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인천아시안게임 축구국가대표팀의 주장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30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태국의 준결승전에서 2경기 연속 페널티골을 기록하며 한국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사진 = 대한축구협회) |
운명의 남북대결이 또 한 번 이뤄지게 생겼다. 이번에는 남자축구 맞대결이 성사됐다.
이광종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30일 저녁 8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 태국 맞대결에서 전반전 끝무렵에 터진 두 골에 힘입어 2-0의 완승을 거두고 금메달 결정전에 올랐다.
8강전까지 15득점 0실점의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을 만나게 된 태국 축구는 예상대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탄탄한 조직력과 빠른 순발력의 압박 축구가 인상적이었다. 한국 태국전 전반전 끝무렵까지 우리 선수들이 골을 터뜨리지 못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이광종호는 이번 대회에서 유독 전반전에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조급함이 밀려오면 후반전에 벌어질 변수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도 깨달아야 강팀이 될 수 있는데 말이다.
한국 태국전 경기 시작 9분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태국 골키퍼 탐사차난의 선방에 날려버린 이종호는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매우 소중한 선취골이자 이 결승행 보증수표를 만들어냈다.
40분, 오른쪽 측면에서 임창우가 그림같이 올려준 공을 향해 자세를 낮춰 몸을 날린 것이다. 그의 머리에 맞은 공은 태국 골문 왼쪽 기둥에 맞고 굴러들어갔다. 태국 수비수들도 이종호가 그처럼 교묘하게 빠져들어올지 눈치를 채지 못했던 것이다.
이 기세가 그대로 이어지며 3분 뒤에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태국 수비수들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최전방부터 거칠게 압박한 보람이 있었다. 곧바로 이어진 역습에서 이재성에게 찔러준 공이 흐르는 가운데 태국 수비수 위라왓노돔의 걸기 반칙이 선언된 것이다.
이 기회에서 한국의 주장 장현수는 강심장을 또 한 번 자랑했다. 이틀 전 한일전에서 짜릿한 페널티킥 결승골을 성공시킨 바 있는 그는 이번에도 그 방향으로 오른발 인사이드킥을 성공시켰다. 그런데 알자로니(아랍에미리트) 주심은 휘슬을 길게 불며 다시 차라고 했다. 한국선수들이 페널티지역 표시선을 먼저 넘어왔다는 판정이었다.
엄청난 함성이 몰려드는 와중에도 장현수는 전혀 긴장하지 않고 두 번째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왼쪽 구석으로 낮게 깔아 성공시켰다. 경험 많은 상대 골키퍼 탐사차난이 방향을 읽었지만 장현수의 킥은 손을 쓸 수도 없는 완벽한 작품이었다.
한국 태국전 후반전에 추가골을 뽑아내지는 못했지만 와일드카드 골키퍼 김승규의 연속 선방에 힘입어 2-0의 스코어보드를 끝까지 지켜낸 것이다. 이날 생일을 맞은 김승규는 수차례 `슈퍼세이브`를 선보이며 골문을 지켜냈다.
사실 김승규는 전반 45분 동안 특별한 위기 없이 무난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후반 33분 샤릴 야닉 차푸이스를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친 태국의 날카로운 공격은 번번이 김승규의 손에 걸렸다.
▲ 한국 태국전 전반전 막판 장현수의 페널티킥 추가골(45분) 순간(사진 = 한경DB) |
이렇게 태국의 무실점 행진은 한국과의 여섯 번째 경기에서 멈췄고 한국의 무실점 행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금메달 결정전에 당당히 오른 이광종호는 이틀 뒤 같은 장소, 같은 시각에 북한을 상대한다. 여자축구에 이어 남자축구에서도 보기 드문 남북대결이 펼쳐지게 되었다.
이보다 앞서 인천축구전용경기장(17시)에서 이라크를 상대한 북한은 연장전 접전 끝에 정일관의 직접 프리킥 골(96분)로 1-0으로 이겼는데, 정일관이 8분 뒤에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결승전에 정일관을 빼고 뛰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준결승 결과(30일 20시, 문학경기장)
★ 한국 2-0 태국 [득점 : 이종호(40분,도움-임창우), 장현수(45분,PK)]
◎ 한국 선수들
FW : 이용재(89분↔문상윤)
AMF : 김승대, 이재성(83분↔최성근), 이종호
DMF : 박주호, 손준호
DF : 김진수(64분↔곽해성), 김민혁, 장현수, 임창우
GK : 김승규
★ 북한 1-0(연장전) 이라크 [득점 : 정일관(96분)]
◇ 금메달 결정전 일정(10월 2일 20시, 문학경기장)
☆ 한국 -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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