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김승연 회장 내년 경영복귀··한화 3형제 모델 ‘삼성 3남매’

입력 2014-10-16 17:01   수정 2014-10-17 11:19



<앵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과연 언제 경영에 다시 복귀하느냐를 놓고 세간의 관심이 높은데요, 결국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또한 김 회장의 삼남 동선씨가 최근 승마선수를 그만두고 한화건설에 입사하면서 아들 3형제간 후계구도에도 궁금증을 낳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산업팀 유은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질문 1> 먼저 김승연 회장이 내년을 복귀 시점으로 잡은 이유가 있을 텐데 이 내용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고 복합적인 사안들에 대한 검토 결과인데, 이 설명에 앞서 먼저 배경 상황으로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주가 차트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한화 보시겠습니다.

매년 연간 영업이익 축소. 올해는 분기 영업이익 적자. 상황 심각

지난 2012년 1조2천억원에서 2013년에는 8천6백억원 올해는 예상 영업이익이 5천억원대로 떨어질 전망. 올해 분기 실적을 보면 2분기에는 1천6백억원의 대량 적자를 냈고 3분기는 다행히 좀 회복될 전망입니다.

한화케미칼 차트 보시겠습니다.

5년전부터 보면 계속 주가가 내리막입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52억 2013년 979억 올해는 좀 나아져 2천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입니다.

한화생명과 증권 등 금융계열사들도 사실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상대적으로 생명의 주가차트는 좀 나아 보이지만 실적을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지난 2012년 영업이익은 6천5백억원, 2013년 4천8백억원 올해는 2백4십억원의 적자가 예상됩니다.

증권은 상황이 더 심각해 주가차트는 줄곧 내리막이고 영업이익은 수백억원의 적자폭이 해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건설도 이라크 신도시 수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올해 내전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건설도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전체적인 주가 상황을 보면 3,4년전에 비해 반토막 이상이 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화그룹 전체의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 태양광 같은 주력 업종의 업황 악화 등의 이유도 있지만 총수 부재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화그룹의 이같은 부진은 김승연 회장이 수사와 재판을 받기 시작한 기간과 꼭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김 회장은 그래서 건강이 회복됨과 동시에 서둘러 경영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명분은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3백시간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고 있는데요,
올해 안에 봉사시간을 끝내면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는 명분이 생길 것으로 한화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건강 역시 중요한 변수인데요, 올 초에 비해 김 회장의 건강은 좋아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조금 더 회복시간이 필요.

또다른 측면으로는 한화그룹 정기임원인사가 보통 연초 3월에 단행.

경영복귀 후 사업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인사를 단행하기 위해 공식 경영재개 시기는 내년초를 적기로 보고 있습니다.

<질문2> 최근 아시안게임 승마경기장에 김승연 회장이 승마 국가대표 선수인 아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지난 2월 법원 판결 이후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를 두고 경영복귀를 위한 여론 떠보기란 얘기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

지난달 23일이지요?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개인전에 승마 국가대표 선수인 막내 아들 김동선씨의 경기를 보기 위해 김승연 회장 부부가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지난 2월 법원 판결이후 사실상 공식석상에 김 회장이 처음 등장한 것인데요,
이날 언론에 공개된 모습은 김 회장이 상당히 건강히 좋아졌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판때의 김 회장과 승마 경기장에 모습을 보인 김 회장을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모습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김 회장이 경영복귀를 위해 여론 떠보기에 나섰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한화측은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경기장을 찾은 것이지 별다른 뜻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시안게임에서 아들이 메달을 따는 경기를 하는데 아버지로서 당연히 경기장을 찾고 싶겠지요...따라서 이 경기장 등장에 대해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김 회장이 이제 그룹 경영을 챙기는 데는 별무리가 없이 건강이 회복됐다는 점입니다.

한화 내부 인사에 따르면 김 회장이 주요 내용은 지금도 보고를 받고 있지만 본격 경영은 내년부터라는 겁니다.

명분과 건강회복, 그룹내 분위기, 후계구도 준비, 여론추이 등 모든 사안에 대한 종합검토 결과로, 김 회장은 내년부터 경영에 복귀하는 것입니다.

<질문3> 최근 한화그룹 인사를 보면 재밌는 일들이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김연배 부회장이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되고 승마선수였던 막내 아들이 한화건설 매니저로 입사했는데 이에 대한 해석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네, 김승연 회장의 공식 경영복귀를 위한 사전 전초작업의 성격이 있습니다.

김 회장은 자신의 복심인 김연배 부회장을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앉히면서 그룹의 얼굴로 내세우고 본인은 현행법상 집행유예 판결로 대표를 맡을 수 없어 그룹내부에서 주요 사안을 챙기면서 실제적 경영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아들 3형제를 모두 한화에 직원으로 두면서 후계구도를 위한 경영수업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는 방침입니다.

아들 3형제의 한화 입사시기를 보면,
장남 김동관씨는 이미 지난 2010년 한화에 입사를 했고 차남 동원씨는 올해 3월에 그리고 삼남 동선씨는 승마선수를 은퇴하고 이달에 각각 한화에 합류했습니다.

즉 장남은 후계구도를 위해 몇 년전부터 미리 경영수업을 시작했지만 차남과 삼남은 올해 입사가 이뤄진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김승연 회장이 건강악화로 후계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는데,

그게 아니고 김 회장 자신이 직접 경영을 하고 있을 때 자녀들을 입사를 시켜 직접 경영수업을 시키면서 형제들간 경쟁적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포석입니다.

김 회장은 출근 경영을 재개하면 그룹 현안은 물론이고 3형제가 경영자로서 잘 성장하도록 적절한 과제를 주면서 훈련시키고 경쟁을 시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질문4> 네 알겠습니다. 그럼 3형제가 계속 경쟁을 하는 건가요? 유 기자 분석을 보면, 한화 3형제의 경영수업은 삼성가 3남매를 모델로 삼고 있다 이런 내용도 있는데, 이것 역시 재미있는 해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관련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이어 삼성그룹 총수가 앞으로 될 예정인데요,

이와 마찬가지로 한화그룹 역시 장남 김동관씨가 나중에 한화 김승연 회장을 이어 그룹 총수가 될 것은 현재로서는 거의 확실합니다.

한화 승계작업을 위한 중요한 회사인 한화S&C 지분 구도를 보면 명확해집니다.

장남 동관씨가 이 회사의 지분 50%를 갖고 있고 차남과 삼남이 각각 25%씩 있습니다.

이 회사가 향후 상장하고 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한화S&C는 향후 삼성그룹에 있어 에버랜드 현대차그룹의 글로비스 역할을 할 회사인데요, 자녀 지분이 높지만 자녀 서열순으로 지분률이 구조화되어 있는 그래서 향후 기업성장에 따라 장남의 그룹지배권력이 커지는 그런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일단 한화그룹의 승계는 장남 동관씨가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고 태양광과 같은 그룹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고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 같은 모습.

이 부회장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듯이 한화의 김동관 실장 역시 태양광 사업에 있어 능력을 보여줘여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한화그룹 3형제와 삼성그룹 3남매의 역할을 비교하기 위해 제가 만든 그림이 있습니다.

보여드리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장남 동관씨는 한화솔라원 실장으로 그룹 미래 먹거리 사업인 태양광을 맡고 있습니다.

삼성이 과거 반도체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오늘의 삼성을 만들었듯이 동관씨는 태양광으로 미래 한화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차남 동원씨는 올해 3월 한화첨단소재로 입사해 지금은 그룹 디지털팀장으로 있는데요, 삼성의 이서현 사장과 비슷한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삼남 동선씨는 이달 한화건설 매니저로 입사해 해외건설 현장경험을 위해 어제(15일) 이라크로 출국했습니다. 삼성의 이부진 사장과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한화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태양광, IT, 건설을 주목하고 있는데 세 아들의 경영수업을 위해 그 분야에 배치를 한 셈입니다.

김승연 회장이 그룹 부실 계열사 부당 지원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 때문에 수사를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9월부터입니다.

꼭 4년전인데요,

이 기간동안 김 회장은 재판과정에서 건강이 악화되고 그룹 사업 역시 반토막이 났습니다.

이제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지난 4년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앞으로 김 회장이 어떤 경영 묘수로 위기를 돌파하면서 후계구도도 구체화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앵커>
네,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산업팀 유은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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