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세영 "해적' 유해진 능청연기 감탄...영화 찍고 싶다"

입력 2014-08-21 17:22   수정 2014-08-27 17:44



한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아역 배우들이 많다. 늘 ‘아역 배우 성장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이세영은 누구보다 바르게 잘 자라주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예쁜 얼굴을 그대로 유지하며 매번 폭 넓은 감정선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성숙된 연기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한국경제TV 와우스타와의 인터뷰에 나선 이세영은 지난 12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에서 장준현(지현우)의 첫사랑 박수인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였다. 박수인은 최춘희(정은지)에게 빼앗긴 관심을 되찾고자 악행까지 서슴치 않는 인물. 장춘현, 최춘희와 삼각관계를 이루며 극적 재미를 높였다.

“‘트로트의 연인’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들께 감사해요. 16부작 드라마는 처음이었어요.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 아쉬워요. 마지막 촬영까지 기분 좋게 했어요. 최선을 다한 작품이었기에 후회가 없고 여한이 없어요.”

극중 박수인은 외적으로는 모든 것을 겸비한 것처럼 보이는 엄친 딸이지만 사실은 과거 유명한 가수였던 어머니 양주희(김혜리) 이사의 꼭두각시 같은 삶을 살아온 인물. 이세영은 박수인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했지만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수인이가 열등감에 빠진 캐릭터잖아요.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때 ‘어떻게 잘 전달해야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제 성향과는 반대라 힘들었어요. 저는 언성을 높여 본적이 없거든요. 소리 지르는 장면 찍을 때마다 낯설었어요. 노래든 연기든 즐기면서 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이세영은 처음 ‘트로트의 연인’ 시나리오를 봤을 때 박수인 캐릭터에 강한 이끌림을 느끼고 출연을 결정했다. 박수인의 감정을 빡빡한 촬영 스케줄 속에 완벽하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시간에 쫒기다 보니 아쉬웠던 장면이 많아요. 처음에는 작가님이 써주신 대본을 그대로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엄마로 호흡을 맞춘 김혜리 선배님께서 ‘세세한 거는 너에게 맞게 바꿔라’고 충고를 해주셨어요. 진짜 딸처럼 대해주셔서 연기 감정이 잘 잡혔어요. 교도소에서 대면하는 장면에서는 리허설 도중에 눈물을 흘리며 엄청 우셨어요. 감독님과의 소통과 시청자들의 평을 귀 담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세영은 드라마 종영 이후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 친구들과의 수다를 꼽았다. 평소 친구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는 친구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단다.

“당분간 차기작이 결정되기 전까지 지친 심신을 달래고, 영화도 보고, 친구도 만나 맥주에 치킨을 먹고 싶어요.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친구들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얼굴을 가리지 않고 편안한 차림으로 나가면 많은 분들이 알아보시지만 친구들 만나는 게 너무 좋아요.”

5살인 1996년 SBS ‘형제의 강’으로 대중 앞에 나선 그녀는 어느덧 데뷔 18년을 맞이했고 몸에 배우라는 직업을 꼭 맞췄다. 한순간도 배우라는 직업에 충실하지 않은 적이 없던 이세영은 늘 칭찬받는 배우였다. 엘리트 배우 코스를 밟으며 잘 자라준 고마운 배우 이세영에게 연기는 운명이었다.

“얼굴이 알려지면 위험한 상황에 덜 처하지 않을까 염려하셨던 부모의 손에 이끌려 연기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카메라 앞에 섰지만 이제 연기는 평생 해야 하는 것이죠. 어렸을 때 촬영장은 행복했던 기억들이에요. 그 때 나는 다른 것을 병행할 수는 있으나 연기는 ‘평생 가져가자’라고 생각했어요.”

아역 배우 시절 영화 ‘아홉살 인생’, ‘여선생 VS 여제자’, ‘열세살, 수아’를 통해 귀여운 매력이 강조됐다면 SBS 드라마 ‘결혼의 여신’에서는 재벌가 며느리 삶을 꿈꾸는 속물녀 민정 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를 선보였고, 영화 ‘피 끓는 청춘’에서는 청순가련 종결자 서울 전학생 소희를 연기했다. 류승룡, 오상진이 속한 프레인 TPC와 전속계약을 체결, 성인 연기자로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스무 살 때는 아역 이미지를 깨고 싶었지만 이제는 아역 배우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억지로 떼려고 하지는 않을 거예요. 아역 이미지를 벗어나는 게 중요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변신을 해야죠. 하지만 부담을 가지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해요.”



‘트로트의 연인’으로 확인한 건 연기에 대한 열망이었다. 더욱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단다. 성인 연기의 맛을 보고 나니, 더욱 욕심이 난다.

“예전 출연했던 작품 중에 결혼 장면도 있었어요. 그러나 이번 작품을 성인 연기의 첫 작품으로 기억하시는 것 같아요. 얼굴이 선하게 생겨서 수수한 것이 문안하다고 생각하시는데 개성 강한 독특한 역을 하고 싶어요. 20대 초반이니까.”

새침하고 도도한 이미지일 것 같은 그녀는 털털한 성격의 여대생. 현재 성신여대 미디어영상연기학부에 재학 중이다.

“현재 3학년 1학기 휴학 중이예요. 공부는 하고 싶은데 스케줄이 어려워요. 조만간 복학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고민이에요. 미팅과 소개팅은 꼭 하고 싶어요.”

데뷔 18년 차이지만 이세영은 아직 어리다. 때문에 호기심도 많고, 적극적이고, 승부욕 있는 그녀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보려 한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다.

“차기작은 아직 확정된 게 없어요. 하지만 영화를 하고 싶어요. 최근 영화 ‘해적’을 봤는데 유해진, 김남길 선배님의 능청스런 연기에 감탄했어요. 영화를 찍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멋진 배우로 다시 인사드릴게요. 앞으로 많이 응원해 주세요.”(웃음)

(사진 = 스튜디오 아리 이한석)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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