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상미, 그녀의 30대가 기대되는 이유

입력 2014-09-30 16:22  


마냥 단아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큰 착각이다. 실제로 만난 남상미(31)는 그동안 대중들에게 인식됐던 이미지가 무색할 정도로 쾌활하고도 발랄한 아가씨였다. 해사한 미소와 꼼꼼한 배려는 흡사 ‘슬로우 비디오’ 속 봉수미를 닮은 듯도 보였다. 이쯤 되면 그동안 숨겨져 있던 혹은 그녀가 숨겨두었던 남상미의 진짜 모습이 알고싶어 질 수 밖에 없을 것.

영화 ‘슬로우 비디오’ 개봉을 앞둔 가운데 최근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과 만난 남상미는 영화 그리고 배우 남상미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 남상미 “‘슬로우 비디오’ 완전히 내려놔…망가짐 불사했다”

‘결혼의 여신’ 속 격렬한 감정연기로 인해 지쳐 있던 남상미에게 ‘슬로우 비디오’는 한 편의 힐링무비였다. 남상미는 “우울한 역할을 자주 맡아 그런지 ‘슬로우 비디오’에서도 우울할까 걱정들 하시더라. 나는 그냥 내려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쉽더라. 힘들었던 것이 환기가 된다. 쉬면서 돈 번다는 느낌도 들 정도였다. 물론 책임을 방관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그 시간 안에서 놀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그야말로 빠글빠글하고 부스스한 펌 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까지 봉수미는 아무 여배우나 소화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많은 화제가 됐던 파격적인 펌 머리에 대해 묻자 남상미는 미용실에서 펌을 마쳤던 당시 사진을 보여주면서 오히려 즐거워했다. “사실 김 감독이 ‘이런 거 제안해도 되나’고 오히려 머뭇거리셨는데 나는 완전 좋다고 생각했다. 살기 바빠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봉수미지 않나. 그래서 펌 머리를 한 채로 방치를 한 거다. 바람에 막 날려도 상관없으니 연기할 때도 오히려 편했다”고 말했다.

망가짐을 불사한 연기투혼이었다. ‘슬로우 비디오’ 속 봉수미는 내려놓음의 결과물이었다. 남상미는 “망가지는 것에 대해 전혀 부담감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오히려 너무 편안하고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그녀가 마음에 부담을 놓고 마음껏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역량도 컸다. 남상미는 “차태현 선배는 처음부터 선배라는 말 보다 오라버니라는 말이 나가더라. 두 분 다 너무 사람냄새가 짙은 분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그 기운 때문에 더욱 해맑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 남상미 “단아한 이미지? 좋지만 부담감 있어”

남상미는 ‘슬로우 비디오’를 통해 차태현과 아련하고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좋은 기억 때문인지 남상미는 “기회가 있다면 로맨틱 코미디에 또 한 번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왜 안 했냐고 묻자 남상미는 “계속 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제의가 적었다. 그런 역할과 내 이미지가 잘 매치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남상미는 “사실 20대 초반에는 밝고 푼수 같은 역할을 했었는데 한동안 참한 역할을 하다 보니까 금세 잊히더라. 절대 잊히면 안 된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 여성스러운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도했던 게 지고지순한 캐릭터가 된 거다. 이번에는 역할에 변신을 꾀한다기 보다는 여성적인 역할을 많이 했던 터라 좀 쉴 수 있던 시간이 되는 캐릭터인 것 같다”

그렇다면 남상미는 오랫동안 그 이름 앞에 머물고 있는 단아함, 청순함 등의 수식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남상미는 “참 양면적인 것 같다. 다들 참하고 예쁘게 봐주시지 않나. 굴레 같긴 하지만 여배우에게는 그런 이미지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 그러나 거기에 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다. 내 성격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공식석상에서 완벽한 모습을 갖춰야 할 때가 있어 가끔 불편하긴 하다. 그렇기에 역할 안에서 놀 수 있는 연기가 재미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성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남상미는 “봉수미와 같은 반항기는 없다. 좋게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배우라서 좋은 점이 어떤 캐릭터를 살아볼 수 있다는 것에 나를 많이 발견하지 않나. 나와는 또 다른 면을 찾고 성장가능성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맡아보고 싶은 캐릭터로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완전히 제한 모태 반항아란다. 의외의 대답이었지만 남상미는 진지했다. 그는 “재미있을 것 같다. ‘텔미썸씽’의 심은하 선배님 캐릭터를 너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 남상미 “30대 여배우, 숙제가 많아지는 시기”

남상미는 데뷔한 함께 주목을 받은 흔치 않은 케이스다.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인해 얼짱 반열에 올라 비교적 대중들의 뇌리에 쉽게 박힌 배우다. 남상미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빨리 찾은 케이스다. 너무나 우연히 그리고 감사하게도 내가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름의 고충은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건지, 할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 20살 이후부터는 이 일을 통해 알아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질문을 계속 내게 되물었던 것 같다. 29세 때는 데뷔 10년 차기도 하고, 아홉수라 그런지 특히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남상미는 2003년 정식 데뷔 이후 큰 공백기 없이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기록했다. 근래에는 영화와 드라마 일정이 겹치면서 약간 지치기도 했다고. 남상미는 “지금은 쉬고 싶다. 단 3개워 만이라도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게 약간의 여유가 필요한 것은 이제 30대 여배우로 접어든 지금의 시기에 대한 고민과 숙제가 남아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남상미는 30대를 숙제가 많아지는 시기라고 말했다. “스스로 해야 할 것, 만들어야 할 것, 지켜야 할 것, 포기해야 할 것, 고집 부려야 할 것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30대가 돼서 좋은 것이 있다면 그만의 푼수기가 나온다는 거다. 편안해지는 대신 생각은 많아지는 시기인 것 같다. 결혼도 해야 하지 않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20대 때처럼 마냥 해맑을 수 는 없을 것 같다”

10년의 연기 인생을 담담히 되짚은 남상미는 앞으로의 자신의 모습을 점쳤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고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아무것도 몰랐던 때의 모습이 더 마음에 드는 것 같다. 가끔 ‘옛날엔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연기 했지?’라는 마음이 들 정도로 신선했던 모습들이 있었다. 지금 가지려고 해도 갖기 어려운 느낌이다. 이를 쭉 끌고 갈 수는 없을까에 대한 고민이 앞으로도 이루어질 것 같다”

[사진=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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