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화웨이·ZTE·쿨패드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을 지렛대 삼아 판매량을 급격히 늘리면서 한때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 업체들은 제품 진용이 워낙 보급형 위주였고 중국 내수 시장 이외 다른 곳에서는 성과가 크지 않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금세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에서 틈새시장을 노린 샤오미는 상대적으로 이들 업체보다 견제를 덜 받았다. ‘중국의 애플’이라는 상징적인 별명도 아이폰을 베낀 듯한 제품이 나오면서 얻은 반어적인 별명이었다.
그러던 샤오미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그랬듯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야금야금 공략하더니 지난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마저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이 5일 전해졌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샤오미가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4%를 기록하며 12%에 그친 삼성전자를 2%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좁쌀(小米)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을 만큼 큰 성과를 거둔 셈이다.
다만 샤오미의 최대 약점은 아직 제품 판매의 대부분이 중국 시장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캐널리스는 샤오미가 지난 2분기 판매한 스마트폰의 97%가 중국 본토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강력한 내수 수요를 바탕으로 한 중국 시장이 있었기에 샤오미의 성장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샤오미가 조금씩 중국 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에는 커다란 위협이 될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와의 전선이 넓어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끈 MI3 스마트폰을 최근 인도 시장에 출시했다. 가격도 1만4999루피(약 25만원)로 보급형 제품에 적당하게 책정했다.
인도는 휴대전화 시장 규모가 중국에 이어 2위, 스마트폰 시장 규모도 중국·미국에 이어 3위인 국가다.
보급형 제품을 선보이는 샤오미로서는 중국과 인도 시장을 석권하면 단숨에 삼성전자나 애플까지 위협하는 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셈이다.
샤오미뿐 아니라 비보, 오포, 메이주 등 이른바 중국의 ‘2세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세계적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특히 샤오미의 무서운 점으로, 이 회사가 원래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애플이 하드웨어 사양이 상대적으로 삼성전자보다 낮은 데도 최고급 시장에서 삼성과 거의 대등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가 소프트웨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한 강점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샤오미의 최고경영자인 레이쥔과 빈 린 모두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담당했던 유고 바라(Hugo Barra) 구글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거센 추격자로서 발빠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샤오미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인도시장에서는 현지 업체인 마이크로맥스로 부터 추월을 당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어떠한 수성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샤오미 소식에 네티즌들은 "샤오미, 대박이다", "샤오미, 짝퉁이 진퉁을 넘으려고 하네", "샤오미, 모방에서 창조?", "샤오미, 진짜 중국껀 줘도 안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샤오미 미3 공식 홈페이지/ 카날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