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 할래’ 서하준에게 있어서 임세미가 왜 특별한 존재인지 이유를 찾기 어렵다.
29일 방송된 SBS 일일드라마 ‘사랑만 할래’ (연출 안길호, 극본 최윤정) 64회 방송분까지 보면 최유리(임세미)는 김태양(서하준)이 ‘처음으로 모든 걸 털어놓은 사람’에도 불구하고 주위 이간질에 넘어가 그를 의심하고 시험하고 있다.
‘사랑만 할래’ 초반 방송분에서 최유리는 의사인 김태양에게 반해, 스토커를 자처하며 그를 따라다녔고 결국 연애에 성공했다. 김태양은 가슴속에 담아두기만 했던 자신의 인생사를 털어놓을 만큼 최유리와의 관계를 소중히 생각했다.
최유리도 마찬가지였다. 최유리는 김태양의 생모가 이영란임을 알게 되었을 때도 그와 헤어질 수 없음을 알았다. 자신의 생모가 이영란이 아니란 사실까지 밝히며, 그와 헤어져야 할 이유보다 만나야 할 이유를 찾았다.
‘사랑만 할래’ 요즘 방송분에서의 김태양은 자신의 생모가 이영란임을 알게 돼,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태양이 며칠간 연락두절이 되고,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말하자 최유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다”고 확신하는 양양순(윤소정)과 다르게 최유리는 주변의 이간질에 넘어가기 시작했고, 그를 시험하고 관찰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연애에서 확신을 주지 않는 상대를 의심한다고 해서 비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유리와 김태양의 사이는 많은 사람들과 많은 상처, 오랜 시간이 얽혀있음을 최유리 본인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첫 만남부터 현재까지 김태양이 그 모든 것을 의도적으로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면, 최유리가 과연 사랑에 빠졌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최유리는 본인이 만만치 않다는 걸 잊고 있는 것 같다. 혹시 김태양이 돈이나 복수 때문에 접근한 것이라 하더라도, 현재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문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다가 본래 최유리의 캐릭터는 노력해서 반드시 쟁취하는 스타일이지 않았나.
조금의 시간도 떨어져 있기 아쉬워하던 커플이 의심하고 마음을 재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단순히 질문하지 않고 그를 관찰한다면 알 수 있을 법도 한데 말이다. 그가 왜 연락두절이 되었는지, 왜 집에서 나와 지내는지, 얼굴의 상처는 어떻게 난 것인지, 치료는 어떻게 했는지, 병원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이상한 점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최유리가 할 일은 부적을 몰래 넣고, 도망칠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안아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