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메’-‘라이어게임’ 日리메이크, 엇갈린 희비쌍곡선

입력 2014-10-21 12:28  


일본 원작 리메이크 드라마가 엇갈린 평가위에 놓였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직장의 신’, ‘여왕의 교실’, ‘수상한 가정부’ 등으로 지난 해 한 차례 붐을 일으켰던 일본 원작 리메이크가 또 다시 안방극장에 올랐다. ‘노다메 칸타빌레’와 ‘라이어게임’이 그 주인공. 두 작품은 모두 일본만화 원작으로, 현지에서 드라마로 한 차례 리메이크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때문에 일부 국내 드라마 팬들에게도 결코 생소하지 않을 작품이다. 이에 한국적으로 재해석될 두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증폭되는 것은 사실일 터.

비슷한 시기에 덫을 올린 두 작품은 아쉽게도 시청자들에게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는 모양이다. 일본 ‘노다메 칸타빌레’(2006)를 원작으로 한 한국판 KBS2 ‘내일도 칸타빌레’는 여배우 캐스팅에서부터 연기력 논란까지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의 전폭적지지 속에서 캐스팅 됐지만 극의 중책을 맡은 설내일 역의 심은경을 향한 비판적 여론도 상당한 상태다. 드라마적 특색을 살리지 못한 연출적인 책임 또한 심심치 않게 언급되고 있다.


반면 지난 20일 첫 선을 보인 tvN ‘라이어게임’은 상당한 호평 속에서 순항을 시작했다. 장르적인 특색을 잘 살리면서도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리메이크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호평을 보내는 시청자들 대부분의 입장이다. 여기에 ‘극한 심리 추적극’이라는 드라마의 타이틀은 최근 장르물에 빠진 시청자들의 구미를 한껏 당겼다. 원작을 모르는 이들에게도, 원작과 비교하는 이들에게도 ‘라이어게임’은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임에 틀림 없었다.

일본에서 마찬가지로 큰 사랑을 받은 두 작품이지만, 한국에서 두 작품을 바라보는 온도차는 극명하다. 이는 여느 해외 리메이크 작품이 그러하듯. 한국적인 정서가 얼마나 잘 녹아들었느냐에 대한 차이로 귀결된다.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가장 대두되는 문제점은 공감대부족이다. 원작 드라마에서는 아기자기하고 만화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오버스러운 연기가 맞아떨어지며 움직이는 만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내일도 칸타빌레’에서는 만화적 연출을 과감히 삭제했으나 설내일 캐릭터가 원작과 비슷한 괴짜 캐릭터로 그려지면서 다소 정적인 극 속에서 홀로 날 뛰는 꼴이 됐다. 설내일의 과장된 연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사랑스럽기보다는 불편하게 다가왔다. 결국 원작의 색깔도 한국적 정서도 고려하지 못한 제3의 결과물이 탄생하고 만 것이다.


반면 ‘라이어게임’에서는 만화적이고 불분명한 설정을 좀 더 명확하고 한국적이게 해석했다. 원작에서 칸자키가 반 강제적으로 의도치 않게 게임에 휘말렸다면, 남다정(김소은 분)은 자신의 처지를 몸소 바꿔보고자 게임에 참여했다. 원작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무국 주최의 폐쇄적 공간이 게임 장소였다면, 리메이크에서는 재기를 앞둔 방송국의 진두지휘 하에 이루어진다는 설정으로 극적 재미를 부여했다.

결국 해외 리메이크의 성패는 한국 시청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달려있다. ‘직장의 신’이 국내 직장인들의 애환을 녹여 성공적인 리메이크 작품으로 거론되는 반면, ‘여왕의 교실’은 계몽적이고 뚜렷한 주제의식을 가지고도 생경한 캐릭터들을 원작에서 그대로 본 따왔다는 이유로 원작의 인기를 능가하지 못했다. ‘내일도 칸타빌레’ 또한 실패와 성공 기로에 서 있다. ‘라이어게임’이 일찌감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가운데, ‘내일도 칸타빌레’가 리메이크 성공작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 향후 전개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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