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망가진 배우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TV조선 주말 드라마 ‘최고의 결혼’(극본 고윤희, 연출 오종록)에서 잘 나가는 뉴스 앵커(차기영 분)과 요리전문 기자 박태연(노민우 분), 이미지 회복에 나선 前앵커 조은차(배수빈 분)가 작정하고 망가져 눈길을 끌었다.
방송국 1층 로비에서 꽃다발, 속옷이 담긴 택배를 받은 차기영 앵커는 ‘박태연이라고 합니다. 일 때문에 상의 드릴 일이 있는데요’라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그렇게 레스토랑에서 만나게 된 박태연은 차기영에게 “나랑 책 한권 내볼래요?”라며 “맛있는 음식 먹고, 맛있다 없다 평만 해주면 끝”이라는 제안을 건넸다. 하지만 차기영은 “나에게 사심 있어요?”라고 도발했다.
책을 기획한다는 이유로 박태연과 함께 전국곳곳을 돌아다니며 산지 음식을 먹은 차기영은 결국 “다른 남자처럼 껄떡대지 않는 태도가 좋다. 소문도 안 날 거 같아 내 생활에 영향을 안 받을 거 같다”며 키스를 했고, 두 사람의 키스는 잠자리까지 이어졌다.
법원에서 첫 등장한 조은차는 자원봉사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잘 나가는 앵커이자 국회의원 후보에서 물러나야 했다. 조은차는 박선녀(조은지 분)에게 “야! 내가 잤던 여자들 중에 네가 최악이었어”라며 분풀이를 했지만, 박선녀 역시 “다 소문내줄까? 네 꺼 요만하다고?”라며 만만치 않은 기싸움을 펼쳤다.
이날 첫 방송에서 차기영, 박태연, 박은차를 연기한 박시연, 노민우, 배수빈은 그동안 브라운관을 통해 보여준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 도도하고 당돌한 아나운서에서 하룻밤 실수로 아이를 갖게 된 차기영을 연기한 박시연과 예쁜 외모로 여심을 훔치던 노민우는 산낙지를 뜯어 먹는 등 망가짐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
배수빈 역시 마찬가지. 그동안 드라마, 영화를 통해 점잖은 모습은 물론, 악역까지 망설이지 않은 그가 성추행혐의로 낙선은 기본, 다시 앵커직으로 돌아가기 위해 후배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등 비참한 모습을 보였다.
‘최고의 결혼’은 자발선 선택에 의해 비혼모가 된 한 여자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네 커플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이날 방송 말미 차기영 앵커는 박태연과의 하룻밤으로 임신을 했음을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의 소식을 전하던 도중 입덧을 하고만 차기영.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결국 차기영 앵커는 혼자 아이를 낳고 비혼모의 길을 선택할지, 재벌집 아들이자 잘 나가는 요리 기자 박태연과 결혼에 골인할지 향후 전개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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