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프리뷰] '타짜-신의 손' 유쾌함과 잔혹함 사이

입력 2014-09-03 11:23  

`타짜-신의손`은,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잔혹했다.



영화 ‘타짜’가 개봉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호평을 보냈다. 허영만 화백이 그린 만화 원작의 힘,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기억에 남는 대사들, 화려한 장면들. 그렇기에 청소년 관람불가영화임에도 680만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런 ‘타짜’가 두 번째 이야기를 들고 왔다. 전혀 다른 감독과, 주인공 고니 대신 고니의 조카 함대길(최승현)의 이야기와 함께. 영화 ‘타짜-신의 손’(감독 강형철, 제작 유한회사 타짜2문화산업전문회사)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거나 기대하지 않는 영화다. 전작의 그림자가 너무나 크기 때문.

하지만 강형철 감독은 영리하게 자신의 색깔을 드러낸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사용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고, CF 혹은 애니메이션 같은 기법을 사용한 신들도 눈에 띈다. 카체이싱 장면에 등장하는 강형철표 OST는 반가울 정도. 최승현과 신세경의 깜찍한 첫만남부터 어두운 재회까지. 멜로에서 액션,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재미를 준다.

배우들 역시 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무리 없이 해낸다. 최승현은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줬고, 신세경도 그동안의 청순한 연기를 벗어나 당찬 허미나로서의 매력을 뽐냈다. ‘타짜-신의 손’에서 악인 연기를 맡은 곽도원의 연기도 눈부시다. 이하늬는 ‘쌍년’으로 제대로 변신했다. 김인권 이경영 고수희 오정세 박효주 등의 연기도 만만치 않다.

또한 전작에 등장한 고광렬 역의 유해진과 아귀 역 김윤석의 등장 역시 눈에 띈다. 유해진은 극중 함대길의 스승으로 출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후반부 등장하는 김윤석의 카리스마도 여전하다. `화이`로 김윤석과 호흡을 맞추었던 배우 여진구의 깜짝 출연도 놓치지 말 것.

이 영화는 당신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 과거의 ‘타짜’를 기대하고 가는 사람들에겐 아쉬움을, ‘써니’ ‘과속스캔들’의 감독의 유쾌함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다만 이 영화의 상영시간인 147분이 어떻게 작용될지는 의문이다. 꽤 긴 시간동안 주인공들과 함께 하는 많은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끝날 듯 끝날 듯 다음 사건으로 연결된다. 재밌거나 지루하거나. 그건 관객의 몫이다. 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47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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