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백야’가 ‘오로라 공주’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작부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자극적인 전개로 시청자들 시선몰이를 톡톡히 하고 있는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임성한의 전작인 ‘오로라 공주’와 몇 가지 비슷한 부분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앞서 ‘오로라 공주’는 등장인물의 뜬금없는 죽음 및 하차로 유례없는 드라마로 악명을 드높이기도 했다. 이에 ‘압구정 백야’가 ‘오로라 공주’를 뛰어 넘는 이야기를 선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 할말 다하는 여주인공, 당당함과 무례함 사이
백야(박하나 분)는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한 일말의 흔들림 없이 하고 싶은 말을 똑 부러지게 하는 임성한 드라마의 전형적인 여주인공 스타일이다. 당당한 여성상이나 때에 따라 이기적이거나 버릇없는 인물처럼 그려지기도 하다. ‘오로라 공주’에서는 오로라(전소민 분)가 미래에 자신의 시누이가 될 이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첫 만남 당시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 백야 또한 당당함과 무례함을 넘나들며 단 4회 만에 밉상 캐릭터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 떡대의 재림? 임성한의 남다른 애견사랑
‘오로라 공주’에서 오로라의 애견으로 등장했던 떡대는 여느 등장인물보다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집이 파산 위기에 처할 때도,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죽어나갈 때도 떡대의 존재감은 굳건했다. ‘압구정 백야’에서도 어김없이 개가 등장했다. 무엄(송원근 분)이 친구의 부탁으로 맡은 강아지를 잃어버렸고 이를 우연히 백야가 발견한 것. 이 과정에서 무엄은 다짜고짜 백야의 머리채를 쥐어 잡는 등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 더욱이 무엄이 애견 왕비에게 남다른 애정을 퍼부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시어머니보다 무서운 시누이, 이런 시월드 없다
백야의 행동 중 시청자들의 가장 큰 비난을 받는 것은 만삭의 몸인 올케 효경(금단비 분)을 대하는 태도다. 백야는 그의 오빠인 영준(심형탁 분)에게 상당한 집착을 보였다. 오빠와 효경의 사이를 질투했고 둘의 관계를 와해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 특히 지난 방송분에서는 효경의 긴 머리를 쓰다듬는 오빠의 모습을 본 백야가 효경에게 단발을 강요하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을 뜨악하게 만들었다. 전작 ‘오로라 공주’에서도 황마마(오창석 분)의 나이 많은 세 누나가 오로라를 못 살게 구는 모습이 그려져 막장 전개를 부추기기도 했다.
◆ 드라마야, 시트콤이야? 말풍선 재등장
‘오로라 공주’에서 인물들 속마음이나 애견 떡대의 속마음을 나타내기 위한 목적으로 말풍선이 여러 번 등장한 바 있다. 이는 정극이 아닌 시트콤을 보는 느낌으로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압구정 백야’에서도 무엄의 속마음이 자막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이는 전개상 굳이 필요치 않은 말풍선으로 보이나 전작에서 그랬듯 임성한은 뜬금없는 장면에서 말풍선을 등장시켰다.
임성한 작가가 그려낼 색다른 가족 이야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4회 만의 물거품이 됐다. 세부적인 설정에 불과하지만, 전작에서 여러 번 겹치는 이미지와 전개는 자가 복제의 느낌을 물씬 부여했다. 이에 임성한이 전작에서와 다른 어떤 전개를 선보이게 될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