고 한다. 밀어줄땐 확실히 밀어주되, 몇년간에 실적을 가지고 끝맺음은 확실히 한다고 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문화는, 그렇다고 책임지는 사람과 책임을 물리는 사람 사이가 서먹해지지 않는다는것이다.


미국의 많은 이혼부부들이 이혼후에도 ‘친구’하고 지내는것처럼. 이것도 Cool한 문화의 일부처럼 보였고 Xoogler (구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전 구글 직원, 그리고 그 네트워크 - 필자주)가 이동네에서 훈장처럼 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사람이 뭉치고 흩어지고 또 뭉치는것이 일을 함에 있어서 생기는 어쩔수없는 흐름이니, 그 흐름을 역으로 가지 않고 차라리 구글이라는 큰 호수안에서 해보라는 자신감 혹은 여유처럼 보인다.


어떤 이들은 구글이 오르가닉 음식의 무료제공이나 무료세탁 서비스 혹은 무료 출퇴근 버스/배 서비스에 대해 회사에서 일만 하라는 뜻으로 해석하거나 혹은 한국회사들은 이미 하고 있는데 뭐가 특별하냐라고 흑백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진정성이 우선이다. 그 진정성이 어디에 있는지 한달이면 충분히 깨닫는다.


사장이 사주는 밥한끼도 직원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약이될수도 있고 독이 될수도 있다. 근무중 순직한 직원가족에게 보험금은 물론, 10년간 연봉의 50%를 주고, 자녀 숫자마다 월 천불씩 혜택을 주는 제도가 있는 회사. 이걸 전해들은 어떤 구글러의 부인이 눈물을 쏟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구글러들이 갖는 여유와 그 속에서 큰 뜻을 품고 실행하라는 모토를 말로 주입하는게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주는 회사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