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주인공인 사도세자가 공화주의자로 그려졌다.
23일 방송 된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연출 김형식|극본 윤선주)에서 강력한 왕권을 지향했던 영조(한석규 분)와 신분의 귀천 없는 공평한 세상을 주장했던 사도세자(이제훈 분)의 대립이 그려졌다.
사도세자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아내 혜경궁 홍씨가 지은 `한중록`에서는 흉악한 병에 걸린 광인으로 평가되어 있으며 조선 후기의 문신 박하원이 기록한 `대천록`에는 100여명이 넘는 내시와 궁녀를 죽인 악인으로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친 노론이었던 홍씨가 쓴 `한중록`, 박하원의 `대천록` 모두 승자의 기록이라는 반론 역시 있으며 영조실록에서는 어릴 적부터 머리가 좋고 뛰어나 15세에 대리청정을 시작해 28세에 이르기까지 정사를 무리 없이 끌고 갔을 뿐 아니라 백성을 위한 정책을 시행한 훌륭한 왕재라고도 평가되어있다.
그래서 그동안 사도세자의 `뒤주 속 죽음`에 대해서도 정신병에 걸린 광인과 정치 싸움에 희생양으로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 `비밀의 문`의 사도세자는 후자를 선택했고 모두가 공평한 사회를 꿈꾸는 공화주의자로 표현되었다.
이를 두고 방송 전부터 살인 광기를 가졌던 사도세자를 미화한다며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는데 22일 `비밀의 문`은 첫 방송의 문을 열며 `본 드라마는 역사를 바탕으로 창작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공지 자막을 띄워 상상력이 가미된 팩션이라는 점에 명확히 선긋기를 했다.
`비밀의 문`이 역사왜곡 논란이라는 과제를 풀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대중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서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주연, 조연 배우 모두가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사도세자`의 역을 맡은 배우 이제훈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
군대 제대 후 첫 드라마로 `비밀의 문`을 선택한 7년차 배우 이제훈은 `비밀의 문` 1, 2회에서 23년 차 믿고 보는 명품배우 한석규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단속을 피해 불법인 세책을 시도하면서도 세책 때문에 포졸에서 폭행당하는 백성들을 보며 분노하는 참된 군주의 모습을 그려냈다.
일당독재 노론에도 `세책 허가`를 명하며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으며 영조의 선위폭동에 석고대죄를 하며 철회를 요청하는 모습 등을 통해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주, 조연 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순탄한 시작을 알린 `비밀의 문`이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스토리와 연기로 역사 왜곡 논란을 뛰어 넘어 웰메이드 드라마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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