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극 ‘뿌리 깊은 나무’ 프레스콜이 10월 7일 오후 1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은 서울예술단 정혜진 예술감독의 인사말과 작품 소개로 시작됐다. 이어 가무극 ‘뿌리 깊은 나무’ 2막 장면 시연이 진행됐다. 장면 시연에는 전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실제 공연을 방불케 하는 열연을 펼쳤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정혜진 예술감독과 배우 서범석, 임철수, 김도빈, 박혜정, 최정수, 박영수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가무극 ‘뿌리 깊은 나무’ 프레스콜은 포토타임으로 마무리됐다.
소설, 드라마 넘어 가무극으로
가무극 ‘뿌리 깊은 나무’는 이정명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해 집현전 학자들의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종’의 한글 창제의 위대한 업적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공연은 한글 창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의 특색에 걸맞게 올해 568돌을 맞이하는 한글날에 개막한다.
원작 소설은 긴장감 넘치는 서사구조와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구성된 빠른 전개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1년에는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로 제작돼 최고 시청률 25.4%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서울예술단에 의해 새롭게 창작가무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가무극으로 재탄생된 작품은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에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 서울예술단의 안무가 어우러져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정혜진 예술감독 : 소설·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는 워낙 인기가 많았다. 가무극으로 준비하면서 주안점으로 둔 부분은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것이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종’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여기에 온 가족이 다 함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으로 만들고자 했다. 가무극 ‘뿌리 깊은 나무’는 늘 봐오던 그렇고 그런 작품이 아니다. 이번 공연은 우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 위해 영상, 춤, 의상 등이 활용된다. 그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다.
서울예술단과 만난 ‘뿌리 깊은 나무’
가무극 ‘뿌리 깊은 나무’는 가무극 ‘바람의 나라’, ‘소서노’ 등을 선보여 온 서울예술단의 신작이다. 이번 공연은 연극 ‘햄릿’, ‘갈매기’ 등을 선보인 오경택 연출의 첫 뮤지컬 도전작이기도 하다. 작품은 연쇄 살인 사건의 추적과정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한글 반포를 찬성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의 대립구조에 집중한다. 오경택 연출은 신념에 의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한아름 작가와 오상준 작곡가의 재결합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뮤지컬 ‘영웅’과 ‘윤동주, 달을 쏘다’ 등을 함께 작업했다. 여기에 한국무용의 한효림과 현대무용의 김영미가 참여한 새로운 안무가 무대를 풍성하게 채운다.
서범석: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원작 소설과 드라마 모두 워낙 작품성이 뛰어나다. 원작 소설은 ‘픽션’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야기는 그럴법한 내용으로 채워져 ‘정말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무엇보다도 서울예술단과의 작업이 흥미로울 것 같았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오경택 연출과는 뮤지컬 ‘명성황후’ 이후 다시 작업하게 돼 설렌다.
어려운 점이 단 한 가지도 없다. 집에서 연습실이 멀지만, 그 먼 길 오는 것도 힘들지 않았다. 우면산 자락의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았다. 예술감독님이 따뜻한 성품과 카리스마로 이끌어줘 그런지는 몰라도 단원들의 열정이 최고였다. 그 모습을 볼 때면 ‘열심히 작품을 대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들이 얼마나 캐릭터를 만들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느껴져 자극도 받았다. 그래서 제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임철수: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서범석 배우가 다 했다. 저도 서범석 배우와 집이 한 정거장 차이라 연습실이 멀었다. 제일 좋았던 점은 분위기였다. 배우들끼리 서로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을 만큼 분위기가 열려 있었다.
가무극 ‘뿌리 깊은 나무’ 만의 매력
이번 공연에서 ‘세종’ 역은 서범석이 맡는다. ‘강채윤’ 역은 임철수와 김도빈이 연기한다. ‘무휼’ 역은 최정수와 박영수가 분한다. ‘성삼문’ 역은 이시후가 열연한다. ‘가리온’ 역은 김백현이 무대에 오른다. 이외에도 박혜정, 김건혜, 금승훈, 이종한 등이 함께한다.
김도빈: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첫 주연 작품인데 주인공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만큼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래서 임철수 배우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뿌리 깊은 나무’하면 많은 분들은 드라마를 떠올린다. ‘뿌리 깊은 나무’의 ‘세종’하면 배우 한석규가 생각나지만 이제는 배우 서범석이 떠오를 것이다. ‘강채윤’ 역은 아직까지는 배우 장혁의 이미지가 강하다.(웃음) 이번 공연은 ‘뿌리 깊은 나무’를 재해석해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최정수: 어떤 역할이든 할 때마다 어렵다.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모든 스태프가 다 도와줘 항상 발전하고 있다. 그런 저를 볼 수 있어 기쁘다. 이 작품을 통해 한 걸음 더 발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기를 소망한다.
박영수: 최정수 배우와 저의 ‘무휼’은 일단 외모가 다르다. 최정수 배우는 목소리가 중저음에 강렬하다. 최정수 배우와 다른 ‘무휼’을 보여주기보다는 ‘세종’ 옆에서 바위처럼 진득하게 있는 ‘무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무극 ‘뿌리 깊은 나무’는 오는 10월 9일부터 10월 1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