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해외관광 지출, 올해 日 넘어설 듯··엔 약세·원 강세 따라

입력 2014-09-29 09:06  

올해 한국인들이 해외여행에서 쓰는 돈이 처음으로 일본인들의 해외 관광지출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인구 5천만명인 한국의 해외 관광지출이 인구 1억3천만명의 일본보다 더 많아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원화 강세로 여행비 부담이 줄어든 한국인이 외국에서의 관광지출을 크게 늘리는데 비해

일본인들은 엔화 약세 영향을 받아 외국 여행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한국은행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해외 관광지출액은 217억달러(약 22조7천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218억 달러를 나타낸 일본 해외 관광지출과의 격차가 1억달러(약 1천억원)까지 좁혀졌다.

일본의 인구 규모가 한국의 2.6배인데다 국내총생산(GDP)은 4배여서 그동안 해외 관광지출액은 당연히 한국보다 월등히 많았다.

10년 전인 2004년의 경우 일본의 연간 해외 관광지출은 382억달러인 반면, 한국은 124억달러에 불과해 격차가 258억달러에 달했고

일본의 해외 관광지출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는 연평균 270억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사정이 달라졌다.

2012년 말 달러당 86.76엔이었던 달러·엔 환율은 작년 말 105.04엔으로 21.1% 절하,

해외여행을 나가는 일본인 입장에서는 비행기표, 호텔비 등이 1년 만에 20% 이상 비싸진 것이다.

일본인들은 이에따라 관광지출을 2012년 279억달러에서 작년 218억달러로 1년 새 61억달러(21.9%) 줄였다.

거기에 달러·엔 환율은 최근 109엔대까지 올라 일본인들은 관광지출을 계속해서 줄이는 추세다.

반면, 원화 강세와 저가 항공사 확산 등으로 여행비 부담이 줄어든 한국인들은 해외 관광지출을 대폭 늘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평균환율)은 2012년 달러당 1,126.88원에서 작년 1,095.04원으로 2.8% 절상됐고

올해 8월까지의 평균환율은 1,042.64원까지 낮아졌다.

한국의 해외 관광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150억달러까지 줄었다가 2010년 188억달러,

2011년 199억달러, 2012년 206억달러 등 4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의 누적 해외 관광지출은 113억5천600만달러.

특히 지난 7월 해외 관광지출은 18억2천400만달러로 월별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1인당 지출액(1,254달러)도 원화 강세와 맞물려 6.4% 증가했다.

올해 1∼7월 해외로 나간 한국 관광객은 906만66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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