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따르면 포락지형으로 유명한 은나라의 주왕은 달기라는 매력적인 미녀에게 빠져 나라를 잃었고, 주나라 유왕은 포사라는 여자에게 빠져 왕비를 내치고 포사의 아이를 태자로 봉하며 백성의 민심을 잃었다. 이 외에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미인으로 인해 한 나라가 쥐락펴락 된 역사적 사건은 굉장히 많은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경국지색`이라는 한자성어 역시 나라를 뒤흔들만한 아름다운 미인을 가리켜 표현한다.
요즈음 `외모지상주의`라는 표현을 많이 쓰며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여성의 욕구와 미인에게 이끌리는 남성의 모습은 비단 현대 시대에 국한된 사회적 분위기라고는 볼 수 없는 듯 하다.
미를 추구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지만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미의 기준’이다. 옛 선조들은 흰 살결에 검은 머리카락, 넓은 엉덩이와 가슴, 작은 코를 미의 기준으로 삼았다. 또 불과 10년 전만 해도 큰 쌍꺼풀을 가진 눈과 오똑한 코가 미의 기준이었다면 요즘엔 얼굴의 한 부분이 아닌 전체적으로 조화를 잘 이룬 얼굴이 미인으로 꼽힌다. 또한 V라인 얼굴, 동안 얼굴이 미인으로 인식되면서 턱, 광대 등을 수술하는 안면윤곽수술과 양악수술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아무리 성형이 대중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나 어디어디 수술한 사람이다`라고 밝히기를 자처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지고 있는데, ‘자연스러운’ ‘마치 원래의 내 얼굴인듯한’ 안면윤곽수술과 양악수술의 선호도가 계속해서 높아지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안면윤곽수술이나 양악수술은 눈 성형처럼 절개선이 보인다거나 코 성형처럼 보형물을 삽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티가 나지 않는다. 또 수술 전/후를 비교했을 때 그 어떤 성형수술보다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내주기도 한다.
그러나 안면윤곽수술과 양악수술을 한 이들의 하나 같은 걱정거리가 있으니 ‘금속 고정핀’에 관한 걱정이다. 일부 절골술이나 양악수술은 절골된 뼈를 제대로 고정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뼈를 고정해주기 위해 사용되는 고정핀과 나사가 티타늄 소재의 금속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아무리 수술한 티가 나지 않는다고 해도 엑스레이 등을 통해서는 쉽게 발견될 수밖에 없다. 간혹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나 친구 및 지인과 해외여행을 계획한 경우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 할 때 금속핀으로 인해 소리가 나는 것으로 숨겨왔던 수술 사실이 탄로날 까봐 걱정이라며 하소연 하기도 한다.
금속고정핀으로 고정을 했다면 고정핀 제거수술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나가사 박혔던 부위에 구멍이 남게 되며, 또 다시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한 비용과 시간도 만만치 않아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고정핀이 바로 투명고정핀이다.
투명 고정핀은 생체 흡수성재료인 PLLA(합성고분자)와 사람 뼈의 주 성분인 u-HA(hydoxyapatite)를 혼합해 만들어진 것으로 미국 FDA와 유럽 CE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도 믿을 수 있고 티타늄 못지 않은 강도를 낸다. 수술 후 6개월이 되는 시점부터 서서히 녹아 들기 시작해 3~4년 후에는 체내의 칼슘으로 흡수되어 없어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므로 당연히 엑스레이나 공항 보안검색대 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이처럼 흡수성 투명 고정핀을 이용한 일명 ‘투명 윤곽수술’과 ‘투명 양악수술’은 철저히 환자의 입장을 고려한, 환자의 편의를 위한 수술이라고 할 수 있다. 핀제거 수술이 불필요하고 수술 후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에 공항 보안검색대 통과로 성형사실이 탄로날까 노심초사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유의해야 할 것은 투명 윤곽이나 투명 양악수술은 기술을 알고 있다고 해서 모든 의사가 행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대로 된 고정 강도를 주기 위해서는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따라서 반드시 관련 분야에 많은 경험을 보유한 집도의와 상담과 진단을 통해 시술 받아야 한다.
성형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많아짐에 따라 여러 방면으로 성형기술과 방법 또한 발전해 가고 있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성형기술이 업그레이드 되어 많은 환자를 만족시켜줄지 기대해본다.
* 성형외과 현원석 대표원장
- 대한성형외과학회 정회원으로 약 2000여 건의 안면윤곽 및 양악수술을 집도하였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를 거쳐 삼성의료원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미국 워싱턴대학 성형외과 교환교수를 역임하고 아이디병원 대표원장을 거쳐 현재 JJ홍진주성형외과 원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