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 CEO리스크에 KB'흔들흔들'

입력 2014-09-11 21:39  

<앵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경제팀 이지수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 기자. 임영록 회장이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끝까지 소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죠?
<기자>
네 맞습니다. 금융당국이 중징계를 결정하면 대부분의 CEO는 자진사퇴를 합니다.
그 이유는 단하나,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중징계를 받게 되면 일단 금융사 재취업이 3-5년간 제한됩니다. 사실상 금융권 퇴출입니다.
하지만 중징계라도 제재수위에 따라서 임기 보장여부가 다른데요. 임 회장이 받은 문책경고의 경우에는 계약기간. 즉 임기는 마칠수 있고 그 이후 재취업이 제한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금융위가 문책경고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더라도 법적으로 바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사례들을 보면 중징계를 받은 CEO들은 사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은 문책경고가 확정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났고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은 중징계가 결정되자 바로 사퇴했습니다.
다만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문책경고를 받았지만 임기를 한두달 앞둔 상황이라 그 임기를 채웠습니다.
최근 중징계를 받은 김종준 하나은행장도 사의의사를 밝혔습니다.
<앵커>
CEO들이 스스로 물러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겠습니까? 역시나 조직을 위해서 였겠죠?
<기자>
네 맞습니다. 금융업은 특히 정부의 규제를 많이 받는 산업입니다.
영업과 경영활동에 각종 인허가도 필요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금융당국과의 원만한 관계와 협조가 경영에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따라서 당국이 절차에 따라 CEO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 소명을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그 결과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현재 KB의 경우도 금융당국과 갈등이 커지면 경영에 좋을 게 없습니다.
LIG손해보험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는데 이 사업에 전혀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아이러니 한 부분은 임영록 회장이 소명하겠다고 밝히는 이유는 조직의 안정과 경영정상화입니다.
CEO리스크 때문에 KB전체가 악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본인이 자리를 지키면서 이 혼란을 가중시키는 측면이 있습니다.
임 회장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금감원장의 결정으로 조직화합과 경영정상화 노력하는 KB전체가 뒤흔들리고 있다. 하루 빨리 조직 안정화 시키겠다. 동시에 은행 비롯한 전계열사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 그룹 전체 경영 조속히 정상화 해 나가겠다."


<앵커>
KB사태의 장본인은 두명이었습니다. 임 회장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입니다. 하지만 이 행장과 임 회장의 행보에 차이가 있죠?

<기자>
이건호 행장은 금감원 결정이 나오자 마자 30분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본인 주장의 정당성과 별개로 더 이상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이번 사안이 진행되면서 KB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우선 이사회 갈등으로 인해서 주전산기 교체 작업이 지연됐습니다. 그로 인한 피해금액이 몇 십억원에 이르게 됩니다. 제때 교체하지 못하고 계약을 연정해야 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5월부터는 금융당국의 소명을 준비하면서 사실상 경영이 마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국의 소명이라는 것이 그리 간단한 절차가 아닙니다.
임 회장은 총 5차례에 걸쳐서 소명을 했구요. 1-2시간 가량 본인 얘기를 했습니다.
소명을 준비하기 위해서 개인 시간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업무시간을 할애 했다고 보면 될 겁니다. 또 이 소명을 준비하기 위해서 조직의 역량도 집중됐구요. 국민은행 또한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 결과는 실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천42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주요 은행들 가운데 꼴찌 수준이구요. 자산규모가 더 작은 기업은행이 5천778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민은행을 넘어섰습니다.
대출시장에서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습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대 시중 은행 중 지난 2012년 26.5%를 차지했던 대출 점유율은 올해 6월말 24.5%로 떨어졌습니다.
CEO리스크로 조직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정확히 파악할수는 없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고객 유출도 상당수 발생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당국은 KB에 대한 특별점검을 예고 하고 있습니다.
임영록회장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후 진행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 입니다.
<앵커> 이제 금융위원회의 결정만 남았군요. 당장 내일 금융위가 열리죠?
<기자>
네 금융위원회는 내일 임시 정례회의를 열어 임영록 회장의 중징계 안건을 상정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임 회장의 거취는 내일 결정이 납니다.
하지만 임 회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이미 끝까지 소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사실상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임 회장이 임기를 채우는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이의 신청에 2-3개월, 행정소송을 내서 대법원 확정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립니다. 임 회장의 임기가 2년이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 소명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임기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그기간동안의 CEO 리스크 역시 KB가 안고가야할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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