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아이’ 뉴스와 토론은 어디가고 가십만 남았나

입력 2014-09-03 14:38  


‘매직아이’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야심차게 투입한 김구라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여전히 3~4%의 시청률을 전전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성적표라면 낮은 시청률이라는 이유로 시민들의 의식 변화에 기여한 ‘심장이 뛴다’를 폐지한 명분이 서지 않는다.

‘매직아이’는 ‘세상의 숨겨진 1mm가 보인다’는 취지로 뉴스와 토크를 접목시킨 포맷을 취하고 있다. 주제에 맞는 논쟁거리를 던지며 토론을 이어가는 형식인데 다른 토크쇼와 마찬가지로 연예인 사생활 공개로 흘러가 아쉬움을 주고 있다.

지난 2일 가수 존박 레이디제인 광희가 게스트로 출연해 ‘도대체 어디까지 솔직해야하나’라는 주제를 놓고 토론을 진행한 ‘매직아이’는 녹화 당일 화제가 되었던 레이디제인의 열애기사 이야기로 방송을 시작했다. 출연진들은 사진을 돌려보며 사귀는 사이다 아니다 논쟁을 벌이며 화제를 만들기에 급급해보였다.

이어 솔직함에 관한 주제로 펼쳐진 ‘땔감뉴스’에서는 “호불호 솔직하게 말해야한다” “나의 무식함 솔직히 말해야한다” “야자타임 솔직히 다 말해도 되나” 등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문소리는 정치적 성향을 밝혔다가 논란이 된 일을 털어놓았고, 존박은 술자리 야자타임에 대한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가장 오랜 시간을 할애한 부분은 “남녀 사이의 과거 솔직하게 말해야한다” 였다. 레이디제인과 이효리는 공개열애 반대를 외치며 어느 방송에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연예인의 연애사로 토론이 흘러갔다.

초반에는 사회 이슈에 관한 토론을 이어가다가도 결국 사생활 이야기로 흐른다. 토론에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을 이야기하며 주장을 뒷받침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가십거리로 흐르는 것이 문제다. 토론이 아니라 연예인들의 수다를 보는 듯하다. 뉴스는 구실일 뿐 사적인 대화만 하다가 흐지부지 끝나고 만다.

이날 방송에서는 1년 후 ‘매직아이’의 희망사항을 담은 ‘매직아이 미래뉴스’를 신설해 토론을 정리하며 마무리 지었으나 다른 토크쇼와 다를 바 없는 ‘매직아이’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며 표류하고 있다.

가벼운 사생활 이야기가 아닌 ‘매직아이’만의 색깔이 필요할 때다. 매회 방송 내용이 실시간검색어에 오르내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걸로 위안삼기엔 감동을 전했던 ‘심장이 뛴다’를 폐지한 아쉬움이 자꾸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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