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총사’ 유쾌하고 흥미로운 낭만 활극의 등장이오!

입력 2014-08-18 10:11  


‘삼총사’가 대장정의 첫 발을 내딛었다.

‘나인’ 사단의 저력은 여전했다. 사극과 판타지를 적절히 섞어내는 능력과 재기발랄한 유머 코드로 또 하나의 새로운 사극 장르를 개척한 모양새다.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은 물론 배우 간의 시너지까지 발현되며 차기 웰메이드 사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tvN 일요드라마 ‘삼총사’ 첫 방송에서는 과거 시험을 위해 홀홀단신으로 한양으로 떠난 강원도 무인 박달향(정용화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한양에 단꿈을 갖고 출가했으나 눈 뜨고 코 베어 간다는 한양은 박달향에게 있어 한없이 험난한 곳이었다. 이 가운데 과거 시험 전날, 어렵사리 주막에서 묵게 된 박달향에게 벌어진 무시무시한 일은 한양의 무서움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의문이 사내 무리들이 과거 시험 응시자 중 실력 있는 자제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살인이 일어난 것. 이는 경쟁자들을 줄이기 위한 사대부의 은밀한 사주였다. 사실을 알아챈 박달향은 그길로 사내 무리들을 찾아 나섰고 그길로 소현세자(이진욱 분), 허승포(양동근 분), 안민서(정해인 분)을 만났다. 사주를 한 사대부를 즉시 포도청에 넘기는 등 소현세자 무리는 박달향에게 큰 힘이 돼 주었고 사건 해결 후 각자의 갈길을 떠났다.


그러나 이 인연은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박달향이 안민서 말에 우연히 떨어뜨리고 간 연서를 발견했기 때문. 그 연서를 보낸 이는 다름 아닌 세자빈 강빈(서현진 분)이었던 것. 허승포의 주장에 따라, 소현세자는 박달향을 다시 불러들였고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과거 급제 후, 그 여인에게 청혼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던 박달향은 망연자실했다.

삶의 목적을 잃은 박달향에게 소현세자는 꼭 과거에 급제해 역모에서 완전히 벗어나라고 명했다. 실의에 빠져 낙향할 시, 여전히 세자빈에게 연심을 품고 있는 것이라고 간주할 것이라 으름장을 놓은 것. 소현세자의 예감대로 박달향은 과거 시험서 무예에 유능한 면모를 뽐냈다. 그러던 중 과거 시험장에 나타난 소현세자와 그 무리들을 보고 놀란 박달향은 활을 잘못 쏘며 시험장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소현세자는 이 모습을 보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로써 두 사람의 질긴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삼총사’는 역사 속 인물 소현세자와 픽션 속 인물 박달향(달타냥)을 적절히 섞어내며 또 다른 흥미를 유발했다. 사극 특유의 진중함을 덜어내고 유쾌함을 불어넣었다. 여기에는 활극이라는 장르가 딱 어울리도록 시종일관 뛰고 구른 배우 정용화의 존재감이 크게 한몫했다. 이진욱은 사극의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극의 묵직함과 균형감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사극 초짜들의 만남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네 남자의 호흡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인’ 사단의 제작진은 또 한 번의 대박 행진을 예감케 했다. 회가 거듭할수록 뒷심을 발휘해 온 ‘나인’ 사단인 만큼, 향후 더 폭 넓고 풍성해질 ‘삼총사’의 본격적인 이야기에 흥미가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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