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 아토피혁명(12)] 나도 내 딸의 유아아토피치료는 쉽지 않더라

입력 2014-07-31 14:43  



아토피치료를 하면서 기분이 가장 좋을 때에는 환자의 경과가 좋은 것이다. 최근 들어 주변의 지인에게 추천을 받고 오는 환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이것은 그 동안 프리허그한의원의 아토피치료법이 나쁘지 않게 평가되는 것으로 생각돼 한편으론 뿌듯하다.


프리허그한의원을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늦은 나이에 귀여운 딸이 태어났고, 처가집으로 들어왔으며, 와이프도 일을 하게 됐다. 직업병인지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피부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랐고, 항상 와이프에게 잔소리를 해왔다.


하지만 중이 제머리 못 깍는다고, 유난히 열이 많던 딸에게 유아아토피증상이 생겨버렸다. 내가 다른 환자들을 돌보느라 신경을 못쓰던 와중에 딸의 아토피가 심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 상황이 되었을 때 가족들의 반응, 행동, 생각을 보면서 느낀 것은 ‘끝도 없는 불안감’이었다.


아이의 아빠가 아토피치료를 하는 한의사임에도 불구하고 티비나 주변의 친지, 지인들을 통한 온갖 아토피 정보들에 가족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토피환자들의 보호자들은 얼마나 불안하고 혼란스러울지를 좀 더 가슴 깊이 인지하게 됐다.


의료인의 감정이 이입될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을 치료하는 것이 타인을 치료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필자가 딸을 치료하면서 주위의 말들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수 많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쌓였던 어떤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딸의 피부가 좋아지고 몸도 건강해진 이후에는 더 강한 확신이 자리잡게 됐다. 치료과정을 지켜봤던 가족들도 지금은 프리허그한의원의 아토피치료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


쓴 맛의 한약을 먹으려 하지 않는 딸과 전쟁을 치르면서 만들게 된 것이 지금의 ‘유아용 증류한약’이다. 이 약으로 수많은 소아아토피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니 딸의 아토피발병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딸이 더 컸을 때 아빠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한의사로서 살아왔던 삶의 모습들이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일이 내게 무거운 과제로 남는다.


한의사 서산은 `아토피혁명` 실용편의 저자이며 프리허그한의원 서초본점의 수석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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