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재벌이 소유한 서울 강남 땅과 건물이 31조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삼성그룹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현재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강남 마지막 금싸라기땅인 한국전력 부지 매입을 두고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오늘(19일) 재벌닷컴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소재 노른자위 부동산을 보유한 국내 10개 대기업그룹을 대상으로 부동산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개 그룹의 토지와 건물을 합친 평가액은 6월 말 기준 30조8천630억원으로 집계됐다.
토지 규모는 30만7천900평(101만6천110㎡)으로 평가액이 17조3천억원, 건물 평가액은 13조5천630억원으로 조사됐다.
<사진=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일대 항공 촬영 (네이버지도)>
가장 많은 강남 땅과 건물을 가지고 있는 곳은 역시 삼성그룹이었다.
삼성그룹의 토지와 건물을 합친 강남 3구 소재 부동산 평가액은 12조6천80억원으로, 10대 재벌이 가진 부동산의 40%를 차지했다.
삼성그룹이 보유한 서초동 등 강남 3구 노른자위 토지는 모두 44곳 14만7천700평(48만7천500㎡)으로, 평가액만 8조1천160억원이다.
서초사옥과 새로 매입한 역삼동 옛 KTB빌딩 등의 20여개 건물 평가액도 4조4천920억원에 이른다.
서울 강남역 일대를 접수한 삼성그룹의 부동산 사랑은 이제 압구정, 청담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2008년 이후 삼성생명을 통해 청담동 일대의 토지와 건물을 대거 사들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마지막 남은 대형 금싸라기 땅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한국전력 부지 인수를 놓고 맞붙은 현대차그룹의 강남 부동산 보유 규모는 삼성의 10분의 1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의 강남3구 소재 토지와 건물은 양재동 사옥과 압구정동(기아차), 잠원동(현대하이스코) 등 3건에 불과하다.
토지(3천260억원)와 건물(1조3천120억원)을 합친 부동산 평가액은 1조6천380억원으로, 13조원에 육박하는 삼성그룹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진=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연합뉴스)>
현재 삼성과 현대차가 인수전에 뛰어든 강남 한전부지는 2만4천평(7만9천342㎡) 규모로, 지난해 기준 장부가액은 2조원대, 공시지가는 1조5천억원에 육박한다.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의 2파전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한국무역협회가 인수 희망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바라는 등 물밑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전력이 이달 말 매각공고를 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부동산 부자 삼성그룹의 강남 땅 독식이 이어질지 새로운 사옥에 목마른 현대차그룹의 염원이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