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하반기 공채 본격 '개막‘

이근형 기자

입력 2014-09-05 10:32   수정 2014-09-05 10:35

<기자> 취준생 여러분, 추석이 코앞인데 맘놓고 쉴수 없는 기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취업준비하던 시절에 고향에 내려가기가 싫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실제 취업포털 사람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구직자 10명 가운데 8명이 올 추석연휴때도 취업준비에 매진하겠다고 했다고 하죠.

<앵커> 명절연휴는 가족 친지들과 어울리라고 있는 건데, 다같이 쉴 땐 취업준비생들도 좀 쉬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다같이 쉴 땐 쉬어줘야죠. 그런데 다같이 안쉰다는게 함정입니다. 하반기 공채시즌이 본격 개막했습니다. 주요 대기업들의 하반기 공채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온 건데요. 대기업 인사담당자분들, 공채일정 좀 천천히 잡으시지 말이죠. 추석 연휴를 전후로 공채의 문이 대거 열리는데 우리 취업준비생들이 어떻게 맘편히 쉴 수 있겠습니까.
오늘은 코앞으로 다가온 기업들의 하반기 공개채용 소식 준비해봤습니다.

<앵커> 우리 구직자 여러분들은 아마 공채시즌이 한참 뒤에 시작돼도 추석때 맘놓고 쉬지 못했을 거에요. 차라리 바짝 준비해서 올해는 어서 취업하고! 내년 명절부터 기쁜마음으로 쉬고 싶은 마음일텐데, 일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일단 당장 긴박한 일정부터 정리해드립니다. 오늘 마감하는 기업들이 있어요.
『9월 5일
우체국시설관리단, 포스메이트, 한국장기기증원, 동부대우전자(주), 현대위아(주), 포항공과대학교, (사)새마을금고중앙회, 한국전기안전공사』
이런 업체들이 오늘 접수가 마감 되니까 잘 챙기셔야겠고요.
잔인하게도 추석 직후에 채용접수가 마무리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다같이 한번 살펴볼까요.
『9월 10일 현대아이파크몰, 현대LNG해운, 상호저축은행중앙회, KB투자증권, 반도건설, 동화약품, 언론중재위원회
9월 11일 대구은행
9월 12일 OCI,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진,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고졸), GS리테일, 성우오토모티브, 빙그레, 한국투자공사, 위닉스, 한국SC은행, 오리온, 한국투자증권,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한국은행
9월 13일 삼표
9월 14일 한국국제협력단, SK건설, 홈플러스, 호반건설, 한세실업』
먼저 올해 추석부터 대체휴일제인데 9월 10일 수요일에 무자비하게 마감하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현대아이파크몰과 LNG해운, KB투자증권 등이고요. 추석이 낀 한주동안 굴지의 기업들이 대부분 접수가 마감됩니다. 대구은행, OCI, 한진그룹, SC은행, 현대/기아차, 한국은행, SK건설 등입니다.

<앵커> 추석직후에 저렇게 채용마감이 몰려있었군요. 취준생들 정말 안쉬고 구직활동 나선다는 말이 이해가 가네요.
<기자> 그렇죠. 지금도 접수기간이니까 연휴 전부터 접수에 나선다고 쳐도, 저 기업들 다 넣으려면 연휴 내내 자소서를 다듬어야 할 판입니다. 이것저것 다 넘보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직무에만 도전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시는 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구직자들 입장에서 저 기업들 중 어딘들 가고 싶지 않겠습니까.

<앵커> 좋게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죠. 저 많은 기업들이 다 구직자들에게는 기회 아니겠습니까? 황금어장에 들어섰으니까 이제 대어를 낚는 일만 남았네요. 공채가 시작된 기업들을 살펴보니까 금융업체가 꽤 많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 하반기 공채의 특징 중 하나는 금융권의 채용이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있다는 점인데요. 하반기동안 은행권에서만 1천200명을 뽑습니다.
요즘 업황도 좋지 않다면서 금융사들이 왜 채용을 늘리는 지 궁금하시죠. 일단 금융사들이 최근 1년새 지난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는데요. 때문에 고액연봉자들을 많이 내보내고 신입사원들을 뽑을 수 있는 여력이 어느정도 생겼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고요. 두 번째는 은행들이 원래 준 공공기관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은행들이 업황부진을 이유로 채용에 소극적으로 나오니까 금융당국을 비롯해 정부에서 어느정도 입김이 들어간 것이 아닌가 이렇게 풀이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은행권은 해마다 경쟁률이 100대 1까지 나올 정도로 치열한 게 사실인데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보여지겠죠?
<기자> 맞습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인식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한동안 치열한 경쟁률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다른 기업들에 비해서 은행이 필요로 하는 스펙이 딱 떨어진다는 점도 취준생들이 선호하는 이유로도 보입니다. 금융관련 자격증과 영어점수, 또 인턴경험, 이런 것들이 취준생들로부터 은행취업에 필요한 스펙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은행들도 요즘 스펙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어가는 모습인데요. 은행권 취업의 정석만을 준비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주목해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17일에 접수가 끝나는 우리은행의 경우 지원서에 어학성적과 금융자격증란을 아예 없앴습니다. 그럼 뭐로 평가하냐 싶으실텐데, 한국사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합니다. 외국어 잘하고 금융관련 지식이 좀 있는 것보다 인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을 뽑겠다는 의지가 돋보입니다. 또 특이하게도 헌혈횟수를 기입하는 란도 있는데요. 횟수자체보다도 헌혈하려는 의지, 봉사정신과 배려심 같은 것을 평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기업은행의 경우도 지난해에 이어 지원자의 끼와 열정을 보는 채용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가동합니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지원자에게 시간을 주고 알아서 자신을 PR해 보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올해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합숙면접도 진행을 하는데요. 스펙보다는 사람자체를 깊이있게 평가하겠다는 의중이 돋보입니다.


<앵커> 이제 자격증보다는 인성과 인문학적 소양, 또 끼 위주로 사람을 보는 추세로 점차 변화해가는 양상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런 추세는 은행뿐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체 전반에서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채용에서 그룹이 개발한 인적성검사 HMAT를 실시하는데요. 당장 취업하는 데에만 연연하는 구직자보다 자신이 도전하려는 직무에 대해 확고한 주관을 가진 사람을 뽑겠다는 취지라고 합니다.
삼성그룹의 경우에는 올 상반기에 이미 SSAT 내용을 종합적 논리적 사고능력을 갖춘 사람이 고득점을 받을 수 있도록 개편했고요.
SK의 경우 텔런트 페스티벌을 열어 구직자의 역량과 끼를 어필할 수 있는 프리젠테이션을 실시합니다. SK는 특히 학교나 학력기입란을 없애고 블라인드 면접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순수하게 실력만 갖고 사람을 뽑겠다는 의도입니다.


<앵커> 추석이 낀 주까지 채용일정을 정리해주셨는데, 그 이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추석 연휴 한 주 뒤인 수요일에는 LG그룹 계열사들의 접수가 끝나는 LG그룹 계열사접수가 끝납니다. LG그룹은 그룹 내에 계열사 3개까지 중복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3곳 모두 합격할 수도 있는 것이죠. 우수한 지원자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해석이 되고요. 또 그밖에도 롯데그룹과 포스코, 두산그룹, 아모레퍼시픽, SK와 효성그룹, S-oil, 삼성 등 대형 업체들이 9월 안에 공개채용 접수를 마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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