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비판한 노조위원장,징계는 몰라도 해고는 지나쳐

입력 2014-08-13 09:48  

사장의 비위 의혹을 제기하고 비판한 노동조합 위원장를 해고한 사측의 조치는 지나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이승택 부장판사)는 재단법인 불교방송이 "노조위원장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불교방송의 노조위원장이던 손 모씨는 2012년 11월 사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회사 건물 안에 수차례 붙였다.

사장이 직원들에게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하면서도 재단 예산으로 자신의 출장비·명절 선물비를 지출하는 등

방만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와함께 사장이 이사회 동의 없이 광고 유치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불교 신자가 아닌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대해 재단은 손 씨에게 대기발령 2개월 처분을 내렸음에도 계속 성명서를 게시하고 건물 정문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자 해고했다.

손 씨는 지방노동위원회를 거쳐 중노위에 구제 신청을 내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고, 재단 측은 이 판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던 것.

재단은 재판에서 "손 씨의 행위로 사장의 명예가 훼손됐고, 재단의 대외적 신인도가 떨어졌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손 씨의 행위가 징계 사유에는 해당하지만 해고 처분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손 씨는 성명서에서 근로조건 개선과 관련된 부분보다는 사장의 종교 관련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며

"경영 사항인 사장 퇴진 관련 분쟁에 적극 개입,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점에서 징계 사유"라고 지적했다.

다만 "성명서 게시 활동이 재단 건물 내에서만 이뤄졌고, 분쟁 과정에서 나온 성명서에 대해

일반이 진실이라기보다는 일방의 주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사장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해고는 지나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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