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마이 시크릿 호텔’ 미스터리·로맨스의 만남, 절반의 성공

입력 2014-10-15 10:11  


‘마이 시크릿 호텔’이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미스터리와 로맨스의 혼합이라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복합장르를 선택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tvN 월화 드라마 ‘마이 시크릿 호텔’이 16부를 마지막으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4일 방송된 ‘마이 시크릿 호텔’ 16회에서는 황동배(김병춘 분) 살인사건의 전말과 함께, 이혼남녀였던 남상효(유인나 분)과 구해영(진이한 분)이 7년 만에 재회하며 사랑을 기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던 황동배 살인사건의 진범은 다름 아닌 양주임(엄수정 분)이었던 걸로 드러났다. 그녀의 살인 동기는 다름 아닌 잘못된 사랑방식 때문이었다. 양주임은 호텔 총지배인인 무양(최정우 분)을 20년 간 짝사랑해왔고, 무양이 동배에게 협박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그를 살해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은 양주임의 유서를 통해 밝혀졌다. 무양에게 결국 마음을 거절당한 양주임은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 것.

그녀의 유서는 경찰을 통해 조성겸(남궁민 분)에게 전해졌고, 조성겸은 그녀의 유언대로 자살이 아닌 투병으로 인해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던 것이다. 16회 차를 꽉 붙들고 있던 사건의 전말은 양주임이었다. 양주임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구해영과 남상효를 묶어주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망설이지 말고 사랑하면서 보내라는 양주임의 진심어린 말이 머뭇거리던 두 남녀를 맺어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두 사람은 7년 전의 오해를 풀고 사랑을 확인했으나 구해영이 해외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호텔에서 나름대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던 남상효는 선뜻 그를 따라나설 수 없었다. 단지 아쉬움을 뒤로한 채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할 뿐이었다. 훌쩍 떠나버린 구해영에 남상효는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으나 그 순간 등장한 구해영이 “너 혼자 두고 어디 안 가겠다”고 말하며 마음을 확인했다.

‘마이 시크릿 호텔’은 미스터리와 로맨스의 조합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뜨겁게 주목 받고 있는 배우들의 앙상블, 그리고 드라마를 통한 새로운 시도로 젊은 시청자 층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tvN의 만남으로 큰 화제를 모았으나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행보를 이었다.

이는 모든 것을 담아내려는 드라마의 욕심이 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살인사건의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의 말초적인 호기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과, 남상효를 둘러싼 구해영과 조성겸의 삼각로맨스가 제자리걸음으로 쫄깃한 흥밋거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두 이야기의 완급조절이 실패하며 드라마에 대한 재미를 잃었다. 결국 두 가지를 담아내려는 욕심이 두 가지 이야기를 모두 놓친 셈이 돼 버린 결과다.

그럼에도 상극의 두 장르를 적절히 혼합해내려는 시도는 상당히 참신했다. 특히 호텔이라는 비밀스러운 배경을 중심으로 발랄한 로맨스를 섬뜩한 살인사건을 녹여내려는 제작진의 노고 또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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