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인터뷰] KB 회장 후보 4인 출사표‥"내가 회장 적임자"

김정필 부장

입력 2014-10-16 20:29   수정 2014-10-17 09:46

`안갯속 이변`
이번 KB 차기 회장 후보의 면면을 바라 본 금융권에서는 탄식과 감탄, 놀라움이 교차했습니다.
KB 차기 회장 후보가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KB카드 부사장으로 압축됐습니다.
안갯속 행보 속에 당초 유력 주자로 꼽히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4인 후보에 합류가 점쳐지던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 제외된 점은 최대 이변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쟁쟁한 외부인사와 내부 후보간 특장점과 취약점이 뚜렷하지만 혼전이 예상되면서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KB 회추위는 16일 최근 제시한 KB 회장의 요건인 전문성과 리더십, 글로벌 역량 등을 근간으로 서치펌 평판 조회, 회추위원간 논의 등을 거쳐 이들 4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갖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는 4인으로 압축된 KB 차기 회장 후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제시하는 `자신이 KB 회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와 강점`, 향후 KB의 비전, 취약점은 어떻게 보완해 나갈 것인 지 등을 분석해 봤습니다.


4명의 후보들은 저마다 회추위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금융 관련 전문성과 리더십, 글로벌 역량 등을 강조했고 최근 KB 사태를 감안해 조직 안정화, 내부통합, 선도 금융사로의 재도약 등 비전 등을 제시하며 치열한 레이스, 험난한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4명의 후보들 중 가장 KB에 몸 담은 기간이 길고 KB구성원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어 내부통합과 조직안정에 적임자로 꼽히는 윤종규 전 부사장은 KB 임직원들의 자긍심이 되겠다고 포부를 제시했습니다.
*윤종규 KB금융 전 부사장 "KB의 자긍심이 되겠다"
윤종규 전 부사장은 한국경제TV와의 통화에서 “현재 KB 조직원들 자긍심에 손상을 받은 것과 관련해 제가 만일 차기 회장이 된다면 KB 직원들의 자긍심에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을 까 싶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사진]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윤종규 전 부사장은 이어 “우선 손상된 조직 회복이 우선이고 이를 토대로 고객 신뢰와 경쟁력을 회복해서 임직원들이 바라고 늘 이야기 하는 선두 금융 그룹으로 다시 도약해야 한다는 사명을 안고 있다”며 구성원들의 두터운 신망을 토대로 내부통합과 조직 추스르기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윤 전 부사장은 본인의 강점으로는 “금융지주와 은행을 경험하고 은행내에서 채널에서 자유로운 사람인 점”을 꼽으며 “조직에서 지주와 은행간 갈등, 채널 논란 등 이런 것들을 치유하고 봉합하는 데 누구보다 적임자”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윤 전 부사장은 이와 함께 “은행과 지주에 재직할 당시 재무와 전략, 회계 등 두루 섭렵한 것은 물론 회계법인 재직하던 IMF 시절 증권사와 종금사 구조조정 경험을 통해 비은행 부분의 경험도 풍부하다고 자부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윤 전 부사장은 또한 누구보다 조직의 현황과 문제, 장점 등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윤 전 부사장은 “사실 지금부터 현안을 빨리 파악해서 어떻게 고치고 개선할 것인가와 혁신을 실행할 것인가라는 부분이 KB의 당면과제인데 현황을 잘 알고, 사람을 잘 알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바로 배치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회추위에서 제시한 글로벌 역량이 취약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 윤 부사장은 크로스보드를 포함해 M&A, NPL 매각, 관련 딜에 가장 많은 경험이 있고 회계법인 시절 당시 외국법인 진출 사업계획 인허가, 자문 경험 또한 풍부한 점을 들었습니다.
윤 전 부사장은 “보통 특정 지점, 현지 법인 등에서 일한 것을 들어 글로벌 역량이라고 하기 마련이지만 저의 경우는 전체 법인 그림 그리고 조감했던 경험 있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의 글로벌 역량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KB 내부에서는 윤종규 전 부사장이 주도한 인도네시아 은행 투자와 관련해 가장 성공적인 투자 중의 하나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CEO 경험과 관련해 윤종규 전 부사장은 “이미 은행 수석부행장을 하면서 김정태 전 행장님 와병중에 사실상 은행을 이끌었고 카드사태 문제 때도 원만하게 풀어갔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종규 전 부사장은 끝으로 "그동안 항상 조직의 2인자로서 외부에 노출 되는 것이 드물었다는 점이 있고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증시에 가치주가 있고 성장주가 있듯이 저를 KB 내부에 근무하면서 대부분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면서 훈련된 성장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끝맺음을 했습니다.
윤종규 전 부사장과 함께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는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홍콩 출장중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내정설과 사퇴를 둘러싼 각종 루머, 국감 등을 의식하듯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영구 씨티은행장 "내부·외부 출신 의미 있나‥내정설 모른다"

[사진]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하 행장은 한국경제TV와의 통화에서 KB 구성원들이 외부인사, 타행 출신의 회장이 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데 어떻게 극복하실 것인가라는 질문에 “내부와 외부출신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글로벌 경험과 감각, 최장수 은행장 등 CEO 경험이 강점인데 그 밖에 본인이 KB 회장이 돼야 하는 이유를 회추위에 어떻게 어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심층면접 대상에 들어간 후보들이 워낙 훌륭하셔서 저의 강점과 전략을 면접 이전에 미리 말씀 드리면 김이 빠지게 돼 안될 것 같다”며 “최종 후보가 되면 그때 가서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치권 연계설, 금융당국 지원설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난 들은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영구 행장의 경우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과 씨티은행에서 한 솥밥을 먹었고 신제윤 현 금융위원장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시 연결고리 역할 등을 하는 등 정부 인사와 금융당국자들과의 친분으로 내정설, 정치권 연계설 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신제윤 위원장은 최근 하영구 행장 지원설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금융권에 친분이 있는 것이 어디 하영구 행장 뿐이겠냐"며 우회적으로 하영구 행장에 대한 당국의 지원설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
하영구 행장은 현직 행장이 타 금융지주 회장 도전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씨티은행장직 사임 의사까지 표명한 바 있지만 이 또한 내정설, 씨티은행 한국 시장 철수설로 까지 이어지며 이슈의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KB 노조에서 타행출신이 올 경우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하고 있고 씨티은행 직원들 역시 동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과거 분들하고 차이가 없는 셈”이라는 다소 애매모호한 답변과 함께 “씨티은행 직원들에게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해를 구했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감각과 오랜 CEO 경험에서 타 후보들을 앞서고 있는 하영구 후보의 KB 차기 회장 도전과 관련해 씨티은행 측은 "외부출신이라는 한계를 딛고 KB금융지주와 은행, 계열사가 시너지를 내고 조직을 혁신해 가는 게 맞지 않겠냐는 견해를 내비치신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영구 행장은 4인의 심층면접 대상에 들 경우 본인의 강점과 전략, 비전 등을 밝히기로 했지만 이번 통화에서 다시 최종 후보 1인이 되면 말하겠다고 말해 `역시 하영구답다`는 명불허전을 실감케 했습니다.
여타 후보들이 본인의 강점과 비전, 차별성을 공식적으로 내비치는 것과 반대로 이를 공식화하지 않는 차별성을 두는 것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옵니다.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수석 부행장은 KB 내부를 경험한 데다 은행은 물론 보험 분야에서의 경험, 그리고 지주 출범의 밑그림을 그리는 등 내부를 잘 알고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 부행장 "내부출신·실무경험 강점"

[사진]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 부행장
김기홍 전 수석 부행장은 한국경제TV와의 통화에서 “저 또한 내부출신이고 업무를 총괄하는 수석 부행장을 역임했었기 때문에 은행 전반에 대해 파악을 잘 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지주 설립단장을 하면서 지주사 지배구조와 운용체계, 비전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수석부행장은 KB의 향후 비전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일단은 조직을 안정화 시키고 현재 각 자리에 있는 조직을 최대한 흔들지 않고 회장 교체 때마다 바뀌었으니 조직을 우선 안정시키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주주가치 극대화 이런 것들이 비전이 아닐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기홍 전 수석 부행장은 회추위에서 제시한 전문성이나 리더십은 차처하더라도 글로벌 역량을 취약한 부분 아닌가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게 취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수석부행장은 “이전에 OECD 관련 업부를 2년간 하면서 선진 시장과 우리시장의 차이를 정확히 알고 있고 수석 부행장 시절에 해외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많은 경험을 했다”는 점을 힘주어 말했습니다.
김기홍 전 수석부행장은 이전에 금감원에 근무한 경력으로 일각에서 금융당국이 지원하고 있다는 설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금감원 근무한 것이 교수하다 들어가서 2년 했기 때문에 금융당국에서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고 이와 관련해 KB 노조가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말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기홍 국민은행 전 수석부행장은 교수 시절 OECD 협상 정부 대표 등을 역임했고 2년여간 금감원 부원장보 근무 이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재임한 바 있습니다.
금감원과 국민은행 등 감독기구와 금융사 경력 등 이론과 실무를 두루 거친 것이 장점이라고 김기홍 전 수석 부행장은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번 심층면접 대상 4인에 이름을 올린 지동현 전 KB카드 부사장의 경우 깜짝 카드라는 평을 받으며 뒷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동현 전 KB카드 부사장 "실무·이론 강점‥뛰어난 국제감각"

[사진] 지동현 전 KB카드 부사장
양승우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대표와 함께 2약으로 평가받으며 관심 밖에 있던 지동현 전 부사장은 공개적으로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아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이론과 실무를 거쳤다는 장점과 함께 회취위의 평판 조회 등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 쟁쟁한 후보들을 제쳤다는 후문입니다.
지동현 전 KB카드 부사장은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저의 강점으로는 은행과 카드사, 지주사에서의 다양한 실무 경험과 재무학 박사로서의 이론에 밝다는 점을 들 수 있다”고 본인의 강점을 설명했습니다.
CEO 경험 부족과 중량감이 타 후보들에 비해 약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혁적 마인드와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난 점도 저의 장점중 하나”라고 답했습니다.
지동현 후보는 금융연구원 출신으로 이건호 행장과 마찬가지로 연피아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회추위에서는 조흥은행 부행장과 LG카드 부사장, KB카드 부사장,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 등을 거친 전문성과 평판 조회 등에서 좋은 평을 얻었다는 후문이어서 향후 최종 후보 레이스에서 다크호스가 될 전망입니다.
이들 4인의 후보들은 전반적으로 본인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기도 하고 전략을 숨기고 본인의 패를 내비치지 않는 등 본격적인 레이스가 개막됐음을 알리고 있는 가운데 행장과 회장의 겸임 여부에 대해서는 각각 견해차를 나타냈습니다.
대부분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사외이사들과 논의를 거쳐 어느 것이 KB를 진정 위하고 조직 안정과 발전을 위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인 가운데 일부 후보는 각자의 역할이 있는 만큼 분리를, 일부 후보는 현재 KB 상황을 감안해 겸임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후보 대부분은 회장과 행장의 겸임 여부는 제도적 문제라기 보다 운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과 여건에서 KB를 위해 어떤 것이 좋은 지 순차적으로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 했습니다.
예상했던 후보들도 포함이 됐고 일부 후보들은 깜짝 카드와 이변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KB 차기 회장 후보 4인에 든 후보들은 저마다 같으면서도 다른 4인 4색의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본격적인 레이스에 접어든 KB 차기 회장 인선은 다음주중 이들 4명을 대상으로 한 회추위의 심층면접을 거친 뒤 이달 말 최종 후보 1명을 결정해 다음 달 21일 주총에서 정식 선임하는 수순을 밟게 됩니다.
4명으로 압축된 KB 차기 회장 후보들에겐 이번 레이스가 전쟁에 비견할 만큼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연 누가 심층면접 등을 통한 경합을 통해 회추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최종에 이르러 웃게 될 지, KB 차기 회장 인선 경쟁은 본격적인 출발선상에 서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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